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은 線입니다

[ 논설위원 칼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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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03월 17일(목) 00:00

이승하/ 해방교회 목사

선(線)은 점(點)의 이음이다. 점이 이어질 때 선이 된다. 점 없이 선은 만들어지지 않는다. 점이 빠지면 선이 되지 못한다. 선은 점으로 시작한다. 점이 이어지지 않으면 다음은 공간이 된다. 선은 시간이다. 시간은 순간이 합해져서 시간이 된다. 이것이 지속되면 역사가 된다. 그리스의 철학자 제논은 이것을 화살로 설명했다. 화살이 빨리 달리지만 정지된 순간들과 달리는 속력에 있다고 했다.

성령은 선이다. 항상 지속되는 성령의 역사는 순간적으로 성령의 역사가 있을 때 이루어진다. 예수님은 항상 성령의 역사로 그의 삶이 이어졌다. 그것은 순간순간. 아니 짧은 시간이 성령으로 말미암아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실 때 '하늘이 열리고 하나님의 성령이 비둘기 같이 내려 자기 위에 임하심을 보시더니'(마3:16)라고 기록했으며, 다음 순간 '성령에게 이끌리어 마귀에게 시험을 받으러 광야에 가사'(마4:1) 금식기도를 하셨다. 그러므로 마귀의 시험을 이기셨다. 마지막에 '마귀는 예수를 떠나고 천사들이 나아와서 수종드니라'(마4:1)고 했다. 이로 인해서 '비로소 전파하여 이르시되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느니라'(마4:17)고 했다. 예수님의 공생애 활동은 이렇게 성령의 점철로 이어졌다.

성령께서는 순간 즉 짧은 시간에 역사하신다. 우리들은 항상 성령의 역사가 함께 하신다는 말을 하고 있다. 그러나 순간을 성령의 뜻에 따라 행하지 아니하면 성령의 역사는 이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시험으로 나타난다. 아브라함은 믿음의 사람이다. 그러나 그도 순간의 시험을 이겼으므로 믿음의 사람이라는 칭호를 얻었다. '그 일 후에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시험하시려고'(창22:1) 외아들 이삭을 데리고 모리아 산으로 가게 했다. 시험에 넘어가면 성령의 공동(空洞)이 생긴다. 빈 자리는 그냥 빈 자리로 남을 수도 있으나 대개는 채워지게 마련이다. 성령의 공동에는 반드시 사탄이 들어온다고 했다. 사도 바울도 박해가 두려웠다. 그 때 '네가 예루살렘에서 나의 일을 증언한 것 같이 로마에서도 증언하여야 하리라'(행23:11)고 하셨다.

성령의 역사는 순간에서 나타난다. 때때로 시험에 들게 된다. '이것은 성령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세상의 일을 할 때 그렇다. 아니 교회의 일을 할 때도 그런 경우가 생긴다. 이것은 시험이다. 다윗이 사울에게 쫓겨 다닐 때 그를 죽일 수 있는 기회가 두 번이나 있었다. 그러나 그는 그를 죽이지 않았다. 성령의 공동이 생기지 않게 했다. 사도 베드로가 로마 성을 빠져나가는 앗피아 도상에서 예수를 만났다. 이것은 성령과의 만남이었다. 그때 그는 순종했다. 성령의 공동이 생길 수 있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그는 그 성령의 점을 이어갔다.

고난주간 새벽기도회들을 모두 한다. 그 기도회에 성령의 역사가 이어지기를 바란다. 기도회에 성령의 뜨거운 역사가 없으면 성령의 공동이 생긴다. 마가의 다락방에 모인 성도들이 모두 성령을 받았다. 그 결과 예루살렘에 전도운동이 일어났다. 성령의 열매는 분명한다. 사도 바울이 '사랑과 희락과 화평과 오래 참음과 자비와 양선과 충성과 온유와 절제'(갈5:22~23)라고 했다. 이런 것이 나타나지 않으면 기도하는 가운데도 사탄의 시험에 드는 것이다. 가룟 유다는 예수님을 따라 다니면서도 사탄의 종이었다. 교회의 일을 하는 사람들도 사탄의 시험에 들 수 있다. 순간순간 기도하여 하나님의 성령의 말씀을 들어야 한다. 순간을 그르치면 모든 것을 그르친다. 성령의 역사는 순간에서 나타난다. 괴테의 '파우스트'와 스티븐슨의 '닥터 지킬과 미스터 하이드'가 이런 내용을 교훈하고 있다.

성령의 사람이 누구인가? 그리스도인이다. 그러면 지금 성령의 역사에 순간을 맡기고 있는가? 새로운 피조물이 된다는 것은 곧 성령의 사람이 되는 것이다. 순간을 성령에게 맡기고 순종하고 실천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무엇을 맡았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성령의 뜻을 따라 행하느냐 하는 것이 문제이다. 여기서 '믿음의 사람', '성령의 사람'이라는 칭호를 얻을 수 있다. 성령은 하나의 선이다. 곧게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 공동이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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