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에 걸맞는 노력과 소신' 주문

[ 교계 ] <해설>증경총회장 간담회 무슨 이야기가 오갔나

김보현 기자 bhkim@kidokongbo.com
2005년 06월 14일(화) 00:00

   
총회 임원회의 초청으로 열린 간담회에 참석한 증경총회장들은 건강한 모습으로 총회 현안들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총회 제89회기가 중반을 넘어선 가운데 총회 임원회의 초청으로 증경총회장 간담회가 열려 모임 개최 배경과 나눠진 대화 내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예년의 경우 총회 기간 중 증경 총회장 환영 시간과 함께 총회 직후 총회장 직에서 물러나게 된 직전 총회장의 초청 형식으로 증경총회장들의 회동이 이뤄져 근황과 교계의 관심사에 대한 논의가 자연스럽게 이뤄져 왔다. 이번 회기에도 지난해 이미 김순권 직전 총회장의 초청으로 증경총회장단의 회동이 강원도 새말의 한 농장에서 이뤄진 바 있으며 이 자리에는 총회장 김태범 목사를 비롯해 신임 사무총장으로 총회의 인준을 받은 조성기 목사가 참석하기도 했다.

총회를 약 4개월 앞둔 시점에서 증경총회장단의 회동이 이뤄지게 된 것은 지난 5월 24일 열린 총회 임원회의 결정에 따른 것이지만 모임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이미 수개월 전부터 제기되 온 것이 사실.

무엇보다 원로들과의 대화의 필요성은 총회 지도부의 변화와 그에 따른 총회의 숙원 사업들의 본격적인 추진 과정에서 여러 차례 제기됐었다. 개혁 성향의 김태범목사의 총회장 취임과 함께 10년만에 교단 실무를 총괄하는 새로운 사무총장이 선임되었고, 그와 함께 산적했던 갖가지 교단 현안들이 짧게는 수년에서 수십년 째 지연되고 미뤄져 오다가 이번 회기 중에 본격적으로 추진된 점은 교단의 일대 변화인 동시에 교단 내 여론의 그 어느 때보다 비등, 원만한 의사 소통과 불필요한 갈등 방지의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이미 지난해 총회에서 수년째 계속돼 온 총회 연금재단(이사장:장창만) 문제를 성공적으로 봉합하며 출발한 제89회기 총회 집행부는 이후 실시 결의 이후에도 대부분의 노회와 교회들이 의구심 속에 바라보던 '미자립교회 교역자 생활비 평준화 사업'을 강력하게 추진, 정책의 공감에도 불구, 현실적인 면에 있어서는 부정적인 입장이었던 노회와 교회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과정에서 발생되는 문제들을 적극적으로 대처해, 회기를 절반 가량 지난 시점에서 서너 개의 노회들을 제외하고는 정책 시행의 가닥을 잡는 성과를 올린 바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장애인교회와 다원화 선교 현장 등에 대한 충분한 정책적 배려 부족에 따른 갈등이 야기되기도 했으나 큰 흐름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기구개혁과 함께 총회의 최대 현안으로 거듭 논의된 바 있는 '노회 경계 위반 교회에 대한 조치' 문제도 총회 임원회와 정치부가 일관된 원칙을 견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지난 봄 노회에서 일부 노회의 행정 조치에 이어, 총회 개막에 앞서 열릴 예정인 천서위원회 소집에 맞추어 원칙에 따른 제재를 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결의 따로 현실 따로' 풍조가 만연했던 그간의 분위기에 편승, 만약을 기대하고 있는 교회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치적 현안보다도 급작스럽게 교회 내의 여론을 달구었던 문제는 '총회 장소' 문제였다. 이미 김태범 총회장은 지난 회기 부총회장 재직 시부터 총회의 변화를 위해서는 1천5백명의 총대들이 일시에 운집하는 총회의 회의 제도와 장소 문제에 대한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조심스럽게 피력한 바 있다.

   
증경총회장들은 이날 간담회에서 오랜 경험과 경륜을 바탕으로 현안들에 대 조언을 아끼지 않았고, 총회가 추진 중에 있는 변화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제89회기가 시작된 이후 총회 준비에 대한 문제가 거론되면서 총회 임원회 내에서는 기존에 총회를 유치해 온 교회와 함께 총회 유치 가능성이 있는 몇몇 교회들을 후보에 올려놓고 교통과 숙박 식사 부대 회의시설 등 세부적인 평가항목을 같고 변화의 가능성을 준비해 왔다. 이 과정에서 제90회 총회 장소로 확정된 인터불고 컨벤션센터도 후보지로서 논의해 오다 최종 장소로 낙점된 것이다.

