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세속화 현상

[ 논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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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03월 31일(목) 00:00
김형태/ 증경총회장, 연동교회 원로목사

부활신앙은 하나님의 말씀에서 본 성서적 신앙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것은 성령의 지도에 그 준거를 둔다. 세속화 현상은 주변 사회문화의 유행을 따르는 대중적 믿음을 가리킨다. 그리스도인은 현실 사회문화 속에 살고 있는 하나님 나라의 영적 존재인 성육신적 삶을 산다. 그러므로 그의 성서적 신앙과 세속적 믿음을 식별하기가 매우 어렵다.

1991년 미국장로교 총회가 이북의 조선기독교도연맹 대표단을 미국에 초청한 일이 있었다. 그 때 뉴욕한인교회협의회가 이들 일행을 환영하는 모임을 가졌는데, 예배 후 다과회에서 이들을 대표한 한시대씨(전 유엔 대표)가 함께 온 주체사상연구소 소장을 가리키면서 "나는 주체사상 신봉자입니다. 우리 주체사상에는 구원이 있습니다. 부활도 있고 영생도 있습니다"라고 강조를 해서 우리들을 놀라게 했다. 아마도 민중신학을 이용한 것 같았다. 특수한 사회문화에 기독교를 접목시킨 세속적 믿음이라 하겠다.

공산주의 사회문화 속에서는 기독교를 공산주의 사상에 접목한 세속적 믿음을 유행시키는 한편, 자본주의 사회문화 속에서는 자본주의를 기독교 복음과 동일시하는 대중적 신념이 지배한다. 한국 교회의 세속화 현상은 교회의 수량적 성장과 이를 뒷받침하는 현실적 기복신앙으로 가속화되고 있다. 모든 것을 대형교회 중심과 웰빙 지향으로 대중적 시대정신을 따르고 있는 셈이다.

70년대 군부독재정권 시절 여의도광장에서 6.25를 기하여 '나라를 위한 기도회'를 20개 교단 연합으로 개최한 일이 있었다. 20개 교단 대표들이 모두 한자리씩 맡기 위해 순서가 20개로 늘어나고, 서로가 인기(?) 순서를 원해 조정하기가 난감했다. 정부의 비호 아래 기독실업인들의 재정적 후원으로 행사가 준비되는 과정에서 유독 기독교장로회는 반정부적이니 기도는 안 되고 성경봉독을 맡기게 됐다. 그런데 오히려 구약의 악한 권력에 대한 준엄한 심판의 구절을 낭독한 것이다. 다만 믿기만 하고 아는 것이 모자라 순종과 인내로 앉아 있는 신도 대중이 안쓰러울 뿐이다.

오늘날 한국 교회의 세속화 현상은 젊은이들의 인기에 편승해서 목회 프로그램이나 설교 등을 정보기술을 이용한 교양 강좌 또는 오락적으로 꾸미고 있는 것이다. 육체적이며 물질적인 웰빙을 모방하는 대중영합이다. 교회 성장과 기복신앙의 부작용은 소위 '진리싸움'으로 미화된다. 진리는 하나님께 속한 것이며, 하나뿐인 진리를 서로 주장하며 결국 분열을 초래하게 된다. 이는 '진실게임'과 같은 세속적 믿음이며 대중적 신념일 뿐이다. 성령의 힘에 의지하기보다 자신의 힘을 자랑하는 비성서적 믿음이다. 오직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것(신앙)과 아는 일(신학)"(엡4:13)이 일치할 때 세속적 믿음을 극복하고 성서적 신앙을 바로 세워나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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