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터가 가장 좋은 선교 현장"

[ 교계 ] <달리는 평신도> 예인치과 원장 손영익 집사

김보현 기자 bhkim@kidokongbo.com
2005년 10월 26일(수) 00:00

   
치과 전문의로서의 바쁜 일상 속에서도 손 원장은 선교 사명을 감당하기 위한 노력과 관심을 언제나 첫번째로 삼고 있다.
오늘날의 삶은 분명 과거에 비해 물질적 풍요 속에 지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반면에 많은 변화 속에 과거에는 흔하고 또 가볍게 여겨지던 것들이 더없이 귀하게 바뀌어 버린 것 또한 적지 않다.이것은 아마도 우리가 이웃을 위해 하나님을 위한 나눔과 드림의 삶 속에서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주님 앞에 드리고, 이웃들과 나누기 힘들어지고, 또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 중의 하나가 시간을 드림이 아닐까. 중요한 일들보다는 시급한 요구들에 길들여지다 보면 남다른 정성과 관심 없이는, 시간이야말로 가장 바치기 힘든 '드림 중의 드림'일 것이다.

관악구 신림동에 위치한 예인치과. 일주일에 한 번 병원 식구들이 함께 하는 예배로 한 주간의 진료 업무가 시작되면 넓은 병실과 수술실, 상담실에서 빈 공간과 여유 시간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일찌기 강단에서 후학을 양성하거나 연구실에서 연구에 매진해 보고자 했던 희망과는 달리 하나님께서 개업의의 길을 걷게 하셔서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규모있는 병원을 이끌고 있는 손영익집사(주님의교회) 또한 바쁘고 분주한 일들로 따지면 누구에게 뒤지지 않을 것이다.

환자들과 씨름하는 시간 이외에도 요청받는 강의와 연구 활동, 그리고 주일이며 새롭게 맞게된 선교 훈련 프로그램까지 정말이지 하루 24시간은 물론, 한 주일이 짧게만 느껴지는 생활.

그런데 이런 손 원장에게 언제부터인가 매주 주일이 하나님께 예배하는 안식일인 것 처럼, 목요일 또한 따로 떼어 놓은 날이 되었다. 매주 목요일 일과를 마치고 손 원장이 가는 곳은 청담역 인근에 위치한 치과의료선교회 같은 장소이지만 매주 가는 이유는 조금씩 다르다.

매월 첫째주에는 선교회 실행위원들의 모임이 열리기 때문이고, 둘째주에는 현지에서 사역 중인 선교사들과 일대일로 맺어져 있는 MC(Mission Coordinator)의 중보기도모임으로 선교 현장의 소식과 기도제목들을 교환하고 함께 기도하는 중요한 모임이다. 셋째주에는 국내외에서 이뤄지는 DENT(Dental Encouragement with Network-Teaching)사역을 위한 모임으로 이 사역이야말로 선교 현지에서 전문 인력을 양성한다는 일차적인 목표와 함께 선교 현지에서 현지 정부나 단체 그리고 대학 등의 신임과 협력을 이끌어내는 중요한 통로가 되고 있다. 이와 함께 마지막 주 목요일에는 선교회원 전체가 참여해 갖는 월례 기도모임을 갖는다.

고등학교 때 처음 교회를 출석하게 된 이후 엄한 부친의 반대로 적지 않은 어려움도 있었지만 오히려 꾸준한 믿음 생활을 인정한 부친이 나서 사제지간이었던 김연수장로(관악중앙교회 시무)에게 '예수에 미친 아들"을 중매해 모범적인 기독의료인 가정과 한 식구가 되어 믿음의 가정을 꾸리게 됐다.

개척교회에서 시작한 신앙생활로 학생 시절은 물론이고 총각 집사로서 열심을 아끼지 않았던 그에게도 선교, 특별히 해외 의료선교를 사명으로 깨닫게 되기에는 남다른 경험이 필요했다.

95년 치과의료선교회가 동말레이시아에서 사역을 계획할 때에도 손 집사는 '진료 활동에 대한 지원'만을 약속하고 동행을 약속했다. 그런데 힘들게 동참한 선교 여행이 '구레뇨 시몬의 십자가'와 같은 특별한 은혜의 기회가 되었다. 하나님께서는 선교지로 가는 비행기를 '공중의 기도원'으로 만들어 주셨고, 비행 시간 내내 기도는 계속되었다.

그렇게 기도로 시작된 선교 여행에서 진료 활동도 계획대로 진행되었을 뿐 아니라, 하나님의 선교를 위한 특별한 계획도 이뤄져 지역의 박수 무당이 성령님의 역사하심으로 손집사의 기도 앞에 꿇어 엎드려지는 역사가 일어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놀라운 경험으로 정작 크게 변한 것은 손 집사 본인이었다고 고백한다. 병원도 선교를 위한 틈을 얻기 위해 공동원장 형태로 전환하는가 하면, 선교회에서는 총무를 맡아 수년간 같은 처지의 분주한 의료인들을 도우면서 선교회 살림을 이끌기도 했다. 지금도 매년 해외에서 이뤄지는 선교 사역을 위해, 또 이를 위해 연중 진행되는 준비와, 현지 선교사를 기도로 후원하는 기도선교사로서 사명도 기쁨으로 감당하고 있다.

이제껏 해 온 일보다 앞으로 해야할 일이 많다고 고백하는 손 집사는 바램 속에는 교회 내에서 선교의 불씨를 키워가고, 타문화권 선교를 위한 후원을 강화하는 일들도 자녀나 가족들의 구원을 위한 기도 만큼이나 늘 빼놓지 않는 기도의 제목이다.

신앙 생활과 사회 생활의 괴리가 점점 커져가는 현실에서 일터를 자연스런 믿음의 공동체요, 선교의 전진기지로 온유함 속에 섬기고 있는 손영익집사의 사역은 우리의 선교 현장이 결코 먼 곳에 있는 것만이 아님을 보여주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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