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하늘 우러러

[ 데스크창 ] 데스크창

김훈 기자 hkim@kidokongbo.com
2005년 08월 16일(화) 00:00
일제의 강점으로부터 나라를 되찾은지 어언 60년이 흘렀다. 일제 36년을 청산하고 나라를 다시 찾은 날, 백두에서 한라까지 온 겨레가 거리로 뛰쳐나와 목이 터져라 외치는 만세 소리가 지축을 흔들고 감격과 환희는 하늘을 찔렀다.

그로부터 60년. 우리는 6ㆍ25동란의 폐허 위에서 자유민주주의의라는 나무를 심고 꽃 피워 이제는 든든히 뿌리를 내렸다. 군사독재의 어두운 그늘이 없지 않았지만 88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와 월드컵 4강의 꿈을 이루고 세계가 주목하는 고도 성장을 이룩했다. 1인당 국민총소득 67달러에서 1만4천1백62달러로, 맨주먹으로 일궈낸 한강의 기적은 한마디로 경이롭다.

그러나 우리 앞에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더미 처럼 쌓여 있다. 남북 분단의 아픔은 그 중에서도 가장 시급히 치유돼야 할 과제이다. 6자회담 결과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것은 북핵문제가 한반도의 평화와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사회 곳곳의 갈등과 대립의 치유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지역간 세대간 소득계층간 이념간 노사간 대립은 해가 갈수록 그 깊이를 더해가고 있다.

이번 광복 60주년을 기념하는 각종 행사에서 보수와 진보 단체가 벌인 충돌사태는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고질적인 대결구도의 한 단면이다.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확인하고 이를 계승 발전시키는 자리로 만들어야 할 이번 행사가 일부 진보단체에 의해 주도되고 남북 축구경기에서 태극기 조차 흔들 수 없게 만든 것은 실로 유감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남북 축전에 참가한 북측 대표단 일행이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 현충탑에 참배한 것에 대해 언론들은 일제히 '50년 걸린 묵념, 화해의 새 장'이라고 보도했다. 비록 10초 동안의 짧은 묵념으로 끝나긴 했으나 우리에겐 시사할 만한 점이 많다. 그 대가가 평양을 방문하는 우리에게 금수산기념궁전 등에 대한 참배 요구로 이어지지 않을까도 생각해야 한다.

시끌벅적한 정부 주도 행사에 비해 간소한 기념예배로 대신한 기독교 행사에서 민경배 서울장신대 총장은 "조선총독부 문서에 '조선 민족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는 유일한 집단은 기독교'라고 기록되어 있다"고 공개했다. 한국교회가 고통 받는 우리 민족에게 어떤 의미였는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60년 전 그날 하나님이 일제의 억압을 깨뜨리고 우리 민족에게 주신 선물은 분명 미래와 희망이었지만 60년이 지난 지금 한국교회가 그 선물을 우리 민족과 함께 나누고 있는지 8월 하늘 우러러 생각해 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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