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열매 하나님께 드렸을 뿐"

[ 교계 ] 이충선목사 안수후 첫 사례비 전액 개안수술비로 기탁

안홍철 기자 hcahn@kidokongbo.com
2005년 12월 13일(화) 00:00
"잠자리에서 일어나면, 먼저 창을 열고 푸른 하늘빛으로 눈을 씻는다 / 새 신발을 사면 교회 가는 길에 첫 발자국을 찍는다 / 새 호출기나 전화의 녹음은 웃음 소리로 시작한다 / 새 볼펜의 첫 낙서는 '사랑하는'이라는 글 다음에 자기 이름을 써본다 / 새 안경을 처음 쓰고는 꽃과 오랫동안 눈맞춤을 한다" 정채봉 시인의 '첫길 들기'란 시 전문이다.

   
이충선목사
언제나 '첫'이란 접두어는 사람을 설레이게 한다. '처음'은 늘 맑고 투명하고 순수하기엡. 그리스도인들에게 처음은 더욱 귀하고 소중하다. 하나님께 처음 부름받았을 때 그 감격과 떨림을 어찌 잊을까. 그런 감동과 떨림을 오랜 기간 간직하기 위해 목사 안수 후 첫 사례를 개안수술비로 기탁한 한 목회자의 소식이 뒤늦게 알려져 주위에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서울노회 신광교회에서 부목사로 시무하고 있는 이충선목사(39세). 인터뷰를 한사코 거부한 이목사는 "개인적으로 하나님께 너무나 많이 받은 은혜를 그저 조금씩 나누고 싶어 시작한 일인데 너무 부끄럽고 당황스럽다"며 "주변의 여러 분들에게 보고 배운 것을 그대로 실천했을 뿐"이라고 겸손히 말한다.

실제로 이목사 주변엔 본보에 이미 수차례 보도가 됐던 미화원 출신 김영백 집사같은 이가 있다. 같은 교회 집사인 김집사는 폐지를 모아 한해에 수 백 명의 개안수술비를 전달하는 이다. 이목사는 학부 졸업후 여러가지 사정으로 뒤늦게 신대원에 진학,늦깍이 목사가 된만큼 첫 열매는 하나님께 드리고 싶었다며 김집사를 통해 실로암안과병원에 기탁하게 됐다고 말했다. 더욱이 이목사는 현재 섬기는 교회에 담임목사가 공석이어서 안수받는데 어려움이 많았으나 하나님께서 지혜를 주시고 여러 선배 목회자들을 통해 순조롭게 목사 안수를 받게됐기에 그 감동과 떨림이 컸다고 말한다.

이목사는 시각장애인과 인연이 깊다. 신광교회 부임 전에도 성남신광교회가 관리하는 시각장애인 기숙시설인 소망의 집에 줄곧 관심을 가져왔던 것. 부인과의 사이에 7살과 5살된 남매를 둔 가장인 이목사는 항상 '첫길 들기'처럼 순수한 마음을 지녀서인지 불혹의 나이가 느껴지지 않을만큼 동안(童顔)이었다.

안홍철 hcahn@kidokong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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