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선교,사랑과 포용이 필요하다

[ 논단 ] 주간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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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2월 06일(화) 00:00
박창빈
목사ㆍ한아봉사회 사무총장

   
박창빈/목사ㆍ한아봉사회 사무총장
지금 우리는 주님의 오심을 기다리는 대강절,2005년 12월을 살고 있다.

2005년은 우리 민족에게 일본 제국주의의 식민지화가 시작되는 치욕적인 을사보호늑약이 강제로 체결된지 1백년이 되는 해이고 또 일본과 미국 사이에 은밀히 체결된 '타프트-가스라 협약'(Taft-Kasura Treaty)이 맺어진지 1백년이 되는 해이다. 또 한편 금년은 광복 6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이자,분단 60년의 아픔을 되새기게 하는 가슴아픈 해이기도 하다.

1백년,60년이라는 세월을 생각하면서 우리 모두는 분단된 한반도에서 살고 있는 하나님의 백성들로서 우리 민족을 향하신 하나님의 뜻을 구하며 2005년을 시작하였고 이제는 12월의 하루 하루를 대강절의 소망 속에 보내면서 지나온 한 해를 점검해 볼 때다.

최근들어 우리 사회에 '북한 인권' 문제가 부각되면서 우리 교계까지도 생각이 나뉘어지고 북한 봉수 교회의 진위여부에 대한 말까지 나오며 개신교 내에는 의견이 분분하다. 또 다른 한편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평양 봉수교회를 우리 교단 총회장을 중심한 방북단이 방문하여 새예배당 기공 감사예배를 드리고 귀국했다는 소식도 접한다.

북한 선교를 생각하며 모두 나올만한 소리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한편 우리의 잣대로만 그들을 판단하려고 한다면 대화는 끊어질 수밖에 없다. 자유와 인권에 관한한 초보 상태인 저들을 어떻게 끌어올려 줄 수 있겠는가. 자유와 인권을 신장할 수 있도록 먼저 최우선으로 생명권을 지킬 수 있게 도와야 하지 않는가. 원수도 사랑하라는 주님의 말씀을 포기할 수 없지 않은가. 겸손하게 하나님의 뜻을 구하며 저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 아닌가. 제각기 분분한 논쟁에 휘말릴 것이 아니라 하늘로부터 지혜를 구해야 한다.

10년 전,1995년 3월1일 서울 명동 대성당에서 있었던 '천주교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이하 민화위)'의 설립 당시를 되새겨보면서 우리 개신교의 모습을 점검하며 생각을 다듬고 싶다. 당시 교구장이던 김수환 추기경이 집전한 민화위 설립 미사는 서울대교구,나아가 한국 천주교가 더 이상 북한을 '선교의 대상'이 아닌 '화해와 일치의 파트너'로 여긴다는 인식 전환의 출발점이었다.(조선일보 2005년 2월 25일)

한국 천주교는 이 민화위 설립을 계기로 대북 지원과 기도,민족 화해 교육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민화위 설립 이후 매주 화요일 오후 7시에 명동 성당에서 시작한 '민족화해 미사'는 지난해 말 5백회를 넘기며 지금도 계속 되고 있다. 통일 후 북한 지역 선교를 위한 평신도 지도자를 양성하는 '민족화해 학교'도 그간 1천명의 지도자를 양성했다. 민족화해를 위한 기도 운동을 통해 모아진 성금으로 밀가루,옥수수,의약품,의복,경운기 등을 지금도 정성을 다해 지원하고 있다. 지속적이면서도 조용하게 그들은 지원하고 있다. 북한 선교는 아직도 '밭갈이 단계'에 있다고 본다. 더 많은 기도가 필요하다. 모든 것이 최고 권력자 중심의 사고틀에서 움직이고 있는 북한 사회에서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은 굶주린 북녘 동포들에게 생명권을 지킬 수 있도록 먹을 것을 나누어주는 일이다.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나누는 실천은 인간적인 계산을 뛰어넘어서야 한다. 남한의 교회가 북한 선교에 임하는 자세는 정복적이거나 경쟁적이거나 자극적인 태도가 아닌 주님의 사랑과 포용의 선교 전략이어야 한다. '비둘기 같이 순결하되 뱀 같이 지혜롭게'라는 주님의 가르침을 마음판에 새겨야 한다. 주님의 기도가 더욱 새롭게 다가오는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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