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하는 선교

[ 논단 ] 주간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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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1월 08일(화) 00:00
   
박창빈/목사ㆍ한아봉사회 사무총장
박창빈
목사ㆍ한아봉사회 사무총장

많은 교단으로 갈라져 있는 한국 교회는 경쟁적이라고 할 만큼 해외선교에 과열 현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통계를 보면 한국 교회가 해외에 파송한 선교사는 1만3천 명에 이르고 우리 교단도 8백 명에 이르는 선교사를 세계 각지에 파송하고 있다.

"땅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라"는 주님의 명에 따라 80년대에 급성장한 한국 교회는 교세 확장에 따른 막강한 힘을 해외로 뻗어 아프리카,중국,인도,러시아,중동,동남아시아,일본,남미 여러 나라 등 세계 각처로 선교사를 보내기 시작했다. 교단별,개교회별 대형 교회와 중소교회의 해외 선교에 대한 열정은 교회마다 선교사 파송으로 불이 붙어 지금은 미국 교회 다음으로 큰 세계 선교국이 된 것이다. 이렇게 앞다투어 한국 교회가 선교사를 파송한 일은 양적으로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선교 현장에 대한 충분한 사전 조사와 치밀한 준비 부족으로 야기된 것으로 부정적인 측면이 없지 않다.

이에 대한 성찰과 깊은 반성 속에 선교 현장의 정치,경제,사회,문화,토착 신앙 등의 모든 측면을 고려한 통전적 선교 방식이 등장하게 되었다. 이것이 바로 '디아코니아 선교',즉 나눔과 섬김으로 신앙공동체를 일구는 일이다. 주님이 선포하신 하나님 나라의 생명과 평화는 나눔과 섬김의 길이 아니고는 바르게 열리지 않는다. 19세기 서구 열강들이 앞다투어 기독교를 앞세우고 식민지 확장을 하였지만 20세기로 접어 들면서 서양 기독교에 대한 반발로 여러 나라들이 공산주의나 이슬람권으로 바뀐 역사에서도 깨달음이 있어야 한다.

1992년 11월에 설립한 한아봉사회는 창립부터 지금까지 줄곧 인도차이나의 사회주의 국가들인 베트남,캄보디아,라오스,미얀마에 초점을 맞추고 교육,사회 사업,보건,마을 개발,현지 교회와의 연합 활동에 주력하면서 통전적인 선교 방식의 모델로서 '함께하는 선교'를 전개하고 있다. '함께하는 선교'는 '뜻을 모은 여러 한국 교회와 지역 현장이 함께 한다'는 뜻으로 지금까지 우리 교단내 3백여 중소형 교회들의 선교 열망을 묶어서 인도차이나 네 나라에 파송된 훈련받은 전문 선교사 네 분을 코디네이터로 하여 선교 현장에 연결함을 말한다. 이러한 유기체적인 연합 속에 펼쳐가는 '나눔과 섬김'의 선교 활동은 가난과 질병 속에 고통 받고 있는 아시아 형제들에게 생명과 평화와 삶을 체험하게 하여 죽어있던 소망을 살리는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일례로 캄보디아 선교 현장에서 나타난 변화는 무조건적인 나눔과 섬김을 통해 드러나는 성령의 역사라고 하겠다. 잔혹한 크메르 정권 밑에서 글 읽는 사람들은 무조건 죽임을 당했음에도 어둠이 지나가자 주민들은 글을 읽고 싶어했다. 주민들의 간절한 요청으로 시작한 문맹퇴치교실에서 자기 글을 읽을 수 있게 된 주민들은 교육 과정을 끝낸 수료생에게 선물로 주어진 캄보디아어 성경책을 읽고 크게 감동을 받아 스스로 세례받기를 요청하였다. 마침내 지난해 12월, 27명의 세례자가 메콩강에서 그리스도인으로 태어나는 세례를 받았다. 이런 사건은 앞으로도 계속 일어나리라 확신한다. 베트남에서는 오랜 기간의 나눔과 섬김에 감동한 공산당원 관리가 "공산당원도 기독교인이 될 수 있느냐?"고 선교사에게 조용히 묻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주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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