그러나 총회 장소에 대한 임원회의 결의 내용이 알려지면서 본 교단 내에서는 '전문 회의장 총회 개최'에 대해 우려하는 갖가지 지적들이 제기되었고, 일부 노회와 기관들에서 이에 대한 우려와 질의가 제기됐다. 뿐만 아니라 일부 언론에는 이러한 결정에 대해 '호화판 총회', '일부 노회 총회 보이콧'과 같은 자극적인 제목과 함께 기사가 게재되었고 무엇보다 이단 관련성 등의 이유로 본 교단과 불편한 관계에 있던 언론들에서 마치 교단 내에 커다란 내분이 발생한 것과 같이 총회 임원회의 결의와 노회의 입장 표명 문제를 엉뚱한 방향으로 확산시키는 등 우려스러운 사태가 이어지게 된 것.

총회 임원회는 이 과정에서 해당 노회 관계자들에게 총회 임원회의 결의 내용과 배경에 대한 적극적인 안내를 통해 대부분 오해와 불신을 불식시켜 나갔으며, 해당 지역 노회들을 중심으로 준비위원회 구성을 앞당겨, 우려하는 문제들에 대한 대책 뿐 아니라 총회 회무의 획기적인 개선을 이룰 수 있는 계기로 삼기 위한 노력을 경주했다.

이 과정에서 총회 임원회 내에서는 총회 장소 문제 뿐 아니라 기구개혁 완성과 미자립교회 대책, 노회 경계 문제 등 각종 현안에 대해 교단의 원로인 증경총회장단을 초청, 설명과 함께 원로들의 고견을 청취하는 자리를 마련하자는 데 자연스럽게 의견이 모아지게 된 것이다.

총회 임원들의 국내외 일정과 모임은 빠를수록 좋다는 의견에 따라 임원회의 이후 일 주일 만에 열리게 된 간담회에는 적극적인 호응이 이뤄져 건강상 거동이 불편한 총회장과 해외에 거주하거나 체류 중인 총회장, 기존의 약속된 일정으로 부득이 불참한 이들 외에 총 15명의 총회장들이 참석했다.

   
이날 간담회를 총회장 김태범목사는 총회 이후 현황에 대해 원로들에게 소상히 소개하며 풀기 어려운 난제들에 대한 원로들의 의견을 경청했다. 사진은 모임 중 기도하는 김 총회장.
오찬을 나누며 진행된 이번 간담회에서는 아직도 여전히 어려움 속에 있는 서울동남노회 광성교회(임시당회장:김홍권) 분규에 대한 원로들의 우려와 함께 산하 교회를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의견들이 오갔으며, 노회 경계 문제에 대해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상황과 총회가 추진하고 있는 조치에 대한 근본적인 방향제시도 이어졌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노회 경계 문제가 지역적 선교 단위로서 명확한 한계를 규정짓는 문제인만큼 행정구역과 별도로 규정된 현 노회의 경계 구분 문제라든지, 총회 결의로 시행 중인 무지역노회 문제 등에 대해서도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지 않도록 보다 근본적인 정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했다.

이번 간담회에서 원로들 대부분이 현안들에 대해 본보의 보도 내용과 방향에 대해 깊은 관심 속에 지켜보고 있었음을 확인시켜 주었으며, 선교 현장의 갖가지 위기 현상과 새로운 변화에 대해서도 '온고이지신' 할 수 있는 조언들을 현 임원들에게 들려주기도 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현 임원들이 긴장 속에 기다렸던 사안이라 할 수 있는 '총회 장소'문제가 거론됐는데 이에 대해 한 원로는 '총회 장소 결정은 총회 임원회에게 주어진 권한으로 총회 개최 이전에 노회 등에서 지나친 의견을 제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점을 노회에서 지적한 바 있다'는 말로 총회 임원회의 결정에 힘을 실어주면서도, '다만 새로운 장소에서 열리는 총회가 성공적으로 치러져, 폐회 후에도 모든 총회들과 교회의 인정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변화에 걸맞는 노력을 주문하기도 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 대다수 원로들은 교단의 정체성 실종과 바람직한 전통의 훼손, 목회 사역의 진정성 상실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드러냈으며, 고령 사회로 진입을 앞둔 사회와 같이 교회 또한 은퇴 목회자가 누적돼 가는 가운데 이들에 대한 적절한 처우 대책과 함께 교단의 역사와 함께 했던 경험과 지혜들이 새로운 교회의 발전의 소중한 자산으로 활용될 수 있기를 바란다는 희망을 피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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