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유일의 오르겔 제작소 문열다

[ 교계 ] 홍성훈 오르겔바우제작소, 지난 2일 양평에서 준공예식 가져

김보현 기자 bhkim@kidokongbo.com
2005년 12월 09일(금) 00:00

   
 
준공예배에는 지역 교회와 교회음악 관계자들이 참석해 축하해 주었다.
 
동양에서 서양으로 건너간 뒤 지난 1천년 간 대표적인 교회 음악 악기로 자리잡아 온 파이프오르겔이 아시아로 돌아와 한국에 그 새로운 터전을 마련하게 됐다.

지난해 11월 기공식과 함께 지난 1년여 간의 공사 끝에 준공된 홍성훈 오르겔바우 제작소가 지난 2일 양평군 국수리 제작소 현장에서 준공 감사예배와 함께 정식 오르겔 제작 작업에 들어가게 됐다.

국수교회 김일현목사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감사예배는 김석진목사(예수로교회)의 기도와 본 교단 총회 사무총장 조성기목사의 말씀, 앙상블 카펠라 코리아의 축송, 백금옥교수(서울신대ㆍ한국오르가니스트협회 이사장)의 축사, 제작소 공동설립자인 홍성훈마이스터와 최영식장로(국수교회)의 인사에 이어 강신원목사(노량진교회)의 축도로 진행됐다.

교회 음악 관계자들과 국수교회 교우, 지역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예배에서 조성기목사는 '하나님의 작품' 제하의 말씀을 통해 "개혁가들과 위대한 음악과 헨델이 한결같이 소원했던 '오직 하나님께 영광'(Soli Deo Gloria)의 정신을 따라 한국교회 음악과 문화사에 유익을 끼치는 첫 출발이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으며, 백금옥 이사장은 축사를 통해 "한국에 본격적인 오르겔 도입이 이뤄진 지 30여 년의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독자적인 제작소가 설립될 수 있게 된 것을 오르가니스트의 한 사람으로서 감사하고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국내와 아시아 유일의 오르겔 제작소 위에 하나님께서 늘 함께 하시기를 바란다"고 축하했다.

   
▲ 아시아에 처음으로 설립된 파이프오르겔 제작소 준공예식에 참석한 내외빈들이 이를 기념하는 테이프를 절단하고 있다.
제작소 건립을 위해 대지와 건축비 등 물심양면의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최영식 장로도 이날 인사를 통해 "일생의 사업으로 알고 시작한 이 일을 통해 기독문화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만한 소중한 역사를 이뤄주신 하나님께 감사한다"고 전제한 뒤, "제작소 준공을 계기로 한국교회 음악에 취약했던 부분이 강화될 뿐 아니라 한국 교회와 아시아 나아가 전세계에 우리의 소중한 음악적 자산을 나눌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10년 전 오르겔 바우 마에스터 자격을 획득한 뒤 귀국, 국내에서 파이프 오르겔을 건축해 온 홍성훈 마이스터도 이날 인사에서 "우리 민족은 파이프 오르겔의 원형이라 할 수 있는 피리를 좋아하고 익숙해 했던 민족이었다"고 전제한 뒤 "서구의 것보다 더 뛰어난 이 땅에 풍부한 소재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외래 악기들을 우리의 것으로 개량하고 십분 활용했던 조상들과 같이 한국적 음색과 영감을 표현하는 오르겔을 제작해 보급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한편 이날 예배를 준비한 국숙교회 김일현목사는 "서양의 악기로만 알려져 있던 파이프 오르겔은 9백년 전 터키에서 유럽으로 건너가기까지는 아시아의 악기였다"면서, "아시아에서 싹을 틔워 서양에서 꽃피웠던 파이프 오르겔이 이제 이곳 한국 땅에서 새로운 소리로 태어나게 된 것은 매운 뜻깊은 일이 아닐 수 없다"고 국내 첫 파이프 오르겔 제작소 준공의 의미를 강조했다.

   
▲ 아시아의 악기였던 파이프 오르겔을 새로운 한국적 교회음악의 악기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힌 홍성훈 마이스터
홍성훈 마이스터는 그동안 서울성공회 대성당 마에스터 작품이 보존돼 있으며, 봉천제일교회(장세윤목사 시무), 수지 아름다운동산교회(김재남목사 시무) 파주 예수로교회(김석진목사 시무)의 파이프 오르겔을 제작했다. 또한 현재 논현동성당과 임동주교좌 성당의 오르겔을 제작 중에 있고, 독일 클라이스사가 제작한 서울교회(이종윤목사 시무)와 광림교회(김정식목사 시무)의 오르겔 제작에 참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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