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하나됨, 거룩성 훼손"

[ 교계 ] <해설>광성대책위, 무엇을 논의했나

김보현 기자 bhkim@kidokongbo.com
2005년 07월 12일(화) 00:00

   
총회가 예장합동측 총회 서북노회 광성교회 가입 결의와 관련해 구성된 대책위원회는 연이은 모임을 통해 교단 차원에서 신중하고도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사진은 제2차 모임에서 김순권 위원장 주재로 대책을 숙의하고 있는 위원들.
"광성교회 분규로 인한 사태가 형제 교단으로까지 비화된 점은 유감으로 생각한다. 동시에 이번 문제가 양 교단 간의 갈등으로 보여져서는 안될 것이다. 하지만 현재 본 교단 내에서 진행 중인 광성교회 문제가 원만한 해결되기 위해 '원상 회복'은 필수적이다."

지난 한 주간동안 대책위원회가 구성돼 공식 비공식 모임을 통해 확인한 본교단의 기본적인 입장은 간단히 이와 같이 요약될 수 있다.

총회 임원회가 임시임원회를 소집해 구성한 대책위원회의 공식 명칭은 '광성교회의 예장합동측 서북노회 가입 결의에 따른 대책위원회'라는 다소 길고도 복잡한 이름이다. 이와 같이 위원회의 명칭이 정해지게 된 배경에는, 총회가 뒤늦게 대책위원회를 구성한 요인과 총회가 주목하고 있는 문제 의식이 어디에 모아져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총회가 대책위를 구성하게 된 것이 '이번 광성교회 문제가 교단의 경계를 넘어 예장 합동측 총회 산하 노회의 가입이 이뤄졌기 때문'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즉 노회 산하 지교회의 문제를 넘어 서게 됐다는 위기 의식이다. 또한 이번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총회 임원회는 "현재 엄연히 본 교단 서울동남노회 소속인 광성교회(임시당회장:김홍권)와 노회로부터 치리를 받은 이들을 추종하는 이탈측 간에 문제가 진행 중에 있음에도, 이들을 예장 합동측 총회 산하 노회가 가입 요청을 허락한 결의는 양 교단 간의 우의는 물론, 상식적으로도 납득할 수 없는 부당한 처사"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지난 4일 임시임원회 직후 열린 첫 대책위에 참석한 위원들은 우선 현 상황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기 위해 문제에 대한 다양한 시각들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하는 한편, 대책위원회의 활동 범위와 대책 수립의 기본 방향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동 위원회는 사안의 시급성을 감안, 지난 11일에 제2차 모임을 소집했는데 이 자리에서는 예장 합동측과의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 6월 21일 예장 합동측 서북노회 임시노회 개회에 앞서 지도를 요청하는 공문 발송에 이어 이번 사안에 대한 예장 합동측의 교단의 공식 입장 확인을 위한 공문을 발송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이번 광성교회의 노회 가입과 관련, 대책위가 지적하고 있는 문제는 첫째 광성교회가 분규 중에 있기는 하나 분명 본 교단 총회 산하 노회에 속한 교회라는 점, 둘째 일부 이탈측과 함께 노회 가입을 청원한 이성곤씨는 본 교단으로부터 면직 치리를 받은 자라는 점, 셋째 이성곤씨와 함께 회원권이 허락된 부목사들은 당시 본 교단 소속 목회자 신분을 유지하고 있었다는 점, 넷째 본 교단의 공식적인 '지도 요청'을 교단 관계자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묵살한 점, 그리고 마지막으로 교단의 실무책임자가 이상과 같은 불법적 처사가 이뤄진 노회에 참석, 공식 순서를 맡았다는 점 등이다.

이와 관련해 위원회 내에서는 이번 사태가 감정적으로 대응할 사안이기에 앞서, 교회의 하나됨과 거룩성을 훼손하는 처사라는 점에 무게를 두고 있다. 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우리는 교회의 머리되신 그리스도에 대한 고백과 함께 모든 교회는 교파와 교단의 구분에도 불구하고, '하나 된 교회'(One Church)임을 고백하는 데 한 교단에 속한 교회를 이탈측이라 하여 받아들이는 것은 교단 간의 우의는 물론 이러한 우리의 신앙고백에 반하는 처사"라고 지적하고, 나아가 "성경과 교단의 헌법에 의거해 내려진 치리에 대해 형제 교단이 이를 묵살하는 처사를 하는 것은 동시에 교회의 '거룩성'을 스스로 부인하는 행위로 마땅이 원상 회복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교계 내에서는 이번 예장 합동측 서북노회의 결의와 관련해 다양한 예측 보도가 나오고 있다. 동 노회는 본 교단에서 현재 분규로 인한 문제가 진행 중에 있는 광성교회 이탈측과 함께 본 교단이 이미 지난 2001년 이단성에 대한 결론을 내린 바 있는 박윤식씨와 관련된 평강제일교회 또한 노회 산하 교회로 가입을 허락한 바 있다. 본 교단이 광성교회의 불법적 가입 건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는 만큼 예장 합동측 내에서는 동 교단 내 신학교수들 또한 신학적으로 문제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내려진 인사와 그 교회를 가입시킨 건에 서북노회의 행태에 대해 우려와 문제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미 교계에서는 본 교단이 이번 서북노회 문제와 관련해 예장 합동측 지도부가 최소한의 지도 의무나, 성실한 대화 노력이 보여지지 않을 경우 교회 연합 운동에도 적쟎은 파장이 미칠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대책위원장 김순권목사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구체적으로 논의된 바 없다"고 밝힌 바 있으나, 교단 내 한기총 관련 인사들의 회동을 준비하는 등 향후 사태의 추이에 따라 강도 높은 대응이 취해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조치가 진행 중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이 부분과 관련해서도 대책위 내에서는 "이번 사안이 예장 합동 산하 한 노회의 문제일 뿐 교단 대 교단의 문제는 아니다"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는 분위기이다.

최근 급증하는 사례 속에 교회의 치리와 질서가 당면한 위기와, 바른 신앙을 파고드는 이단 사이비 신앙의 도전이라는 총체적인 문제점을 시사하고 있는 이른바 '서북노회'의 파장이 과연 어떠한 해결 수순을 거쳐 교회의 정화로 이어질 지, 힘겨운 싸움을 통해 지각 변동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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