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서 핸드폰을 놓으면?

[ 헬로티쳐 ] <헬로티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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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01월 10일(화) 00:00
장남기 목사<美찬양마을장로교회 담임>

얼마 전 한국을 방문해서 참으로 신기한 경험을 했다. 그것은 10명이면 5명 정도는 손에 핸드폰을 들고 있는 모습이었다. 지하철이나 백화점,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을 가서 사람들의 손을 보면 주로 젊은 사람들이지만, 핸드폰을 많이 들고 있었다. 그리고 조금만 시간이 나면 핸드폰을 열어 열심히 액정화면을 들여다보며 무언가를 한다.

필자도 '엄지족'이 생겨날 정도로 한국에서의 핸드폰은 생활과는 뗄래야 뗄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지만, 눈으로 그 모습을 확인하니 참으로 신기하게 다가왔다. 필자의 주변에도 손에서 핸드폰을 내려놓지 못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그들이 하는 말이 있다. 핸드폰을 잠시만 멀리해도 두려워진다는 것이다. 무언가 중요한 것을 잃어버린 것 같고, 외부세계와 단절된 듯한 느낌이 너무 강하다는 것이 그들의 변. 그래서 잠시도 핸드폰을 자기 자신에게서 멀리할 수 없다고 고백한다. 이런 소리를 들으면, 핸드폰이 마치 하나님을 대신해주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조금 과장 하자면, 핸드폰을 통해 사람들이 시간을 보내는 것은 소비활동을 하는 것이다. 중요한 정보를 얻는다기 보다 시간을 때우기 위해 값비싼 소비를 하는 것이다. 손에서 핸드폰을 놓으면 너무 심심할까? 이제는 '손안의 TV'라고 불리는 DMB를 보게 되었으니 핸드폰이나 DMB 수신기를 손에서 내려 놓기는 더 힘들게 될 것 같다.

그러나 이제는 손에서 핸드폰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다. 감성적이고 감각적 소비 대신에 그 손에 자신을 위해 무언가를 채울 수 있는 것을 잡았으면 좋겠다.

손에서 핸드폰을 내려놓고 무엇을 잡을까? 소비보다는 자신을 채워줄 수 있는 책이 어떨까? 인간은 거대한 정보처리 프로세서와 같다. 자신이 손으로 잡은 책을 읽어서 일단 자신의 의식의 세계 속에 집어 넣어두면, 어느 날 갑자기 그 정보들이 서로 연결되고 처리되어 자신에게 새로운 시야를 열어주는 충격으로 다가오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사도 바울은 믿음은 들음에서 난다고 하였다. 그런데 그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말미암아 일어난다. 신앙인은 하나님의 말씀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는 절대로 성숙해질 수 없다. "습관은 인간으로 하여금 어떤 일이든지 하게 만든다." 도스토예프스키의 말이다. 신경언어 프로그래밍에서는 21일이 어떤 행동을 습관으로 만드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기간이라고 말한다. 필자는 지난번에 한국을 11일 동안 다녀오면서 의도적으로 지하철로 이동하거나 혹은 지인을 기다리면서 가벼운 주제의 책들을 읽을 것이라고 다짐을 하였다. 다행히도 2권을 읽을 수 있었다. 길을 잘 몰라 많이 돌아다니기도 했지만, 그런 복잡함 가운데도 손에 책을 잡고 계속 읽을 수 있었다.

이제 손에서 핸드폰을 내려놓자. 고립된 느낌이나 중요한 뭔가를 잃어버린 것 같은 느낌은 잠시일 뿐이다. 우리의 손에 새롭게 잡게 되는 책이나 하나님의 말씀이 습관이 되어 우리의 속사람을 바꾸는 귀한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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