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샐러드와 '배움'

[ 헬로티쳐 ] 장남기목사의 교육칼럼 '헬로 티쳐'2

한국기독공보 webmaster@kidokongbo.com
2005년 06월 07일(화) 00:00
   
지금도 자주 가는 미국식 식당 중에 데니스(Denny's) 레스토랑이 있다. 이곳에 가기만하면 생각나는, 지금은 한국으로 돌아갔지만, 유학생이 있다. 금요일 저녁에 교회에서 청년부 모임을 끝내고, 고픈 배를 해결하기 위해 데니스 레스토랑으로 갔다. 열다섯 명 정도가 자리를 잡고 둘러앉았다. 웨이트리스가 주문을 받기위해 왔다. 돌아가면서 자기가 먹을 메뉴를 이야기했다. 이 청년의 차례가 되었다. 무엇을 주문했는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주문을 받은 웨이트리스가 이 친구에게 이렇게 물었다. "Soup or Salad?"

잠시 얼굴에 당황하는 빛이 있었지만, 당당하게 이렇게 대답했다. "I like big one. Super Salad please." 웨이트리스부터 시작을 해서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배꼽을 잡고 웃었다. 그 친구는 수프를 먹을 것인지 샐러드를 먹을 것인지를 묻는 웨이트리스의 질문을 잘못 알아듣고, 곱빼기 샐러드를 먹을 것인지를 묻는 것으로 들은 것이다.

이런 실수는 미국에 처음 온 사람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실수를 창피해 하며 부끄러운 기억으로만 가슴 속에 담아두어선 안된다. 아마도 그 청년은 지금은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이 잘 모르는 것, 혹은 이해하지 못한 것이 있으면 절대로 추측하여 대답하지 않고 질문하여 확인하고 정확하게 대답하려 할 것이다. 이런 체험을 통해 우리는 절대로 잊을 수 없는 진리를 배우게 된다. '배움은 온몸으로 하는 것'이라는 진리이다.

기독교교육의 가르침의 내용은 복음이다. 이 복음을 "어떻게 하면 온몸으로 배우며 실생활에서 복음의 능력이 나타날 수 있을까?"하는 것이 기독교교육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고민이다. 왜냐하면 복음은 개념이 아니라 믿는 자의 삶을 통해 보여지는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전통적으로 교회는 복음을 따라 살아가는 삶보다는 복음을 이해해야하는 개념으로 더 강조해왔다. 그러다 보니 복음의 내용을 실제로 사용해야 될 삶의 현장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이 보여지지 못하고 만다.

하지만 우리는 슈퍼 샐러드를 좋아한다고 말한 청년처럼 잘못 알아들어 확신이 없는 것까지도 아는 척하고 음식을 주문해서는 안 된다. 이 '척'하는 것을 통해서 오늘날 한국교회는 값 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는 중이다. 초대교회가 생명력이 있었고, 세상을 변혁시키는 주역이 될 수 있었던 것은 (행 17:6) 제자들이 복음을 제대로 보여 주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그 제자들을 보고 따라 하면서 예수를 그리스도로 만났던 것이다. 오늘날의 교회는 이렇게 복음을 통해 예수를 그리스도로 보여주는 가르침과 배움이 절실히 필요하다.
<美 찬양마을장로교회 담임>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