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독교 본질 향해 '進一步'

[ 교계 ] 제1회 한중 학술토론회, 이단사이비 문제 집중 조명, 교류 통한 신뢰 관계 형성

김보현 기자 bhkim@kidokongbo.com
2005년 05월 10일(화) 00:00

   
한국의 신학자와 목회자, 중국측의 사회과학자와 종교연구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첫번째 학술 심포지엄에서는 양국의 종교 문제에 대한 입장이 발표돼 상호 이해의 도움이 되었고, 기독교 본질에 대해 보다 가까이 접근할 수 있는 대화의 자리가 됐다.
중국은 한국에 전파된 복음의 관문이자 디딤돌과 같은 곳이었다. 조선 청년들의 손에 의해 최초의 한글 번역 성경이 번역, 출간된 곳도 중국이었으며, 한국에 최초로 파송된 공식 선교사인 알렌을 비롯해 귀츨라프나 토마스와 같이 쇄국의 빗장이 굳게 닫혀 있던 시절 이 땅을 찾았던 수많은 선교사들 역시 중국을 근거지로 활동했던 이들이었다.

그로부터 1백20여 년. 그동안 한국은 물론 중국 또한 격변의 세월을 보냈다. 20세기 초 일본 제국주의 침략을 함께 경험했던 두 나라는 해방 이후 비슷하고도 다른 길을 걸어왔다. 중국이 공산 혁명에 이어 국민당이 대만으로 떠나가 양안(兩岸) 관계가 긴장 속에 형성됐고, 한반도 또한 남북이 분단돼 마침내는 동족 간의 전쟁을 겪고 장기적인 분단 상황을 경험하고 있다.

한반도의 상황은 이후 북한에 흥왕했던 기독교회가 전쟁의 와중에 폐허가 되고 신자들도 대거 월남하게 됐으며, 남한 교회는 한국 전쟁 이후 사회적 변동에 따른 급격한 성장과 부흥을 경험하게 됐다. 이에 반해 중국에서는 문화혁명이 발생하면서 기독교를 비롯한 일체의 종교 활동이 금지되고 이러한 종교적 암흑기는 1976년까지 계속됐다.

중국 후진타오 국가 주석과 대만의 국민당  렌쟌 주석이 60년 만에 감격적인 만남이 이뤄지던 지난 4월 말, 중국 북경에서는 한국과 중국 양국의 종교 관계자들이 뜻깊은 학술 모임을 개최했고 발표 내용보다 더 진솔한 교제와 상호 이해의 기회를 나누었다.

지난 28일부터 30일까지 중국 북경에서 제1회 '한ㆍ중 학술 연구토론회'(Korea and China Academic Symposium)가 열렸다. 양국 학자와 연구원 등이 각기 8명씩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이번 모임에서 한국측 발제자들은 사이비 이단 문제와 한국기독교 역사와 문화 등에 대해 발표했으며, 중국측에서는 중국내 종교와 관련된 다양한 주제들을 소개했다.

이번 모임에서 최삼경목사(빛과소금의교회ㆍ한기총이단사이비상담소장)와 탁지원소장(현대종교 발행인ㆍ이단연구소) 등은 한국 사회뿐 아니라 중국을 포함한 전 세계적으로 적지 않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 이단과 사이비집단들의 실태의 현황과 이들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에 관심을 모았다. 또한 유영권교수(연세대ㆍ목회상담학)도 '이단과 인격'을 주제로, 이단 사이비 집단에 빠져들게 되는 심리적 특성을 제시하고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사회적 보장의 강화 만이 이러한 이들을 대상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이단 사이비 집단에 대한 적절한 대처가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한국 기독교의 사회 참여'를 주제로 발표한 임성빈교수(장신대)는 IMF 경제위기와 서울올림픽, 2002한일월드컵 등 한국 사회 변화와 발전에 중요한 계기가 되었던 사건마다 보여주었던 기독교의 대응 노력을 설명했고, 김보현목사(본보 편집부국장대우)는 '한국기독교역사와 문화'를 주제로 '자발적 특성으로 출발한 한국기독교는 교파주의를 비롯한 부정적 요인을 안고 있었지만, 성경 보급과 연구 등 문자 매체 중심의 기독교 신앙을 구현, 바른 신앙과 성장을 이룰 수 있었음을 소개했다.

교차 발표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심포지엄에서 중국측 학자들은 의 관심사에 따라 '이단과 사이비'에 대한 문제가 다각도로 진단되었을 뿐 아니라 중국 측 학자들은 '종교와 사회의 규범과 가치는 엄격히 구별된 것일 뿐 아니라 모든 종교는 사회에 적응해야 함'을 강조(조쾅위연구원ㆍ국가종교국)하는가 하면, 다민족 국가인 중국 사회 내에 자리한 불교와 도교 기독교 이슬람교 등을 일별한 뒤 '모든 종교는 사회 건설에 공헌해야 한다'는 대 전제를 제시하기도 했다(쟝쟈썬연구원ㆍ국제우의추진회).

