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된 예배는 종말론적 사건"

[ 교계 ] 실천신학대학원大, '예배' 주제로 국제학술 심포지엄 개최

김보현 기자 bhkim@kidokongbo.com
2005년 06월 15일(수) 00:00

   
실천신학대 총장 은준관박사
오늘날 한국 교회에 있어 주요한 관심사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예배'라 할 수 있다.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고 섬김을 다짐하고 성도의 교제가 이뤄지는 예배는 전통적으로 한국교회 성도들의 신앙 생활에 가장 중심적인 자리를 차지해 왔을 뿐 아니라, 오늘날에는 교회의 부흥과 성장, 갱신의 가장 효과적인 방편의 하나로 새로운 시도와 연구의 주된 과제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교회를 위한 신학'을 모토로 새롭게 출범한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총장:은준관)는 그 첫번째 목회자를 위한 학술심포지엄의 주제를 '예배'로 정하고 국제적인 석학을 초청했다. 또한 한국예배학회와 실천신학연구소 실천목회연구원 등이 공동 주관자로 나섬으로써 이번 심포지엄의 의미를 한층 더해주고 있다.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과 주관한 이번 국제학술심포지엄은 예배학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이 초청돼 신학적 관점에서 회복되고 정립되어야 할 참된 기독교 예배의 문제를 다루었다.
이번 심포지엄은 비록 1백 명이라는 제한된 목회자와 신학자들을 대상으로 개최되었지만, 주강사로 초청된 학자들은 신학자로서의 탁월성과 함께 에큐메니칼 운동에서 가장 중요한 문서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BEM(Baptism, Eucharist and Ministry)문서 작성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한 G.웨인라이트박사(Dr. Geoffrey Wainwright, 듀크대 교수)와 예배의식의 세계적 권위자인 K.B.W.터커박사(Dr. Karen Beth Westerfield Tucker, 보스턴대 신대원 예배학교수).

이들은 오랜 지도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에게 다소 생소한 공동교수법을 통해 말씀과 세례, 성찬 예식의 문제를 종말론적 관점과 하나님 나라와의 관련성 속에서 살펴볼 수 있도록 이끌어 외형적 예배 갱신과 프로그램 위주의 답습으로 경도되고 있는 한국 신학계와 목회 현장에 새로운 도전을 주었다.

   
웨인라이트박사
이번 심포지엄의 서론격으로 '종말론적 예배의 역사와 신학'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웨인라이트박사는 "'종말'은 헬라어 '타 에카다(Ta Echata)'에서 온 개념으로 시간적 차원에서는 시간의 최후 단계에 있게 될 '마지막 일들', 즉 '궁극적이고 가장 중요한 것'을 의미한다"고 전제한 뒤. 기독교적 전통에서 말하는 △죽음 △심판 △천국 △지옥 등 네 가지 종말이 각각 갖는 세 가지 차원개인과 사회, 그리고 우주적 차원을 통해 설명했다.

특히 "이 세 가지 차원은 '하나님의 형상'(Imago Dei)으로 지음 받은 인류의 존재론적 기원과 서로 일치한다"면서, 그 근거로 "하나님 형상론 속에 인간은 하나님과의 사귐을 위해 지음 받은 존재이며, 인간은 사회적 차원에서 '함께 나누는 삶'을 이루도록 지음 받았을 뿐 아니라, 주변 피조세계에 대한 책임을 지니도록 지음 받은 존재에 대한 정신이 담겨져 있음을 제시했다. 이다.

웨인라이트 교수는 특히 "개인, 사회, 우주의 차원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종말(죽음, 심판, 천국, 지옥)의 의미는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 죽음과 부활, 재림 사건을 통전적으로 이해하는 것을 통해서 확실하게 밝혀질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종말이라는 주제는 성경의 중심주제이며, 예수 그리스도 복음의 핵심임에도 불구하고 신학의 역사를 보면 종말론이 왜곡되거나 종말의 다차원성이 경시되어 왔다고 밝혔다.

이러한 이유에 대해 그는 "대중적인 묵시사상으로 인한 편견"을 예로 들면서, 이로 인해 "종말론을 말하면 마치 이 사회나 세상을 부정하고 주의 재림만 기다리며 저 하늘만을 바라보는 현실도피자로 오해받았던 역사적 사실들을 소개했다. 이러한 오해가 교회에서 빚어진 사례에 대해 "종말을 기독교 신앙의 핵심으로 여기고 강조하는 이들마저 종말의 사회적 차원과 우주적 차원을 도외시하고 개인적 차원에 과도하게 집착한 나머지 예배와 설교의 형태를 바람직하지 못한 방향으로 끌고 간 점"을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웨인라이트 교수는 20세기 신학 운동 속에 나타난 종말론에 대한 재발견 노력을 소개했는데, 독일의 신약학자 요하네스 바이스(J. Weiss), 생명경외 사상으로 유명한 아프리카의 성자 알버트 시바이쩌(A. Schweitzer), 로마서 주석을 저술하여 기독교신학의 전환을 가져온 칼 바르트(K. Barth), 실현된 종말론을 말했던 다드(C. H. Dodd), 구원사의 관점에서 이미 성취된 종말과 아직 오지 아니한 종말을 말한 오스카 쿨만(O. Cullmann), 희망의 신학을 부르짖어서 제3세계 해방신학과 민중신학에 영향을 주었던 위르겐 몰트만(J. Moltmann) 등이 종말론의 중요성을 주장했다"고 강조했다.

   
터커 교수
터커 교수는 "'기독교 공동체'는 세례를 통해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에 참여하는 공동체로 변화하게 된다"는 전제하고 "이 공동체는 세상으로부터 기대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미래의 존재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일종의 표지"라고 소개했다. 공동체의 역할에 대해 터커 교수는 "인류의 구원을 완성하셨고, 지금도 진행 중이며, 장차 온전히 완성하실 하나님에 대한 지식의 제공과 이를 체험케 할 뿐 아니라, 회중 스스로가 새 창조를 향하여 진행하고 있는 피조계 안에서 종말론적인 실체로 존재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종말론적인 존재 안에서 회중은 세상 속에서 일하시는 하나님의 역사에 참여함과 동시에 이를 증거하게 되는데, 하나님의 백성은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화해 사역의 대행자이며 모든 만물이 그리스도의 주권에 복종하는 그 순간까지 이 세상에서 그리스도의 변화시키는 능력의 현존으로 살아간다는 점을 또한 지적했다.

그는 또 "예배드리는 자들은 세상에 살지만 세상에 속하지 않으며, 세상과 전혀 다른 실체를 표현한다"면서, "이런 면에서 예배는 천상의 예배에 대한 잠정적인 참여이며, 지상의 성도들이 모두 연합하는 마지막날 천상 성도들의 잔치에 미리 참여하게 되는 것"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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