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의 벽, 함께라면 넘을 수 있다

[ 교계 ] 시범교회 동참으로 장애인 선교ㆍ복지 활성화

진은지 기자 jj2@kidokongbo.com
2005년 06월 21일(화) 00:00
   
지난 4월 21일 출범함 장애인복지선교협의회 출범식에서 특별찬양하는 시각장애인 찬양단.
1992년 장애인 복지선교협의회, 1999년 교회 장애인부 연합회, 그리고 지난 4월 21일 출범한 장애인복지선교협의회. 본 교단내 장애인 관련 단체는 '복지와 선교'라는 동일한 목적 아래 다른 이름과 조직으로 변화를 거듭해왔다. 그러나 명칭과 제도는 변화돼왔지만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몰이해는 알게 모르게 답습되고 있는 듯 하다.

장애인교회를 세우고, 교회 내 장애인부서를 조직하거나 장애인교회와 단체를 돕는 사역들은 활발히 전개되고 있지만, '장애인'은 장애인교회나 장애인부서에서 따로 예배를 드리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이 자리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은 사회 곳곳에서도 되풀이된다. 이동권 보장, 고용 관련 불이익 철폐 등 장애인들은 기본적인 권리조차 보장해주지 않는 사회를 향해 최소한 지켜져야 할 권리를 호소하지만, 이는 사회 관련 뉴스 단신으로 보도되거나 이벤트성 행사로 취급되는 게 다반사다.

이러한 때 본 교단과 일부 교회들이 장애인 복지와 선교 활성화를 견인해나갈 장애인 시범교회 지정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앞으로의 활동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 3월 총회 사회봉사부(부장:최병두 총무:류태선)는 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각 노회 사회봉사부장과 개교회 목회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장애인복지선교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장애인 시범교회의 의미와 역할에 대한 발제를 진행했다.

장애인 시범교회는 장애인들의 복지와 선교를 활성하기 위해 모델로 삼을 수 있는 교회를 말하는 데, 시범교회로 지정된 교회는 같은 노회내 교회와 지역내 교회와 단체의 필요에 따라 장애인 사역에 대한 기본적이고 총괄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선교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시범교회 역할은 장애인, 또는 장애인부서가 있는 교회 뿐 아니라 비장애인교회도 얼마든지 동참할 수 있기 때문에 장애인에 대한 비장애인의 이해를 넓히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연합하여 다양한 협력 사역을 추진해나갈 수 있는 이점을 갖고 있다.

사회봉사부 산하 장애인복지선교협의회(회장:조동교)는 현재 각 노회마다 한 곳 이상의 시범교회 지정을 권고하며 교회와 노회의 적극적인 동참을 요청하고 있으며,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현재 33개 노회 39개 교회가 시범교회로 지정돼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이들 교회가 시범교회로서 사역하겠다는 의향을 밝힌 상태로 실질적인 운영과 활동을 위해서는 인력마련 예산확충 조직구성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시범교회 홍보를 위해 저술과 강습활동을 하고 있는 이계윤목사(전국장애아동보육시설협의회 고문)는 "본 교단이 주축이 되어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일선 목회자들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고 있지만 여전히 참여 대상은 장애인교회 소속 목회자들로 그 폭이 한정돼있다"고 지적하면서 "노회마다 한 곳 또는 인접노회가 연합해 시범교회 지정사업에 참여한다면 4백50만에 달하는 우리나라 장애인들에 대한 선교 지평이 확장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1년 제정된 본 교단 장애인헌장은 '교회공동체는 장애인과 더불어 함께 하여야 한다. 주 예수 안에서는 유대인과 헬라인, 종과 주인, 그리고 남자와 여자의 구별이 없듯이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구별 또한 없다(갈 3:28~29)'고 밝히고 있다.

겨자씨가 좋은 토양과 때를 따라 내리쬐는 햇빛과 비,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놀라운 결실을 거둘 수 있듯이, 시범교회 사역에 더 많은 교회와 노회의 참여가 수반되어질 때 본 교단 뿐만 아니라 한국교회내 장애인사역에 획기적인 역할 모델로 정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장애인 없는 교회는 장애를 가진 교회"라고 했던 독일 조직신학자 위르겐 몰트만은 "장애인과 병자 과부들에게 차별없는 사랑을 베푸셨던 예수님처럼 교회가 장애인들의 권리회복과 선교를 위한 맡겨진 과제들을 감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약자이자 복음에 있어서도 소외될 수밖에 없는 처지에 있는 장애인들을 보며, 교회는 이들을 돕는 차원을 넘어 함께하는 삶으로의 인식 전환과 실천적 노력을 수행할 선교적 책무를 지고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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