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와 전도'로 맞는 선교 2세기

[ 우리교회 ] 창립 1백주년 맞이하는 진주 지역의 첫 교회, '진주교회'

김보현 기자 bhkim@kidokongbo.com
2005년 07월 08일(금) 00:00

진주지역에 복음이 전해진 지 올해로 1백년을 맞이하게 된다.

한국사회에 대한 외세의 침략이 본격화되던 당시 세속의 문화가 넘쳐나던 이 지역에 뿌려진 복음의 씨앗이 1백년 동안 이곳 진주교회(최임경목사 시무)를 통해 꾸준히 자라오게 되었다. 진주지역 최초의 교회이기도 한 동 교회의 지난 한 세기는 여러가지 도전과 어려움이 있었고, 그러한 계기들은 신앙을 통해 응답하고 오히려 더 큰 신앙으로 응답하며 새로운 2세기를 준비하고 있는 교회이다.

이곳 진주에 복음이 전해진 것은 지난 1905년으로 호주 장로교 총회 외지 전도국에서 파송한 의료 선교사 커렐(한국명:巨烈烋)이 가족과 동역자 박성애 등이 가족과 함께 부산진(부산진교회)으로부터 이곳에 도착함으로 시작됐다. 이로써 진주는 부산에 이어 호주장로교회의 두번째 선교지가 되었는데 초기 선교가 활발하게 진행되어 첫 예배를 드린 지 채 1년이 되지 못해 성전 건축을 위한 헌금과 부지가 마련되기 시작했다.

이후 1915년에 남녀전도회가 창립되고, 이듬해 개척 초기 건축된 첫 예배당에 이어 새로운 예배당이 헌당되었으며, 권찰회와 기독청년회 유년주일학교, 찬양대가 조직되는 등 한국교회 선교 가운데도 기록될 만한 성장과 조직적인 발전을 이룩하게 되었다. 그러나 일제 말기 벽돌로 예배당을 건립한 지 채 5년이 되지 못해 일제의 탄압으로 교회당이 폐문되는 사건이 발생했으며, 호주선교사와의 절연도 강요받아야 했다.

해방의 기쁨도 잠시 한국 전쟁으로 인해 예배당이 불타야 했고, 무엇보다 1959년 예장 합동측과의 분열은 동 교회의 크나 큰 시련이 아닐 수 없었다.

현 담임 최임경목사가 부임한 1983년, 80년의 역사 속에 동 교회는 좁은 시장 골목 안에 2백여 명 정도 출석하는 교회로 유지되고 있었다. 그러나 이후 꾸준한 성장 속에서도 동 교회가 속해 있던 노회가 어려움을 겪을 때 노회의 중심적 교회로서 외풍에 적지 않이 시달려야 했고 무엇보다 담임 목회자의 갑작스런 발병으로 인해 온 교회가 일순 근심에 쌓이기도 했다.

그러나 교회 창립 1백 주년을 바라보는 진주교회에게 지난날의 어려웠던 시절은 오히려 그 때마다 어떻게 하나님께 응답해 왔던가를 간증할 수 있는 감사의 제목들이 되어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동 교회 목회자와 교우들이 대거 참여한 전재산 및 장기기증 서약에서 찾아볼 수 있다. 국내 한 기증단체의 주관한 캠페인에서 동 교회 교우들은 최 목사와 부인의 장기와 시신 기증 약속에 호응해 6명이 재산 기증을 서약하는 등 신장, 각막 시신을 기증키로 하고, 사후 화장을 약속하는 등 하나님께서 주신 생명을 나누는 일에 적극적인 호응을 보였다.

또한 교단 분열의 아픔을 겪으면서 새롭게 부흥을 맞게 된 현실에 발맞추어 교회의 새로운 부지를 마련하고 예배당뿐 아니라 복지센터와 장학관 건립을 위한 비전도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동 교회가 현재 새롭게 마련한 부지는 진양호 부근의 1만5천평 대지로 동 교회의 선교 2세기의 비전을 진주 시내뿐 아니라 경남과 세계 교회 속에서 실현해 나갈 터전으로 건립될 예정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동 교회가 2세기를 향해 준비하고 있는 것은 교회의 본질적인 사명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하는 데에 집중되어 있다. '진주선교 1백년, 진주교회 창립 1백주년'을 맞게 되는 2005년 동 교회의 구호는 교회의 본질적 사명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기도와 전도의 날개를 달고 하나님의 비전을 이루자'.

이미 이를 위해 교역자 전원과 당회원 구역자 등 44명이 기도훈련을 받았으며, 교회 내에 소그룹 기도 운동을 전개해 새벽기도와 더불어 '기도하는 교회'로의 체질 개선을 이뤄가고 있다. 동 교회는 이러한 교회의 불씨로 금년 들어 늘어나는 새신자들을 위한 예배를 마련하는가 하면, 소그룹 기도모임을 중심으로 목회자와 교우들이 하나가 되어 전도 운동을 실천해 가고 있다. 특히 이러한 기도와 전도 프로그램은 금년 한 해 체계적인 프로그램 속에서 진행되고 있는데 이미 지난 1월 시작된 소그룹 기도 프로그램으로부터 시작하여, 잃은양을 찾아 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전도하기 위한 훈련과 함께 부활절부터 시작하여 진주 시내를 전도 대상지로 삼아 다양한 전도 활동도 전개한 바 있다.

선교 2세기를 기도와 말씀 훈련을 기초로 하여 전도 활동을 전개, 새로운 생명이 교회 안에 풍성하게 열매맺도록 하겠다는 비전은 동 교회의 새로운 보금자리를 만들기 위한 노력과 함께 뜨거운 여름철에도 내적 결실로 이어져 가고 있다.



<취재 뒷얘기>
치유가 어렵다는 간암으로 의료적으로 사형선고를 받은 바 있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은만큼 담임 최임경 목사의 모습은 건강해 보였다. 여러 시간을 시종 밝고 활기찬 모습으로 인터뷰에 응한 최 목사의 가슴에는 작은 뱃지가 달려 있었다. 이유를 묻자 기다렸다는듯 '전도를 위해서'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새로운 삶을 얻었고, 남은 삶은 주님을 위해 미련없이"라는 삶의 철학이 과장이나 수사가 아님은 짧은 만남 속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식사는 매우 간단했으나, 터미널까지 가는 길에는 택시를 이용했다. 빗길이기도 했으나 무엇보다 '전도를 위해서'라는 설명처럼, 짧은 이동시간 동안 끊임없이 강요가 아닌 따뜻한 권유로 복음을 제시했고, 소액이었지만 미리 마련한 신권을 주고, 거스름 돈은 사양했다. 이유는 상대방에게 '잔돈의 기쁨'을 남기기 위해서란다. 그러나 최 목사는 장기와 시신 기증에서 볼 수 있듯이 필요한 나눔에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지난 2000년 우리 나라에 복음을 전해 준 토마스선교사의 고향교회를 목회자들과 방문한 이후 폐허의 위기에 처한 교회 재건을 위해 모금을 제안했을 때 단 한사람의 동참과 명성교회의 지원을 제외한 거액의 헌금은 바로 최 목사의 몫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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