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지도력의 배출을 기대하며

[ 논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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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03월 22일(화) 00:00
이연옥/ 여전도회전국연합회 명예회장

여성안수 법제화가 총회에서 결의 된지 11주년이 되었다. 노회 수의를 거쳐 실제로 법적 실효를 갖게된 것은 올해로 10주년이 되기에 감개무량할 따름이다.

한국교회사에서 영원히 기념될 최초의 여권운동으로, 여자의 교회치리권을 요청하는 여장로제도 청원을 함남여전도회 회장 최영혜씨 외 1백3명이 서명하여 노회에 제출했고, 함남노회는 제22회(1933년) 교단 총회에 여장로 청원을 헌의 했다. 비록 실패로 끝났으나 여성들이 앞장서 여성의 권리를 찾아야 한다는 움직임이 진지하고 혁명적으로 일어난 역사적 사건이라 할 수 있다.

그 후에도 지속적으로 여전도회전국연합회는 여장로제도와 여성안수제도를 교단 총회에 청원했다.

그 결과 1994년 여성안수 법제화가 결의 되었고 현재는 5백 명 정도의 여목사와, 2백여 명의 여장로가 교회를 이끌고 있다.

한국 교회 여교역자들의 변천사를 회고해 보면 초창기에는 전도부인으로, 그 후 전도사 시대를 거쳐 여목사에 이르렀다.

선교사들은 과거 폐쇄 사회에서 가사 일에만 전념하는 안방 여인들을 개인 지도로 육성하여 '전도부인'이라는 이름으로 선교에 이바지하게 했다. 그 후 성경과 신문화 교육을 받은 여성지도자들은 각각 1923년과 1931년에 설립된 평양여자신학원과 마르다 윌슨 신학원에서 여성목회자로 훈련을 받아 여전도사들이 되었다.

여전도사들은 담임목사와 함께 교회 전반에 걸쳐 목회사역을 돕는 교회 안에서 존경받은 지도자였다. 당시에는 담임목사와 여교역자만으로 목회사역을 성공적으로 이끈 예가 많았다. 그러나 1970년 후반부터 사회 변천과 함께 한국 교회 목회현장에 변화가 일어났고, 점차적으로 여교역자의 수가 감소하는 한편, 5백 명에 달하는 여목사들의 청빙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사회가 점차 다원화됨에 따라 목회도 다양한 방법으로 시도되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교회의 다수인 여성들을 위한 여성목회자들의 특성 있는 헌신이 요구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교육, 상담, 심방, 여성 평신도 지도력 개발, 가정사역 등 현대 교회에서의 모성애 문화를 창조하는 사명이 요구되는 때이다. 또한 성숙한 당회 운영을 위해서는 훈련된 남성과 여성이 협력해야 교회가 균형있고, 조화 있는 아름다운 모습을 이룰 수 있다고 확신한다.

21세기의 시대적 특성 중 하나가 '여성시대'이다. 사회 각 분야에서 여성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짝 열려 있다. 이런 때 한국 교회는 선구자적 지도력을 발휘하여 여성 분야에서 선각자의 사명을 다해야 한다.

바울 사도는 동역자 중 '유니아'라는 여성에 대하여 "내 친척이요 나와 함께 갇혔던 안드로니고와 유니아 에게 문안하라. 저희는 사도에게 유명히 여김을 받고 또한 나보다 먼저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라"(롬16:7)고 전하고 있다.

'사도들에게 유명히 여김을 받은 자'라고 표현한 것으로 보아 유니아는 초대교회에서 탁월한 지도력을 통해 사도들의 존경을 받은 인물로 생각된다. 탁월한 지도력은 일반적으로 말하는 '똑똑한 여성'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우리 속담에 '여자가 똑똑하면 팔자가 사납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알고도 모르는 척 하면 부덕(婦德)이라고 가르치는 남존여비적 발상이다.

한국 교회의 여성안수 정착을 위해서는 남성우월문화와 전통사회에서 남성지도자들에게 존경받을 수 있는, 신덕(信德)을 겸전한 유니아와 같은 여성지도자들이 배출되어야 한다.

여성안수의 정착을 위해 여목사와 여장로는 여성의 따뜻하고, 부드럽고, 너그럽고, 인내와 희생의 모성애 문화를 이룩하는 특성을 살려 사료 깊은 지도력을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

한국 교회의 성숙한 발전을 위해 여성지도력을 최대한 활용, 균형을 갖춘 교회로 성장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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