팅커벨을 잡아오는 숙제

[ 헬로티쳐 ] 장남기목사의 교육칼럼 '헬로 티쳐'(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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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08월 31일(수) 00:00
선생님이 초등학교 1학년짜리에게 숙제를 내주었다. 선생님이 요구한 숙제는 만화영화 '피터팬'에 나오는 요정인 팅커벨을 잡을 수 있는 덫(trap)을 만들어오는 것이었다. 상상 속에 등장하는 요정을 잡는 실물 덫을 만들어 가야하는 것이다.

숙제를 처음 본 한인 부모들의 반응은 "이게 무슨 학교숙제야?" "선생이 돌았나?" "아무리 미국이라지만 이건 너무하다." "아이가 제대로 영어를 이해한 것인가?" 등등이었다. 왜냐하면 평생에 이런 숙제는 자기 자신이 해본 적도 없고 들어본 적도 없기 때문이다.

필자가 알고 있는 그 아이는 결국 숙제를 해가질 못했다. 그러나 피터팬 만화영화를 보면 팅커벨은 어느 해적이 자신의 모자를 벗어서 낚아채서 잡고 만다. 이렇게 쉽게 잡히는 것을….

이런 경험을 적는 이유는 팅커벨을 잡는 덫을 만드는 문제를 푸는 것은 정답을 찾는 교육으로는 해결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팅커벨 요정을 잡는 덫을 만드는 것에는 정답이 없다. 필요한 것은 창조성(creativity)이다. 자신의 경험 안의 세계에 없는 것을 창조해 내기 위해선 창조성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창조성은 허황된 것이 아니다. 창조성은 친숙한 것과는 구별되는 새로운 것(novelty)이지만, 창조성이 필요했던 목적을 이루는 유효성(effectiveness)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처음에는 자기 자신에게만 필요했지만 곧 다른 사람들에게도 필요한 창의성이 된다. 이것이 바로 상호성(interaction)이다.

교회의 신앙교육에서 정답 찾지 않는 교육, 창의성이 발휘되는 교육이 되기 위해서 교회가 준비해야 할 것이 있다. 첫째는 신앙교육은 어린이들만을 위한 것이라는 신화를 버려야 한다. 연령에 상관없이 가르침과 배움은 창의성을 향해 열려있어야 한다. 둘째는 교육의 맘모니즘을 경계해야 한다. 교육의 질은 크기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셋째는 연령별로 나누어야 교육이 잘된다는 고정관념을 바꾸어야 한다.

이런 사고의 변화와 구조의 변화가 있게 되면, 창의성은 소수의 능력 있는 사람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신앙공동체 전체가 창의성을 공유한 공동체로 변화된다. 더욱 더 사람에게 관심을 두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 교육의 마지막 단계의 평가를 통해서 창의성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 결과물 보다는 오히려 과정을 기초로 창의성을 규정해야 한다.
창의성의 모습은 다양한 형태를 하고 있다. 단순히 머리가 좋다고 창의성이 뛰어난 것은 아니다. 지능은 창의성을 구성하는 여러 요소 중 하나일 뿐이다.

신앙의 세계에서도 창의성은 중요하다. 창의성을 통해 하나님의 세계,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 성령의 능력을 새롭게 경험할 수 있고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소유할 수 있다.

그 창의성은 21세기 신앙인이 소유해야 될 중요한 신앙덕목이 되어야 한다.

장남기 목사 <美 찬양마을장로교회 담임 designtimesp=300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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