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뿌리 찾아 선교 2세기 비전 준비

[ 교단 ] 수안교회, 창립 1백주년 맞아 선교사 파송해 준 호주 투락교회와 교환 방문

김보현 기자 bhkim@kidokongbo.com
2005년 12월 29일(목) 00:00

   
1백년 전 한국에 선교사를 파송했던 호주투라교회. 수안교회는 창립 1백주년을 맞아 동 교회와 자매결연을 맺고. 선교 협력을 다짐했다.
1백년 전 작은 복음의 씨앗이 하나 이 땅 남단에 작은 고을에 심겨져 지난(至難)했던 한 세기 동안 알차게 성장했다. 부산남노회 수안교회(이만규목사 시무)는 2005년 한 해를 교회의 역사정리와 함께 바다 건너 복음을 전해 준 호주교회를 찾아 동역 관계를 재확인하고, 선교의 동반자로서 미래 청사진 준비에 전력을 기울였다.

수안교회는 교회 창립 1백 주년을 앞두고 구상했던 다양한 사업과 기념행사들도 은혜 중에 모두 마무리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감사한 것은 순차적으로 진행하는 일들을 통해서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열매를 수확하는가 하면 선교 2세기를 향한 목표들이 보다 넓은 지평 속에서 구체화 될 수 있었기 때문.

동 교회는 올 한 해, 신년 벽두부터 연말이 임박하기까지 요란하지는 않아도 의미있는 사업들을 꾸준히 진행해 왔는데 실제적인 '창립 1백주년 기념의 해'는 이미 두 해전인 2003년 '뿌리찾기' 작업부터 시작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동 교회가 무엇보다 먼저 관심을 갖고 추진했던 일은 1백년 역사 정리와 처음 복음을 전해준 선교사들과 이들을 파송 후원했던 교회를 찾아 나서는 일이었다.

   
교회 창립 1백주년을 앞주고 새롭게 단장한 부산남노회 수안교회
이미 지난 지난 80년대 말 호주선교 1백주년을 맞아 호주교회와의 교류 사업을 추진한 바 있는 동 교회 이만규목사(장로회신학대학교 이사장)는 호주투락교회와의 자매 결연에 대한 구상을 마치고, 지난 2003년 11월 투락교회를 방문, 다가오고 있는 역사적인 교회 설립 1백주년의 기쁜 소식을 전해주고, 이듬해에는 투락교회 담임목회자를 초청. 그들의 선조들이 복음을 전해주어 알차게 자란 교회의 모습을 소개했다.

이러한 일을 시발로 하여 1백주년의 해가 밝아오기 직전인 지난 2004년 11월 교회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한 뒤 2005년 1월 16일 교회를 섬길 새로운 봉사자들이 임직식을 가짐으로서 온 교회가 다시 한 번 섬김으로 선교 2세기를 맞이할 것을 엄숙하게 다짐했다.

이어 새롭게 헌납한 오르간을 통해 동 교회 출신으로 미국 유학 중 전미 오르간 콩쿨에서 1등의 영예를 안았던 임윤미 양을 초청, 기념연주회를 갖는 등 다양한 연주회를 가졌고, 4월 17일 교회 창립 1백주년을 맞아 증경총회장 림인식목사(노량진교회 원로)를 강사로 기념예배와 함께 호주 투락교회(이안 브라운목사 시무)와 정식 자매결연을 맺고 25일에는 또 다시 기념음악회를 개최했다.

이어 지난 10월에는 부산과 경남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했던 1세기 전 선교사들의 사역을 돌아보기 위한 신학강좌를 마련했는데 이 자리에는 오랜동안 한국에서 선교사로 사역하며 대표적인 지한파 선교사로 활동하고, 귀국 후에도 호주장로교회와 이후 통합된 호주연합교회(UCA)의 세계선교부 총무로 중책을 감당했던 존 브라운(Rev. Dr. John P. Brown, 한국명 변조은)목사를 초청 '초기 호주 초대선교사들의 선교 전략의 영향력'을 주제로 새롭게 발굴된 값진 선교 초기의 역사가 소개하기도 했다.

이러한 일련의 기념사업들을 통해 지난 역사에 대한 감사와 새로운 2세기를 향한 다짐을 새롭게 한 동 교회는 지난 10월 담임목회자와 교회 중직자뿐 아니라 앞으로 교회와 또 양 교회와 교류의 주역이 될 청소년들을 중심으로한 방문단을 구성, 호주 멜버른의 투락교회를 친선 방문하고 교류의 폭을 보다 구체적으로 넓혀가기 시작했다.

