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물고 다시 짓자" 합의 급선회

[ 교단 ] 북한의 첫 공식교회 '평양 봉수교회' 수차례 의견 조율 끝에 신축 결론

김훈 기자 hkim@kidokongbo.com
2005년 11월 16일(수) 00:00
【평양 취재】글ㆍ사진 김 훈 편집국장

   
평양 봉수교회 신축 기공 현장에 함께한 본교단과 북 조그련 관계자들.
평양시내를 끼고 흐르는 젖줄인 대동강과 또 하나의 물줄기인 보통강. 북한이 자랑하는 서해안 남포의 서해갑문 건설 이후 강물의 수위가 일정해 거의 호수를 방불케 하는 잔잔한 보통강 강변 만경대구역 건국동 언덕에서 지난 10일 오전 11시 50분에 하나님의 교회를 건축하기 위한 역사적인 기공예배가 있었다.

이곳은 지난 88년 북한 체제 속에서 첫번째로 세워진 공식 기독교 교회인 봉수교회가 17년간 세워져 있던 그 현장. 북한 당국이 허용하는 유일한 기독교 단체인 조선그리스도교연맹(위원장: 강영섭)은 그들 체제 속에 아직도 살아있다고 선전하는 김일성주석이 건립한 봉수교회를 헐고 새로운 교회를 짓겠다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봉수교회 건축 문제는 당초 예배당 내부를 리모델링하는 문제가 논의돼 실무자들간에 구체적인 협의에 들어갔으나 논의 과정에서 합의 당사자인 본교단 남선교회 관계자들이 새로운 건축 문제를 제시해 수차례 고비를 맞는 등의 의견 조율 끝에 재건축으로 결론이 났다.

이 과정에서 조그련측은 봉수교회가 과거 김일성주석의 허가 아래 지난 88년에 세워진 첫 공식 교회라는 상징성과 그들 체제 속에서 이런 상징적 건물을 허무는 일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에서 조금도 물러서지 않아 자칫 합의가 무산될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과거 중국 연길교회 건축을 담당했던 김용덕장로(기쁜소식 이사장)등 실무자의 사례를 자체적으로 연구 조사하는 과정에서 신뢰를 갖고 건축 공사를 본교단 남선교회전국연합회에 맡기는 합의에 도달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제일기도처소에서 기도하는 안영로총회장과 본교단 방북단 일행.
올해 7~9월에 4차례나 방북해 조그련측과의 합의를 이끌어낸 실무자에 따르면 "봉수교회를 허물고 재건축하자고 우리측에서 제의는 했지만 정말 조그련측이 봉수교회를 허물 수 있을까 하는 문제는 확신할 수 없었다"고 밝히고 "교계에 떠도는 구구한 소문 속에서도 정말 기공식 예배를 드리는 순간까지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황이어서 모든 일을 비밀리에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그간의 고충을 털어놨다.

이날 기공예배에 참석한 안영로 총회장을 비롯한 총회 임원과 남선교회 관계자 등 13명의 본교단 방북단은 평양 봉수교회 신축의 증인이 되었다. 이제는 양측이 합의한 공사비 40억원의 모금 방안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기공식에 참석한 홍희천장로(남선전련 회장)는 우선 본교단의 50만 남선교회 회원을 대상으로 1만원 건축헌금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히고 북한 선교를 위해 기도해 온 교회와 성도들의 뜻있는 참여를 당부했다.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