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 성숙을 위한 길

[ 헬로티쳐 ] 장남기목사의 교육칼럼 '헬로티처'(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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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02월 08일(수) 00:00
매년 이맘때가 되면 손바닥만한 뒷마당에 농사지을 준비를 한다. 상추며 쑥갓, 토마토 그리고 호박과 깻잎을 심기 위해 텃밭에 남아 있는 뿌리며 쓸데없는 것들을 정리한다. 그리고 꼭 잊지 않는 것은 거름을 사다가 흙과 잘 섞어주는 것이다. 그렇게 준비를 하고 씨앗과 모종을 사다가 심으면 얼마 지나 파릇파릇 땅에서 새싹이 돋아나고 봄과 여름 내내 맛있는 채소와 과일을 식탁에 올릴 수 있다.

물론 자주 잡초도 뽑아 주어야 하고, 달팽이의 침입(?)도 막아야 하고 물도 매일 주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정성을 기울이는 만큼 좋은 결실을 거둘 수 있는 텃밭농사는 잔잔한 노동의 기쁨, 성장의 변화를 보는 기쁨, 수확의 때를 위한 기다림의 미학과 먹는 기쁨을 우리 가족에게 선사한다.

이런 텃밭농사는 내게 '영성 형성(spiritual formation)'의 훈련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는 거울의 역할을 한다. 예를 들자면, 누군가가 텃밭을 가꾸어 채소를 재배하기 원한다면 그 사람은 분명히 규칙적이고 체계적으로 땅과 채소, 기후 그리고 농사짓는 자신까지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도 주의 깊게 돌보아야 한다.

영성 형성의 훈련도 마찬가지이다. 영성 형성을 위해 하나님께서 자신의 뜻을 속삭이시는 우리 내면세계의 가장 깊은 부분까지도 갈아엎어 경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고든 맥도널드(Gordon MacDonald)는 영성 형성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자르기, 잡초 제거, 파기, 긁어모으기, 그리고 심기-톱이나 삽이 아닌 예배, 묵상, 기도, 말씀 연구와 전통적 영성 훈련의 방법들이 필요하다." 중간 과정을 빼고 조금 비약하자면, 이런 영성 형성의 과정과 훈련을 통해 우리가 몸에 배이게 만들어야 하고 세상이 알도록 해야 하는 것은 열매를 거두는 겸손이다.

고든에 따르면 겸손은 누군가가 성취할 수 있는 무엇이 아니라 죄가 가지고 있는 인간을 압도하는 영향들, 개인이 경험하는 자신의 제한된 능력의 모습들, 그리고 성취 지향적 삶의 파괴적 영향에 따른 결과를 우리가 경험함으로 생기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들의 영적 성숙은 세상이 이미 보여주고 있고 너무나 많이 투자하고 있는 경제적 사회적 지위향상의 경향(upward mobility)이 아닌 십자가에서 끝나는 성육신적 목적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이것이 바로 열매를 거두는 겸손인 것이다. 그 열매는 자신의 성장과 삶을 통한 복음의 증거이다.

이런 영적 성숙을 향해 성도들이 움직이기 위해서는 성도들의 자발성이 있어야 한다. 자발적으로 신앙생활하고 그런 신앙생활이 습관이 되는데 걸리는 시간이 필요하고 영적 필요를 채우는 교회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더 이상 교회를 산부인과 신생아실로 만들지 않았으면 한다. 성도들은 목사가 등을 두드려주며 칭찬하는 것에만 만족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자신의 영성 형성을 위해 자르고, 제거하고, 파내고, 긁어모으고, 소망을 심는 자신의 영성 형성 농사에 책임을 지는 우리가 되었으면 한다.

<美 리버사이드 가나안교회 담임 designtimesp=1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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