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 보다는 성경말씀으로 대가가 되어야죠~

[ 교계 ] 국제 서법연맹 세계대회 최우수상 박재현집사. 무료 성경서예 지도 후학양성에 구슬땀

안홍철 기자 hcahn@kidokongbo.com
2005년 12월 06일(화) 00:00
   
감신대에서 열린 전시회에서 박재현집사와 묵상원 회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 경건회를 시작하기에 앞서 포즈를 잡았다. 사진/장창일 기자
"글만 잘 쓰는 것에는 생명력이 없습니다. 글을 깊이 묵상하고 이를 소화시킨 뒤에 써야만 제대로된 글을 쓸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독실한 크리스천인 서예가 박재현집사(주님의교회)는 금강경과 같은 불경을 쓰는 대신 성경만을 서예의 소재로 삼고 있다. 자신이 묵상하고 소화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재료이기 때문. 이것이 바로 '말씀 서예가 박재현'의 진명목이다.

중국 정부가 여는 국제 서법연맹 세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이 바닥(?)에서는 실력을 인정받은 서예의 대가, 박재현집사는 세상적인 명성을 잠시 내려 놓고 자신만의 독특한 영역인 말씀 서예를 전파하기 위해 후학을 양성하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다.

박 집사가 처음으로 사제의 연을 맺은 이들은 감리교신학대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모여 만든 묵상원의 회원들. 2004년 3월 처음 만난 이후 이들과 성경을 묵상하고 묵상한 것을 글로 써 내려가는 일을 쉬지 않고 있다. 그리고 그간의 노작들을 모아 강남구민회관에서 전시회를 연 것이 지난 11월 17일이다.

'요한복음전'을 주제로 진행한 전시회에는 감신대 묵상원 외에도 대치동교회, 주님의교회, 양평지역 목회자, 초등학생 등 6개 그룹의 제자들이 참여했다. 1주일에 한 차례씩 만나서 이토록 수려한 한글 서예를 써냈다는 게 믿겨지지 않을 정도이지만 박재현집사는 "누구라도 이렇게 글을 쓸 수 있다"고 단언한다. 그러나 박 집사는 어김없이 '말씀묵상'이 전제되었을 때에만 가능한 일이라는 점을 재확인한다.

서예보다도 말씀묵상을 강조하는 그의 신앙 원칙은 언제든 공평하게 적용된다. 심지어 그는 묵상노트 작성과 성경암송을 게을리 한 제자의 이름은 가차없이 전시회 팜플렛에서 빼 버렸다. 바로 선 신앙을 지나칠 정도로 강조하는 그의 곧은 성품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강남구민회관에서의 전시회가 끝난 뒤 말씀서예전은 11월 22일 감신대 백주년기념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날 박재현집사와 묵상회 회원들은 그간의 추억들을 나누기에 여념이 없었다. 회장 김은정 씨는 "선생님께 30번 정도 지도를 받아 요한복음을 다 쓰게 된 것이 무척 감격스럽다"면서, "말씀을 붓으로 쓰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알게됐고 그동안 묵상했던 말씀들이 마음에 새겨졌다"고 고백했다.

이에 대해 박재현집사는 "글의 값어치는 글의 내용을 자신의 삶으로 살아내는 것"이라고 말하고, "성경말씀을 위해 서예가 존재하는 것인 만큼 글을 쓰는 사람들이 말씀이 중심이 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답했다.

박재현집사는 새로운 꿈을 키워가고 있다. 창세기부터 요한게시록까지 성경 전체를 서예로 써 내는 것이 그의 목표. 이를 위해 박 집사는 한푼 사례비도 받지 않고 앞으로도 제자들을 양성하겠다는 다짐을 재확인한다. 그리고 그는 이렇게 양성한 제자들과 이들을 통해 전국으로 확산될 말씀서예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성경국전을 열고 싶다는 희망을 전한다.

서예의 대가, 박재현집사와 각처에서 그의 지도에 따라 말씀을 묵상하고 글을 쓰는 제자들이 만들어 갈 그 꿈에 기대를 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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