방문 당시 수안교회는 1백년 전 역사로부터 시작하여 새롭게 시작된 교류의 역사들을 기본적인 한국교회에 대한 소개와 함께 소책자로 준비해 처음 만나게 되는 고요한 아침의 나라와 1백년 전 자신의 조상들이 순교적 희생을 통해 일구었던 한국교회의 역사들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호주투락교회의 이안 브라운목사 내외와 함께 한 이만규목사와 노현식 장로. 이번 방문단에는 교회의 2세기의 주역인 청소년 등 16명이 동행했다.
방문단이 찾았던 투락교회는 오래전 순교도 마다않던 교회에서 이제는 비록 젊은이들이 대부분 사라져버린 모습이 되었지만 한 세기 전 복음을 통한 사랑의 빚을 잊지 않고 찾아와 준 형제 교회를 감격 속에 맞았을 뿐 아니라 잊혀졌던 소중한 열정들을 회복, 새로운 교류와 선교 동반자적 관계에 대한 열의를 나타내기도 했다.

동 교회의 1백주년 맞이는 한 교회의 역사를 넘어 지역의 한 세기 복음 역사를 고스란히 담은 '수안교회 1백년의 역사'(수안교회역사편찬위원회 編, 한국장로교출판사 刊) 발간으로 마무리 됐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과거의 역사를 소중히 돌아보고, 현재의 역량으로 나눔을 실천하고, 나아가 미래의 선교적 사명에 대한 확고한 인식을 새롭게 한 동 교회의 새로운 백년사는 이제부터 출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만규 목사 인터뷰>

   
부산남노회 수안교회 이만규목사
"교회 설립 1백주년을 맞이하면서 기념사업의 주제를 '역사 재조명'으로 정하고 교회사 발간과 복음을 전해 주었던 교회와의 교류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했습니다."

목회자로서 시무 중에 교회가 1백주년을 맞이하게 된다는 것은 큰 보람인 동시에 결코 가볍지 않은 짐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동 교회 제21대 목사로 지난 76년도에 부임, 30년 간 꾸준히 목회에 임해 온 이만규목사는 오래전부터 구상하고 진행해 온 1백주년 기념사업을 마무리하면서 하나 하나의 프로그램들이 감격 속에 진행된 것 이상으로 기대하지 않았던 더 많은 열매들에 벅찬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이 목사는 많은 경험 가운데 "지난 10월 호주 투락교회 방문 당시 정성어린 환대를 받고 교인들을 만나 함께 예배드리면서 전했던 감사의 인사로 뜻밖의 선물"을 잊지 못해 했다.

투락교회는 호주 선교사 중 부산 도착 직후 첫번째 순직자로 기록된 데이비스 선교사를 후원했던 어윙목사가 시무했던 교회였는데 어윙목사는 비보를 듣고 또다시 새로운 젊은 사역자들을 발굴하는 동시에 추모예배를 준비하던 중 주일을 하루 앞두고 35세의 젊은 나이로 요절했던 목회자요 '보내는 선교사'였다.

한국교회에서 날아온 목회자로부터 호주의 지난날 숭고한 선교역사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듣고, 또 동행한 한국교회의 젊은이들을 지켜보던 한 교인이 모임 이후 자신의 가정을 방문한 이 목사에게 한 권의 설교집을 전달했다. 그 설교집이 바로 어윙목사의 설교를 모은 책이었고, 제일 마지막에 실린 설교문은 안타깝게도 강단에서 선포되지 못했던 메시지, 바로 사도행전 22장 21절을 본문으로'J.H.데이비스 선교사를 추모하며'라는 제목의 설교였다.

이 설교집은 1백년 만에 자신들을 찾아준 한국교회에 대한 감사의 상징이었고, 선교의 역사가 인종과 국가 언어를 넘어 오늘날도 여전히 이어져야 할 지상 과제임을 함께 느끼게 해준 사건이었다.

"호주교회와의 교류를 통해 부산의 위치를 다시금 발견하게 됐다"고 고백하는 이 목사는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는 두 나라가 이제 함께 아시아의 복음화를 위해 협력할 일들이 많아질 것"이라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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