"그까짓 헝겊 조각이..."

[ 헬로티쳐 ] 장남기목사의 헬로 티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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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05월 18일(목) 00:00
언제부터던가? 아마도 한 10여년 전 부터던가? 내가 공부를 시작했을 때 아내는 퀼트(Quilt)라는, 필자가 보기엔 삶에 하등의 도움이 되어 보이지 않는 취미생활을 시작했다.

밑그림에 따라 각양각색의 천들을 잘라서 그것들을 일일이 손으로 한땀 한땀 바느질해서 붙여 작품을 만드는 것이라고 아내는 설명을 했다. 눈에 보이기에 보기는 보고, 귀에 들리기에 설명을 듣기는 들었지만 별로 마음에 와 닿지를 않았다.

하루는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나와 보지도 않고 거실에 앉아서 집중해서 퀼트를 하고 있기에, 무엇이 그렇게 중요하기에 남편이 온것도 모르고 바느질을 하고 있나 옆에 서서 지켜보았다.

천사의 머리위에 콩알만한 크기의 노란색 헝겊 조각을 붙이기 위해, 옆에 사람이 서있는지도 모르고 열심히 바느질을 계속하고 있었다. 화가 나서 그까짓 콩알만한 헝겊조각이 뭐라고 남편이 돌아온 것도 모르냐고 심술을 부렸다. 그런데 대꾸도 없었다.

그로부터 몇개월이 흘렀다. 작품(?)이 완성 되었다며 눈앞에 여러 개의 천사모습이 새겨진 퀼트를 보여준다. 짧은 감탄사가 입에서 새어 나왔다. 그리곤 천사의 머리 위에 있는 콩알만 한 노란색 헝겊 조각에 눈길이 머문다. 문외한의 눈에는 아주 작고, 보잘것 없고, 중요해 보이지 않는데, 그것이 있어야 할 자리에 제대로 붙어 있으니, '화룡점정(畵龍點睛)' 이라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린다.

그 작은 헝겊 조각이 천사의 모습에 생명력을 불어 넣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작은 헝겊 조각들이 어우러져 질감과 색감의 조화를 통해 너무나 멋있는 작품이 완성된 것이다.

어쩌면 교회에서 행하는 교회교육 혹은 신앙교육은 교회 전체에서 행해지고 있는 사역에 있어서, 그 천사의 머리 위에 놓여진 조그만 헝겊 조각과 같은 취급을 사람들로부터 받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그 작은 헝겊 조각이 천사에게 생명력을 불어 넣었다. 그렇지만, 이 교육사역을 놓치면 성도는 성도로서의 정체성과 교회는 교회됨의 정체성을 상실하는 것이라고 예수님은 말씀하셨다.

"내가 너희에게 명한 모든 것을 그들에게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마28:20)." 또한 제임스 스마트(James Smart)는 교육은 교회의 본질이라고 말하였다. 본질적인 것을 잘해야 다른 것들도 잘하게 된다. 지엽적인 것에 잡혀서 본질을 놓쳐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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