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교회 신뢰로 봉수교회 '신축'

[ 교계 ] 봄부터 본격적인 공사 시작, 전국 교회 동참 절실

김훈 기자 hkim@kidokongbo.com
2005년 11월 23일(수) 00:00
【평양 취재】글ㆍ사진 김 훈 편집국장

본교단 남선교회전국연합회(회장:홍희천)와 북한 조선그리스도교연맹(위원장:강영섭)은 북한의 상징적인 기독교회인 평양 봉수교회를 새롭게 건축하기로 합의했다. 당초 북측은 봉수교회가 북한 정권 수립 이후 세워진 최초의 교회라는 상징성을 내세워 신축이 아닌 부분 보수공사쪽에 무게 중심을 두고 리모델링을 추진하려 했으나 우리측과의 수차례에 걸친 협의 과정에서 현 예배당을 헐고 다시 짓자는 우리쪽의 끈질긴 요구를 받아들였다.

   
순안 가정예배 처소에서 북한 주민들이 특송하는 모습.
지난 봄부터 평양을 수 차례 방북해 합의를 이끌어 낸 김용덕장로(사단법인 기쁜소식 이사장)는 북측의 강한 반대로 거의 무산될 뻔한 봉수교회를 신축하기까지의 숨은 비화를 누구보다 생생하게 증언할 수 있는 인물. 그러나 김 장로는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평양을 방문한 본교단 총회장 안영로목사 등 방북단과 함께 전일정을 동행 취재한 기자에게까지 극도로 말을 아꼈다.

   
평양 봉수교회 신축 감사예배 후 공사 시작을 알리는 테이프 절단식.
김 장로는 "봉수교회 건축을 합의하는 과정에서 북측이 도저히 포기할 수 없는 문제에 봉착하게 되자 더이상 합의 도출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우리측 조건만을 제시한 채 평양을 떠났었다"고 말하고 "그러나 어느날 갑자기 다시 방북할 것을 요청해 와 서둘러 가보니 이미 봉수교회를 모두 철거한 뒤였다"고 증언했다. 그는 말을 극도로 아끼면서도 "봉수교회를 헐고 다시 짓는 문제가 조그련의 자체 결정만으로는 되지않는 중대한 문제였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의 말 한마디로 북한 체제를 다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봉수교회 신축의 의미가 훨씬 무겁게 다가온 게 사실이다.

   
본교단 안영로총회장이 평양신학원을 방문, 강영섭위원장(左)과 환담하고 있다.
평양에 체류하고 있는 동안 북측의 인사들은 모든 신경을 오직 봉수교회 조기 완공에 쏟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다양한 화제가 양측간에 오고갈 때도 마지막 결론은 오직 봉수교회의 성공적인 신축으로 모아졌다. 북측이 봉수교회 건축문제를 본교단에 맡긴 것은 그간 양측간에 쌓아온 신뢰관계를 묵시적으로 말해준다 할 수 있다. 그동안 다양한 통로와 정보를 동원해 이 문제를 타진해 온 조그련측으로서는 확실하게 신뢰할만한 협상 창구로 본교단을 선택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조그련측은 중국 연길교회 건축과정에 주목했던 것으로 보인다. 본교단은 이미 제1온실과 평양신학원, 제2온실과 평양제일기도처소 등의 건축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바 있다. 그러나 봉수교회 건축은 별개의 사안으로 훨씬 치밀한 사전조사가 이뤄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길교회 건축과정에 깊히 관여했던 김용덕장로는 "사전에 조그련과 신뢰관계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조그련측이 연길교회 건축과정에 대한 사전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역할이 부각됐고 본교단과 남선교회전국연합회에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게 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제 봉수교회 신축은 현실적인 문제로 다가오게 됐다. 협상과정의 험로를 "첫 삽을 뜰 때까지는 모든 것이 불확실하다"는 말로 대신하고 말을 아끼던 남선교회 실무자들은 평양 현장에서 본교단 방북단과 조그련이 함께한 지난 10일의 신축 기공감사예배 후에야 비로소 한숨을 돌리는 표정이 역력했다.

진짜 가짜 논쟁과는 상관없이 북한이 그들 체제 하에 세운 첫번째 교회인 봉수교회를 그들 스스로 허물고 다시 지어야겠다고 결정한 것만해도 일대 사건이 아닐 수 없다. 문제는 이 공사를 맡게된 본교단과 남선교회가 어떻게 40억원이나 되는 건축헌금을 모금하고 정해진 공기안에 아름다운 예배당을 건축하느냐에 달려있다.

시공을 담당한 강상용장로(엘리트공영 대표)는 이미 철근 등 수억원 상당의 건축 자재가 현지에 도착돼 기초공사가 시작된 상태라고 전하고 모금이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혹한기를 피해 명년 봄부터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되면 90회기 안에 모든 건축 공사를 마칠 수 있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남선교회전국연합회 회장 홍희천장로는 우선 전국의 남선교회 회원들부터 벽돌 한장 쌓는 마음으로 1만원 이상 빠짐없이 헌금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했다. "대형 교회들이 큰 금액의 헌금을 감당해 주는 것도 감사하겠지만 우선은 북한 선교를 위한 기도와 땀의 동참을 의미해 작은 물방울이 큰 바다를 이루는 기적을 이뤄나가게 되기를 기대한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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