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으로 전하는 사랑

[ 논단 ] 주간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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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03월 07일(화) 00:00

   
박 해 영
덕수교회 장로ㆍ한양의대 비뇨기과 주임교수

인간은 하루에 약 4-6회의 소변을 본다. 밤에 잠을 잘 동안에는 배뇨하지 않는 것이 정상이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어서 소변을 1-2회 더 보는 사람도 있지만 그 이상 소변을 자주 보면 빈뇨 혹은 야간뇨가 있다고 하고, 그 원인을 찾아야 한다. 잠잘 때 소변을 보지 않는 이유는 신장에서 소변을 적게 만들어서 방광에 차는 요의 양을 줄여서 오줌을 누지 않고 잘 잘 수 있도록 만들어 주신 하나님의 오묘하신 배려 때문이다.

우리 인간은 먹은 음식을 소화시켜 흡수한 영양분을 에너지로 사용하여 우리 몸이 활동을 하고, 사용한 영양분이 대사된 물질 즉 노폐물은 오줌으로 만들어서 버린다. 지속적으로 심장이 박동하며 분출되는 혈액의 4분의 1이 신장으로 간다. 대동맥에서 신장동맥으로, 동맥이 점점 더 가늘어 지면서 네프론이라는 소단위의 필터를 지나면서 피 속에 있는 노폐물을 걸러낸다. 혈액 투석기계와는 비교도 안 되게 정교한 조직인 네프론은 한 쪽 신장에 약 일백만 개가 있다.

심장의 박동이 멈추지 않는 한, 혈압이 아주 많이 떨어지지 않는 한, 신장의 역할도 멈추지 않는다. 내가 멈추겠다고 멈출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신장은 등 안쪽의 후 복막에 있는 주먹만한 크기의 장기로, 노폐물을 걸러내는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의 수분과 전해질 대사를 조절하며, 몸의 산염기 평형을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며, 우리가 약을 먹었을 때 제거하는 역할도 담당한다. 여러 가지 병으로 인하여 이런 신장의 기능이 10% 이하로 저하하거나 없어졌을 때 만성 신부전이라하고 이렇게 되면 체내에 노폐물이 축적되어 요독증에 빠져서 생명의 위협을 가져오게 된다.

이 때의 치료방법은 투석과 이식 수술이 있다. 투석은 혈액투석과 복막투석이 있으나 완전한 치료법이 되지 못하고, 투석을 받는 환자는 상상을 초월하는 괴로움을 겪고 살아야한다. 신장 이식수술은 회복이 불가능한 신부전 환자에게 건강한 사람의 신장을 신부전 환자의 신체 내에 이식을 하는 방법으로, 신부전 환자가 새 생명을 찾게 되는 것이다. 또한 이식신의 생존율이 높아지고 있어서 신장이식 대기자의 수 또한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는 1999년 장기이식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고 2000년에 시행되었으나 법률이 엄격해서 장기기증이 감소하게 되어 정부가 대안을 마련함에 따라 2003년부터는 뇌사 장기기증자가 다소 늘기는 하였다. 그러나 선진국에 비해 장기 기증 비율이 아주 낮다. 이런 이유는 많은 장기부전 환자들을 중국으로 떠나게 하였고 중국에서 신장이나 간을 이식받은 원정이식 환자의 수가 연간 8백명에 달하고 있다. 이 문제의 심각성은 장기를 매매하는 윤리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합병증이나 패혈증이 많이 생기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와 같이 사체 신장이식이 적은 나라에서는 공여자를 늘이기 위한 노력으로 혈연, 비혈연간 신장이식과 순수 장기기증 운동 등을 통한 생체간의 신장이식을 노력해야 하며, 심장사 환자의 장기 이식에의 사용 또한 고려해야 한다.

또한 교환 공여자 프로그램을 통하여 공여자의 부족한 부분을 해결할 수 있다. 혈연간 신장공여를 하려고 하나 조직 적합 항원이 일치하지 않거나, 혈액형이 맞지 않아서 신장이식 수술을 시행할 수 없는 경우에 같은 조건을 가진 공여자와 수여자의 짝을 서로 맞추어 보아 조직 적합 항원과 혈액형이 일치하면, 이들 사이에 공여자를 교환하여 신장이식을 시행하는 프로그램으로 순수한 공여자들을 엮어서 1차, 2차, 혹은 3차 연결로 수술하면 공여자의 부족 부분을 극복하여, 보다 더 많은 말기 신부전 환자에게 이식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한 명의 순수 기증자로 시작되어 여러 명이 새 생명을 찾을 경우도 자주 있다.

사순절이 시작되었다. 예수님의 고난의 의미를 생각하며 생명 나눔의 한 방법으로 장기 기증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 번 해 보았으면 한다. 우리나라의 이식은 1970년대 말 신장이식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친족을 제외하고 신공여자의 거의 대부분은 기독교인이었다. 많은 기독교 신자들이 신앙과 순수한 마음으로 사랑의 실천을 위하여 신장을 공여한 것이다.

장기기증의 종류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생존시에는 불가한 뇌사자 장기 이식 및 각막 기증도 있고, 조직 공여, 신장기증, 조혈모세포 기증이 있고, 시신기증을 통하여 의학의 발전에 기여할 수도 있다. 장기기증을 통하여 생명 나눔으로 전한 사랑이 새 생명으로 다시 태어나고, 광명을 얻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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