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 일그러진 자화상들

[ 논설위원 칼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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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08월 10일(수) 00:00
김태선
충신교회 장로

많은 분들이 한국교회를 두고 걱정한다.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야지,이대로는 안된다는 위기론이 교회 안팎에서 나온지 오래다. 그럼에도 현실은 별로 나아지는 기색이 없다. 대형 교회의 분규가 그렇고,존경받던 목회자가 은퇴를 앞두고 정년 연장으로 인해 구설에 오르는 등, 교회 밖에서나 있을 법 한 사건들이 교회 안에서 버젓이 일어나고 있다.

올해는 광복 60주년을 맞는 해이기도 하지만 한국 기독교 전래 1백21년 째가 되는 정말 뜻깊은 해인 것이다. 지난해 우리 교단 총회는 '교회,세상의 소망'이란 주제로 자성을 다짐했다.

지금은 교회가 교회다운 교회로 새롭게 자리매김할 때이고,사회에 대한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해서 오직 교회에만 소망있음을 국민에게 각인시켜 줘야 하며,그러려면 총회 산하 모든 교회와 성도들이 삶의 자리에서 이를 실천하여 나라와 세계를 변화시켜 나가자고 한 것이다.

1884년 알렌 선교사에 의해 복음이 전파된 이래 암흑 속에 살던 우리에게 하나님께선 엄청난 복음을 주셨고 이 땅에 믿는 백성을 무수히 일으켜 세워주셨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성경을 찍어내고 보급하는 나라, 세계에서 두 번째로 선교 많이 하는 나라가 되게 하셨다. 뿐만 아니라 6.25 한국전쟁 폐허 위에 가장 짧은 기간,가장 빠른 경제성장을 이룩하여 전세계가 부러워하는 열 한번째 경제대국이 된것이다.

선교 1백주년을 기념하던 1984년에는 공식적으로 남한 인구 4천만 가운데 4분의 1인 1천만 명이 그리스도인이라는 사실이 선포되었고 한때 폭발적인 성장세로 한국교회가 전세계의 이목을 끈 적도 있었다.

오늘 한국교회는 그러한 성장을 멈추고 치유하기 어려운 병까지 앓고 있는 것이다. 교계의 원로들과 신학자들,그리고 많은 목회자들이 개탄하며 현실 인식과 문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지만 본질적인 개혁이나 문제의 핵심에는 대다수 교회와 목회자들,그리고 교인들은 별로 관심을 보이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신앙의 본질 자체가 왜곡되어진 것이 아닌가 심히 걱정된다. 주일 낮과 저녁,교회에서 행해지고 있는 예배가 진정 말씀대로 드려지고 있는가,설교는 진리인 하나님의 말씀이 제대로 운반되고 있는가,교인들이 드리는 예배와 그들의 엿새 동안의 삶은 같은 연장선상에 있는가,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의 겉과 속이 갈등없이 신앙을 유지하는가, 실로 많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며 털어놓는 하소연인 것이다.

예배란 절대자인 창조주 하나님께 자신을 완전히 굴복시키는 행위다. 또한 그 분의 말씀을 진리로 받아들이고 거기에 절대 복종하는 것이 말씀을 받는 신앙인의 자세다. 그럼에도 많은 교인들이 교회에서 은혜를 받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사도행전은 서문에서 "데오빌로여 내가 먼저 쓴 글에는 무릇 예수의 행하시며 가르치시기를 시작하심부터 그의 택하신 사도들에게 성령으로 명하시고 승천하신 날까지의 일을 기록하였노라"고 교회의 사명을 밝히고 있는 것이다. 교회는 주님이 행하신 일을 행하는 곳임을 안다. 그 가르치심도 배우며, 성령께서 역사하시는 곳임을 진리로 우리에게 일깨워주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지체이며 성령의 전인 그리스도인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예배 드리면서 은혜를 받지 못한다면 목회자가 진리를 왜곡하거나 진리의 운반자로서 역할을 제대로 못하기 때문이 아닌가? 이에 대해 총회장을 지낸 저명한 원로목사께서 "말씀을 전하는 목회자의 삶이 말씀과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뼈아픈 지적을 한 바 있다.

성장주의 기복주의 신앙도 원인의 하나다. 교회가 기독교 윤리를 가르치고 실천하도록 못할 때 한국교회의 사회적 책임은 감당할 길이 없으며 총회가 내건 '교회, 세상의 소망'은 한해가 다가도록 열매 맺기 어렵지 않겠는가. 모두 함께 자성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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