중국측 학자 가운데 중국내 이단에 대해 발표한 친보치박사(중국인민대학 역사학 교수)는 중국 내에서의 이단 규정은 교리적 개념이 아닌 법률적 개념임을 명확히 하고 '개인적 신념(신앙)을 절대시 하고 이를 타인에게 강제하는 것을 종교적 극단주의의 특징'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중국 기독교의 빠른 성장'을 주제로 발제한 짱신영부소장(중국사회과학원세계종교연구소)은 통계 자료를 통해 중국내 종교 인구는 과거에 비해 결코 급증하고 있지 않음을 전제한 뒤, 중국내 종교가 부흥하고 있다는 주장은 종교의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고자 하는 특정 국가들의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짱 부소장은 특히, 중국내 기독교의 발전은 문화혁명 이후 불교나 도교와 달리 재건되지 못한 민간신앙의 자리를 기독교가 대치했기 때문이라며, 중국내 대다수 기독교인들이 노인과 여성 문화적 경제적 소외자들 중심으로 구성돼 있음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중국 종교의 독립자주와 자영'을 주제로 발표한 뚜완치밍 연구원(국가 종교국)은 기독교 전래 과정에서 정교 간에 빚어진 갈등과, 기독교 선교가 제국주의의 도구로 전락했던 점을 지적, 새로운 중국을 설립하며 기독교가 자주적인 형태를 갖게된 배경으로 제시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한중 간에 이뤄진 기독교 분야에서의 교류를 통한 성과로 시작됐으며, 양국 종교 지도자 간의 교류를 통해 다양한 결실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해준 자리였다. 사진은 심포지엄을 마친 뒤 참석자들이 함께 한 기념촬영
이번 심포지엄에서 양국 발제자들은 여전히 적지 않은 이해 차이를 보이기도 했지만 많은 부분에서 교류와 협력의 가능성과 필요성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중국 종교국, 사회과학원, 인민대학 등의 고위급 학자들과 국제우의추진회 연구원 학자들이 참석한가운데 진행된 자리였으나 단순한 학문적 결과 발표뿐 아니라 기독교 복음의 중심적인 메시지가 여과없이 전달되기도 했다.

'진정한 기독교'를 주제로 발표한 곽요셉목사(예수소망교회) "인류의 보편적인 문제인 '삶과 죽음'이 인간을 종교적 존재로 이끌지만 그 참된 해답은 지식이나 경험이 아닌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를 통해 완성한 사랑의 계시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전제한 뒤 "사회의 체제나 제도가 아닌 복음으로 구원받은 자만이 문제 해결을 통한 구원에 도달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해 성경과 교회, 성직자라는 세 가지 구원의 방편이 주어졌다"는 메시지로 모임을 방향을 암시했다.

또한 곽선희목사(소망교회 원로)는 '21세기를 향한 새로운 지도자상'을 주제로 "21세기 지구촌은 산업사회에서 정보사회로 이행하면서 새로운 세계관과 가치관이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세기에 지배자로서가 아니라 참된 지도자로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열정'과 함께 '밝은 이성적 비판'과 '여유로움'을 필요하다면서 "세계적인 관심 국가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 사회 역시 세계와 미래를 바라보며 궁극적 가치 아래서 창조적인 역사를 주도해 달라"고 주문했다.

사회적으로 종교적으로 변화에 직면한 중국을 향해 복음의 시급성과 건전한 기독교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한 한국측의 발제는 적지 않은 반향을 불러 일으켰으나 가장 적극적인 반응은 이번 모임을 주관한 국제우의추진회 탄쑹린 부위원장의 메시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탄쑹린 부위원장은 개막 환영사를 통해 시대를 초월한 종교의 필요성을 지적하면서, 오랜 선린 우호 관계를 유지해 온 양국이 종교 분야에서 교류를 시작하게 된 데 대해 큰 기대감을 나타냈으며, 마지막 발제를 통해서도 상호 역사를 배우고 이해의 폭을 넓히게 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비록 양국 학자들의 발표 간에 강조점이 다르기는 하였으나 오히려 이 점이 상호 이해가 필요함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중국 학자들이 방한을 통해 한국의 기독교를 보다 많이 경험할 수 있도록 지원과 관심을 가져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번 모임을 통해 지난 2002년과2004년 두 차례에 걸친 중국국제우의추진회 관계자들이 한국을 방문해 직접적으로 체험했던 한국 기독교에 대한 이해가 감동들이 적지 않은 변화를 일으켰음을 확인할 수 있었고 동시에 여전히 일부 학자들은 역사적으로 나타난 기독교의 단면들로 인해 기독교의 본질에 대한 이해의 필요성을 재삼 확인시켜 주었다고 할 수 있다.

지난 1985년 출범한 국제우의추진회는 중국이 세계 각국과 종교 분야뿐 아니라 스포츠 문화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제 교류와 협력을 담당해 온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번 모임은 특히 지난해 한국을 방문해 환대 속에 예수소망교회를 비롯해 한국내 교회들을 둘러보고, 한기총 등 교계 기관과 한국 내 다양한 문화 역사 유적지 등을 둘러본 바 있는 국제우의추진회 부위원장 등 관계자들이 방한 직후 모임과 교류의 필요성을 제기,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향후 양국 종교 문제에 대한 영향력 있는 연구 결과와 긍정적인 효과들을 거둘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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