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빈치 코드와 총회의 할 일

[ 논설위원 칼럼 ] 논설위원칼럼

한국기독공보 webmaster@kidokongbo.com
2005년 06월 22일(수) 00:00
   
진희성/영남신학대학교 총장
진 희 성
영남신학대학교 총장

지난 주간 숲이 우거지고 산새들이 노래하는 은혜의 동산 치악산 명성수양관에서 3일동안 총회 직영 7개 신학대학교 신대원 학생 1천여 명이 연합수련회를 가졌다.

목사 후보생으로 훈련받기 위해 전국에 흩어져 있는 신입생들을 모아 하나의 총회 안에 속한 목사후보생임을 확인하며,나아가 앞으로 한국 교회를 지고 나갈 신학생들에게 지역 고착적인 의식을 불식시키려는 의도도 포함된 수련회라고 볼 수 있었다. 같은 교단 안에서 목회와 학문을 배우는 신학도들에게 매우 유익하고 활기찬 수련회였다고 생각됐다.

수련회 중에 있던었 다음의 세가지는 많은 토론과 갈등을 불러 일으켰던 내용이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첫 번째는 첫째날 밤에 있었던 문화공연 '마리아 마리아' 였다. 2004년 제10회 한국뮤지컬대상의 최우수작품상,여우주연상,작사극본상,음악상 등 4개부문을 석권한 뮤지컬 답게 놀라운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그러나 문제는 다음날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지난 밤 공연에 대한 논란과 토론이 벌어졌다. 기독교적인 뮤지컬을 락(rock) 음악으로 구성하여 부를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예수의 예술' 담당 운영실장에게 전화하여 학생들의 질문에 대해 문의한 바가 있다. 그의 대답은 한마디로 "음악의 많은 장르를 섞어 만든 크리스찬 문화에 대해 기독교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을 갖는 사람들의 원론적인 질문"이라고 답하며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도 대부분 락 음악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했다. 나아가 "명상 음악까지도 기독교 음악에 접목시키려하는 현실에서 음악이란 그릇과 형식이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니며,그 음악에 담긴 주제와 메시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문제는 뮤지컬 문화가 이렇게 변해가는데 차세대 교회 지도자인 학생들이 열띤 토론을 벌이고 갈등을 느껴야 하는 의미가 무엇이며 그 방향을 누가 어떻게 잡아 주어야 하는 것일까하는 생각이다.

두번째는 '특강I'에 대한 내용이다. '21세기 한국 장로교회의 진로와 신학노선에 대한 인식과 전망'에서 "지금 한국 교회는 도덕성이 약화되고 영적 생명력이 시들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그 원인은 지금까지 한국 교회에 건전한 신학이 없었거나 아니면 신학이 있다고 해도 모든 것이 변질되는 과정에서 신학마저도 잘못 변질되고,신학자들,신학교수들 마저 잘못되어 버린 것이 아닌가?"라는 질문을 던져 파문을 일으켰다. 나아가 이러한 잘못된 뿌리들은 하나님의 계시에 대한 무오한 기록인 성경의 영감과 권위를 부인하는 소위 '역사-비평적 방법'(Historical-critical method)의 전제들에서 그 성격이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우리 교단의 신학은 '개혁교회 신앙과 복음주의 신학의 뿌리와 정체성'을 가진 것인데 현 교수들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신정통주의'로 흐르고 있다는 비평을 하므로 참석한 학생들을 긴장과 갈등의 늪으로 몰아 넣었다. 강의 시간 후에 학생들의 끝없이 쏟아내는 질문이 논쟁의 깊이를 느끼게 하였으며 여기에 대한 방향을 누가 어떻게 잡아 주어야 하는 것인지 논쟁과 갈등으로 끝날 문제는 아니라고 느꼈다.

셋째는 이튿날 오후에 있었던 선택특강 중 '현대문화의 이해와 교회 교육에의 활용'에서 지난 해부터 한국 출판계에 광풍을 몰고 온 댄 브라운의 소설 '다 빈치 코드'에 대하여 기독교인들이 어떻게 수용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였다. 이 소설은 다빈치의 대표작 '최후의 만찬'에서 예수님의 오른편에 앉아 있는 사람이 뜻밖에도 막달라 마리아이며 한술 더 떠 마리아가 예수님의 아내라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전통적인 신앙으로 성경을 믿는 사람들은 이런 억측을 받아들일 수 없으며 허구임을 믿지만 소설시장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이러한 긴장과 논쟁에 대한 교단의 확실한 신학적 방향을 제시해야 하며 급변하는 문화의 충격을 어떻게 받아들이며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여기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총회는 유보하거나 무관심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