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지도자

[ 논단 ] 주간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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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02월 08일(수) 00:00
박 종 순
증경총회장ㆍ충신교회 목사


"잠재적인 리더는 타고나는 것이지만 성공적인 리더는 첫째 기회, 둘째 계발, 셋째 경험의 결과로 만들어진다. 다시 말하지만 이 세 가지 요소를 갖추었다고 해서 위대한 리더가 된다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이 세 가지 요소가 없다면 자신의 잠재력을 발견하기 힘들 것이다." 레잇 앤더슨이 자신의 저서 안에서 밝힌 지도자론이다.

이어서 그는 리더의 자질을 "조리 있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리더가 되려는 열정이 있어야 한다. 도덕적이어야 한다. 지혜로워야 한다. 대인관계가 원만해야 한다. 비전이 있어야 한다. 참을 줄 알아야 한다. 충성심을 유발할 수 있어야 한다. 자비로워야 한다. 근면해야 한다."라면서 이런 자질에 걸맞지 않은 예외의 리더들도 있었음을 밝히고 있다.

현실적으로 정제되고 규격화된 지도자를 찾는 것은 어렵다. 지도자란 되어 가는 것이지 완성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는 지도자가 없다며 투정이 대단하다. 지도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도력이다.

누구나 지도자의 자리에 오를 수도 있고 앉을 수도 있다. 그러나 부끄럼없이 자리를 지키고 채우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역사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세상을 혼란과 수렁으로 만든 지도자들도 적지 않았다. 그들은 대부분 독재자이었거나, 독재성이 강한 사람들이었거나, 함량 미달인 사람들이었다.

지도자의 경우 내가 지도자라고 나서는 경우와 그를 따르고 에워싼 사람들이 '당신은 탁월한 지도자'라고 예찬하고 세우는 경우가 있다. 전자는 대부분 전횡을 일삼는 그룹의 사람들이고, 후자는 인격적 리더십을 발휘하는 사람들이다.

지도자를 대하는 우리네 정서나 관습에도 문제가 있다. 나무에 올려놓고 뒤흔드는 사람도 있고, 뒷구멍이나 파고 따지러 드는 사람도 있다. 자기 눈 속의 들보는 제쳐놓고 다른 이의 눈 속의 티를 탓하는 사람들, 나만 못하다며 상대를 비하하고 자신을 과대 포장하는 사람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이 사회를 점령하고 교회 공동체를 장악하면 단 하루도 편할 날이 없다.

누구나 최고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누구나 최고의 자리를 지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최상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오랜 세월동안 최상에 머무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제발 그 자리에 머물러 달라는 간청이 있더라도 훌훌 털고 일어서는 지도자, 당신 아니면 안 된다는 민성이 거세지더라도 나는 아니라며 그 자리를 뜨는 지도자, 그러면서 거기 머무는 동안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와 과업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지도자가 참 지도자다.

지도자에게 절대로 필요한 것은 지도력이다. 지도력이란 '이끌어 가는 힘'을 뜻한다. 그 힘의 경중을 따라 먼 길을 갈 수도 있고 가다가 설 수도 있다. 뉴욕행 비행기를 탈 때마다 놀라는 사실이 있다. 그것은 비행기 동체 가득 채운 화물, 3백 명 넘는 승객, 거기에 필요한 양의 기름, 그 무게를 합산해 본 일은 없지만 14시간 동안 1만 피트 상공을 날아 뉴욕까지 비행하는 과학의 힘, 그것을 리더십과 비길 순 없지만 강력한 힘만 있으면 거대한 공동체를 목적지까지 이끌 수 있다는 당위성을 알려 준다. 그런 면에서 국가나 사회, 교회를 이끄는 지도자는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

뉴욕행 비행기는 최신 전자통제장치에 의해 항로가 정해지고 이륙과 착륙이 이뤄진다. 그런데 국가 공동체나 교회 공동체는 전자통신장치로 통제되거나 움직일 수 없다. 인간은 한시도 가만있지 못하고 움직이는 동적 존재이기 때문에 입력된 자료나 기술만으로 통치하거나 이끌어갈 수가 없다. 그래서 인간이 인간을 이끌어 가는 데는 고도의 전문성과 기술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인격적 교감과 관계가 정립돼야 한다.

인간 존재는 말이나 돌고래를 길들이듯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 이유는 생각하는 존재이며 스스로 결단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강압해도 안 되고, 윽박질러도 안 되고, 큰 소리만 쳐도 안 된다. 그렇다고 제멋대로 방치해도 안 되는 참 기묘한 존재다. 교회 공동체를 구성하는 구성원들의 경우를 보아도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저마다 다른 삶의 방식을 고수한 채 공동목표 지향을 위해 수시로 모여든다. 그들의 요구와 필요를 예수 그리스도에게로 결집시키고 다양성을 통전하는 힘이야말로 탁월한 리더십이 아닐 수 없다.

그런 면에서 적든 크든 목회자들과 각 기관의 책임자들, 그리고 각계각층의 리더들은 뛰어난 지도력의 사람들이 아닐 수 없다. 그들에 의해 오늘, 이 사회는 유지되고 견인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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