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트리나'훈풍

[ 데스크창 ] 데스크창

김훈 기자 hkim@kidokongbo.com
2005년 09월 13일(화) 00:00
지난 주 우리 정부가 허리케인 카트리나 피해에 대한 대미 구호자금으로 3천만 달러를 지원하겠다는 발표를 하고 난 후 미국 언론들이 연일 한국의 지원 사례를 앞 다투어 보도하고 있다. "뉴올리언스에서 한국군을 보고싶다"던 미국의 네티즌들도 온라인상에 뜨거운 감사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미국인들은 최근들어 북한 핵문제 등으로 한미 관계가 냉각된 시점에서 한국 정부의 이같은 대규모 지원 결정에 상당히 고무된 듯하다. 미국의 네티즌들은 "진정한 우호관계가 무엇인지 잘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라며 인터넷 상에 한국인들의 온정에 대한 감사의 글을 올리는 일에 열을 올리고 있다.

얼마 전 미국 LA에서 한인 목회를 하고 있는 한 지인은 본보에 직접 전화를 걸어 미국인들의 피부에 와 닿을 정도로 달라진 대한관(對韓觀)에 대해 전해 주었다. 그는 미국에 대한 외국의 지원 사례 보도에서 한국은 거의 매일 빼놓지 않는 단골 국가 명단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세계 11위권의 경제력을 갖고 있는 한국의 지원액이 쿠웨이트 등 중동의 석유 부국에 이어 세계 4위를 차지할 정도로 액수가 큰것에 미국이 놀랐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적재적소에 꼭 필요한 것을 지원한 것이 더 큰 효과를 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한국이 뉴올리언즈 지역에 지원하기로 한 여러 물품 중에 1회용 기저귀가 현지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현지 구호 담당자가 CNN 인터뷰에서 "(한국의 기저귀 지원이) 매우 인간적인 원조로 기억해야 할 중요한 것들 중의 하나" 라고 말했다면서 수해 현장에서 주요 '약탈품'이 기저귀였던 점을 상기시켜 주기도 했다.

본교단 사회봉사부를 비롯한 주요 교단들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등 한국교회 연합기구들이 힘을 합해 대미 구호를 위한 모금운동을 전개하기로 한 것도 콧대 높은 미국인들의 가슴에 적지않은 파장을 일으켰을 것으로 생각한다.

작은 집이 큰 집을 돕는다는 게 물질만으로는 표시가 나지 않는 법이다. 한국인들의 마음을 연 사랑의 행렬이 풍전등화와 같던 한미 관계에 다시 훈풍이 불게 하는 요술을 부려준다면 그것은 반미 데모를 외치며 '양키 고홈'을 외치는 한국인들을 향해 배은망덕한 코리언이라며 거품을 물던 미국인들에게는 적잖은 충격으로 받아들여질 게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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