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념과 인종을 넘어선 사랑의 인술

[ 아름다운세상 ] 아름다운 사람들/재난이 있는 곳 어디나 달려가는 그린닥터스

안홍철 기자 hcahn@kidokongbo.com
2006년 03월 30일(목) 00:00
예수님의 공생애 3년 기간 동안 가장 두드러진 사역은 가르침(Teaching Mission)과 치유사역(Healing Mission)이었다. 천국복음을 전파 하시고 제자들을 가르치셨던 사역과 함께 예수님은 병을 고치고 치유하셨다. 죽은 사람을 살리고 다리 마른 자를 일으키셨는가 하면 눈먼 자의 눈을 뜨게 하시고 말 못하는 자의 입과 귀먼 자의 귀를 열어주셨으며 혈루증 앓던 여인과 중풍병자를 고치셨다.

   
개성병원 개원식 직후 함께한 그린닥터스 회원들
1백20년 전 언더우드와 아펜젤러 선교사가 한국에 와서 제일 먼저 시작한 사역 역시 병원과 학교였던 것을 보면 이 두 사역은 선교 도구로서 가장 효율적인 사역이라 말할 수 있다.

지난해 1월 북한의 개성공단 개성병원 개원식의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민의 관심과 집중을 받고 있는 단체가 있다. 국제적 재난 지역과 국가 재해나 대형 인명 사고 등 응급 의료 구호 체계가 시급히 필요한 곳이나 의료 시설이 부족한 곳에 정치적 이념이나 인종 국가를 뛰어 넘어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의료인을 긴급 파견, 구제활동을 전 세계적으로 펼치고 있는 그린닥터스(이사장:박희두, 사무총장:정 근). 그린닥터스는 부산에 본부를 두고 현재 세계 여러 나라에서 활동범위를 넓혀가고 있는 국제 의료 구호 단체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사무총장 정 근 장로
그린닥터스는 본래 10여 년 전인 1997년 창단된 백양로교회(김태영목사 시무) 내 백양의료봉사단을 전신으로 하고 있다. 이 교회 정 근 장로(서면메디칼 안과 원장)를 비롯한 의료인이 중심이 돼 소외계층에 의료봉사활동을 펼쳐온 것이 뿌리가 된 것. 이후 2003년 6월 부산지역 병ㆍ의원에서 일하던 의사, 간호사들이 모여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무료 의료 활동을 시작했다. 이 일을 계기로 봉사자들은 활동범위를 국제적으로 넓히고 보다 체계적인 의료구호 활동을 위해 2004년 2월 10일 창립총회를 갖고 출범했다.

이후 부산 YMCA 와이즈멘 중심으로 의사, 약사와 제약업 종사자, 간호사, 의료기사, 의료활동을 지원하는 행정요원, 사회지도자등 으로 영역이 확산돼 이제는 의료와 관련된 모든 조직이 그물망처럼 구비돼 "그린닥터스의 모든 활동은 신속하게 처리된다"는 강점이 있다.
특히 지난해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한 쓰나미로 큰 피해를 본 스리랑카 최대 피해 지역인 골(Galle) 일대에 한국에서는 제일 먼저 10여명으로 구성된 의료봉사단을 파견, 10여일 간 7천여 명에 이르는 현지 주민을 진료해 국제적 구호단체로서 역할을 다하기도 했다.

재난 지역에는 신속 대응이 중요하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 재난지역 출동은 천막, 침대, 약품 준비는 필수고 의료진 수급이 제일 중요하다. 의사만 구하면 바로 출동하지만 사실 가장 힘든 일이 바로 의료진을 구하는 일이다.

그런데 다행스러운 것은 부산에 있는 4개 대학종합병원인 부산대, 동아대, 인제대, 고신대 병원 원장이 모두 그린닥터스 공동대표라는 것. 이들이 최대한 협조하기에 모든 것이 가능해진다. 제약회사, 응급구조팀, 시 보건과 같은 행정관서까지, 관련 분야의 많은 이들이 회원으로 가입하고 있다.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니까 일이 빨리 진행된다. 이 모든 일이 어찌 사람의 힘으로만 될까, 그리스도의 정신과 성령의 역사에 의해 직접 몸으로 봉사하기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그린닥터스의 현재 회원 수는 2천 명을 상회하지만 상근자는 없다. 다들 자기 일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고, 시간과 돈을 쪼개서 자비량으로 이 일을 한다. 그런데도 이들은 정말 어느쪽이 자기 본업인지 '헷갈릴' 정도로 헌신적이다. 돈이 많이 필요한 것은 기정 사실. 간혹 외부 지원이 있긴 하지만 그 엄청난 재원을 대부분 내부에서 해결한다. 그야말로 묵묵히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삶을 실천하고 있다.

그린닥터스는 지난해 1월 8일 북한 개성공단에 최초의 남측 의료기관인 개성병원을 설립, 1년 간 8천여 명의 환자를 진료하고 남북화해와 협력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또한 출범이후 매달 1차례 이상 외국인 이주 노동자에 대한 무료 진료를 실시한데 이어 북한 룡천역 폭발사고 의료품 지원활동, 러시아, 방글라데시, 필리핀등 아시아 지역 의료선교활동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그린닥터스 이사장인 박희두 장로(대연교회)는 "동독과 서독의 통일에 의료가 제일 먼저 들어가 통일을 이뤄냈듯이 개성병원도 그런 역할을 감당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히고 "의료선교사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후원, 특히 많은 기도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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