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의료 선교의 전진기지 꿈꾼다"

[ 교계 ] 병원 현장 24시<4> 한동대학교 선린병원

김보현 기자 bhkim@kidokongbo.com
2005년 11월 16일(수) 00:00

성경에 나오는 '선한 이웃'은 여행 길에 발견한 강도 만난 자를 돌보아주고 간호를 받을 수 있는 곳까지 인도해주었던 사마리아인이었다. 포항지역에 세워져 어려운 이웃들을 꾸준히 섬겨 온 한동대학교 선린병원(설립자:김종원 원장:이건오)은 '선한 사마리아인'의 본을 따라 병들어 신음하는 지역 주민들은 물론이고, 복음을 모르는 지역과 전세계에 인술과 복음을 전해 온 '참된 이웃'로 함께 해 온 지 반 세기가 넘어섰다.

최근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전국 2백72개 종합병원급 이상 병원들의 진료기록을 바탕으로 심장질환 치료 실태를 조사해 발표한 명단이 국내 처음으로 공개됐는데 선린병원은 '진료 과정'과 '진료 결과'가 모두 우수한 진료 기관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그러나 이러한 평가도 지난 52년 간 거듭되는 발전과 함께 적지 않은 어려움을 동시에 겪어야 했던 병원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21세기에 들어 비약적 발전을 기록하기 시작한 2003년도의 기록이라는 점에서 최근까지 진행되고 있는 선린 병원의 업적과 열매들을 충분히 반영하기에는 부족함이 많다고 할 수 있다.

동 병원이 문을 열던 당시는 한국전쟁이 막바지에 달하고 휴전이 임박한 때였기에 포항 시내 거리는 폐허 속을 헤매는 전쟁 고아들로 넘쳐나고 있었다. 일찌기 한국 전쟁이 발발되자 청진기와 의사 면허만을 들고 월남, 이미 대구 동산병원에서 수많은 어린이들에게 인술을 베풀었던 소아과 전문의 김종원장로(92세, 포항북부교회)는 포항에 정착해 1953년 6월 문을 연 '미해병 기념 소아진료소' 무료 진료 사업에 기꺼이 동참하게 됐다.

미 해병대 군목실과 대구 동산병원장 황용운박사의 후원과 세계 전쟁 고아들의 아버지라 할 수 있는 선명회(현 월드비전) 회장 피어슨 박사의 재정적 후원으로 시작된 무료 진료 사업은 고아들의 무료 진료뿐 아니라 전쟁 중에 남편을 잃은 임산부들의 조산도 무료로 시행했다.

김 원장과 조무사를 겸한 간호사, 전도부인, 관리인 등 네 사람으로 출발한 무료진료소 사업은 '포항선린의원'(1960)과 '포항선린병원'(1962)을 거쳐 1977년 현재의 위치로 이전한 뒤 2년 뒤인 1979년에는 종합병원으로서의 면모를 발전하게 됐다. 80년대에 들어서게 되면서 포항간호전문대학을 인수, 학교법인 선린학원이 설립됐고, 병원도 증축을 거듭하며 병상을 늘려갔을 뿐 아니라 지난 97년 6월에는 병원을 기독교 정신에 따라 국제적인 인재들을 양성해 온 한동대학교에 기증, 재단을 통합하고 명칭도 '한동대학교 선린병원'으로 거듭나게 됐다.

이러한 외형적 변화와 성장과 함께 제2대 이종학원장 취임에 이어 견일수 배효근원장, 지난 2002년에는 제5대 이건오 원장이 취임하면서 병원은 의약분업으로 인한 의료계의 진통 중에 겪었던 어려움들을 극복하고 본격적인 변화와 도약을 이룩하게 됐다.

반세기의 역사 만에 병원의 새로운 책임자로 부임한 이건오원장은 장기려박사의 제자로서 병원에 부임한 이후 병원의 건물에 대한 리모델링과 함께 분규와 경영난 등으로 낮아진 병원 식구들의 자존감을 회복시키고 신앙으로 무장시켜 나가는 일을 통해 병원의 경영까지 획기적으로 개선해 나갔다.

'하나님은 고치시고 우리는 치료한다' '가족처럼 소중하게'라는 병원의 구호는 직원들의 마음을 새롭게 바꾸어 주었고, '나눔'의 정신 아래 외형적 변화도 추진되었다. 우선 병원을 환자들만이 찾는 곳이 아니라 지역 주민들에게 개방된 공간으로 만들어 가기 위해 병원 담장을 허물어 분수가 있는 공원을 만들고, 1층에는 채플과 함께 카페 꽃집 강당 등 주민들을 위한 문화 공간이 마련되었다.

또한 1층에 위치했던 외래진료소는 2층으로 자리를 옮기고 환자 위주의 진료 체계를 구성, 내부 공간의 재배치도 이뤄졌다. 또한 지난 2003년에는 병원 9, 10층에 첨단의 진료 체제를 갖춘 한방 병원이 설립돼 포항 시내에서는 처음으로 양한방 협진 체제를 도입한 것 역시 새로운 변화 중의 하나다. 이러한 변화는 인근의 병원들과의 나눔으로까지 이어져 심혈관센터에서 새로 도입한 혈관영화촬영기와 같은 최첨단 의료 장비를 지역 병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 역시 '나눔'의 단적인 예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새로워진 병원이 나누고 싶어하는 것은 의료선교를 통한 복음이었다. 선린병원의 비전은 한 마디로 '세계의료선교의 전진 기지'라고 할 수 있다. 선교 기지 병원에 대해 이 원장은 "긴급 재난에 대한 의료 구호 기능, 기독의료선교사의 양성과 파송, 해외 의료선교, 해외 선교사들의 의료 지원"등으로 설명한다.

이러한 일들을 위해 동 병원은 지역 교회들의 기도와 물질의 후원자로 초청하는 한편 모든 직원들을 단기 선교 사역자로 파송, 선교 현장에 대한 경험을 교육과 훈련을 실시하고 있는데 지난 여름 이후만도 팔레스타인과 몽골 타지키스탄 캄보디아 피지 중국 말레이시아 등의 병원과 교회를 방문, 의료 봉사 선교사역을 펼치고 돌아왔으며, 이제 5기 생을 모집한 경북의료선교훈련원을 통해서도 언어, 성경 완독, 전인 치유 등의 과목 등을 이수케 함으로써 의료 전문인들의 선교 헌신의 기회를 준비시키고 있다.

또한 기독 의료진 양성이라는 비전을 가지고, 한동대학교 내에 의료선교대학원 설립도 준비하고 있으며, 아프간과 이라크와 같이 의료 지원이 필요한 곳에는 국내 의료기관으로서는 최초로 의료진을 파송, 의료 봉사활동을 전개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뤄진 일이다.

자그마한 무료 진료소로 출발해 오늘날 가동병상만 6백 병상에 90명 전문의(한방 포함) 등 폭넓은 의료진과 첨단 장비를 갖춘 종합 병원으로 성장을 거듭해 온 선린병원. 어린이와 전쟁 중에 홀로된 산모들을 돌보던 정성은 지구촌 곳곳에서 고난 당하는 이웃들을 찾아 고스란히 이어져 가고 있고, 육신의 병을 어루만지던 헌신적 의료인의 사랑과 정성은 영적으로, 사회적으로 건강한 '전인 치유'라는 목표 아래 신앙과 의술로 무장한 원장을 중심으로 한 기독 의료진과 원목실(원목실장:박종상) 직원선교회(회장:최강주)의 협력 속에 더 풍성한 열매를 맺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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