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소망이 되는 교회의 사명

[ 논설위원 칼럼 ] 논설위원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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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1월 30일(수) 00:00
   
임성빈/장신대 교수, 문화선교연구원 원장
임성빈
장신대 교수
문화선교연구원 원장

현재 한국교회는 그 사회적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하여 있다. 이것은 오늘의 한국교회가 교회다운 교회가 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제 우리는 한국교회가 이 사회의 소망이 되기 위하여 감당하여야 할 역할을 찾아 실천하여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먼저 세상의 소망이 되기 위하여 한국교회는 이 사회를 통합할 수 있는 윤리가치관을 제공할 사명이 있다. 한국사회는 현재 포스트 모더니즘적 상대주의,소비문화에서 파생하는 물질주의와 함께 무교,불교,유교,도교,자본주의,사회주의 등의 가치관들이 서로 경쟁하는 다원적인 사회이다. 이러한 다원적 사회를 통합할 수 있는 가치관은 기존의 가치관들을 모두 상대화하면서 동시에 포괄할 수 있는 초월적인 근원을 요청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하나님의 초월성을 탁월하게 강조하는 기독교는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으며 또한 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사회통합적인 윤리가치관을 제공하기 위해서라도 한국교회는 더욱 교회다운 교회가 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기독교가 주장하는 윤리가치관,즉 '하나님 나라'의 윤리는 무엇인가? 성서는 하나님 나라의 윤리적 가치관에 대하여 많은 증언을 하고 있지만,그중 '하나님 사랑,이웃 사랑'과 '작은 자와 함께 하는 삶'이 가장 대표적인 것들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기독교적인 정체성과 사회적인 책무를 다하는 것이 결코 배타적인 것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다.

두 번째로 한국교회는 '기독교 문화 형성의 사명'을 감당하여야 한다. 문화는 한국교회가 세상의 소망이 되는 사명을 감당함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하나님 나라의 가치관은 곧 문화를 통하여 한국사회로 매개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오늘의 한국교회는 한국문화에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러한 지적은 아직도 많은 한국인들이 한국교회를 한국의 종교로서 보다는 서양종교로서 이해하려는 경향이 농후하다는 것으로 뒷받침된다. 이러한 양상은 80년대 이후에 더욱 본격적으로 대두되기 시작한 민족주의적 정서와 문화를 강조하는 사회적 추세에서 기독교를 주변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전통문화와의 관계 설정이 그러하였듯이 한국교회는 대중문화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통문화가 어제의 우리 선조들이 신앙을 해석하고 실천하는 데에 영향을 끼쳤다면,대중문화는 오늘의 사람들이 신앙을 해석하고 살아가는 데에 점차로 큰 변수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제 한국교회는 문화에 대하여 매우 적극적인 대응자세를 갖추어야 한다.

세 번째로 한국교회는 '세대갈등 극복의 사명'을 이루어야 한다. 오늘날 기성세대와 새로운 세대간의 이질감은 세대간의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세대간의 갈등의 원인은 상대에 대한 몰이해와 적대감이다. 이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먼저 서로를 향한 이해의 폭을 넓히기 위한 열린 마음이 선행되어야 한다. 기성세대는 신세대들의 삶의 발생적 뿌리가 자신들의 물신주의와 성장주의 그리고 경건과 절제를 상실한 과소비에 있었음을 겸허히 반성하여야 한다. 나아가 보다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태도로 새로운 세대를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세대를 본받지 아니함"에는 익숙한 기성세대들이지만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음"(롬 12:2)에는 익숙하지 못한 자신들임을 직시하여야 한다.

동시에 새로운 세대들은 무엇보다도 먼저 기성세대들의 자신들을 위한 역사적 희생과 노고를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마음의 변화를 받음"에는 익숙한 자신들이지만,그 정도가 지나쳐서 "이 세대를 본받음"에 까지 이르고 마는 자신들임도 직시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두 세대는 서로가 서로에게 배워야 한다. 서로에게 배운다는 것은 서로를 통하여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섭리와 구속의 은총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함을 뜻한다. 결국 두 세대 모두 한 공동체로서 서로 협력하고 합심하여 선을 이룰 상대임을 자각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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