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해결, 복음의 사랑과 용서로 시작해야

'갈등에서 통합으로', 나부터캠페인 월례포럼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24년 10월 16일(수) 17:08
나부터캠페인이 15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갈등에서 통합으로'를 주제로 월례포럼을 개최했다.
"갈등이 인간의 삶에서 불가피하다면 파괴적인 결말이 아닌 갈등을 해결하고 분쟁의 에너지를 생산 에너지로 바꾸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우리 사회의 갈등 해결을 위해 한국교회가 가진 시간과 훈련, 양보와 이해, 결단과 용서의 자원을 총동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세계에서 갈등 지수가 3번째로 높은 우리의 갈등이 이제는 진영과 이념을 넘어 젠더, 세대 간, 불평등, 노동, 일터 등의 요인으로 얽혀 심화하면서 복음을 가진 한국교회 성도들이 겸손한 삶을 통해 해결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는 해석이다.

나부터캠페인(대표:류영모)이 15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제2회 나부터포럼을 열어 폭발 직전인 우리 사회 갈등의 현주소를 점검하며 교회적 시각에서 해법을 모색했다.

이날 포럼에서 '한국 사회의 갈등과 통합-개인적 / 심리적 접근'을 주제로 강의한 황해국 목사(전 서울장신대학교 총장·동천교회)는 "갈등 안에 있는 사람들이 추구하는 가장 높은 단계는 갈등이 화해와 용서로 바뀌는 것"이라며 "갈등을 해결하고 평화를 만드는 일은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성도들에게 맡기신 지상 최대의 사역이고, 그리스도인으로서 가장 가치 있는 삶을 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 목사는 갈등 해결의 원리에 대한 방안을 소개하며, 갈등은 불가피하지만, 해결 방법에 따라 성장의 기회 또는 퇴보와 파멸의 역기능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화는 다름을 극복하는 첫걸음이고, 갈등의 원인과 싸움을 명확히 알아야 문제의 출구를 만들 수 있으며, 이를 위한 협상의 기술도 필요하다"며 "갈등 노출 후에는 최소 단계에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랑과 용서는 최고의 화해 과정으로 분노와 복수 감정이 사람의 기본 속성이듯이 사랑과 용서 또한 사랑의 기본 속성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갈등의 역학 관계를 인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갈등 해결을 위한 한국교회 성도들의 실천과 훈련을 강조한 황해국 목사는 "갈등과 분쟁이 있을 때 가장 힘든 사람은 자기 자신이다. 용서는 자신의 잘못을 직시하고 자신에게 가해진 상처와 고통을 인식하는 것"이라고 덧붙이며, "진정한 용서의 원천은 예수 그리스도이기 때문에, 사랑과 용서의 높은 경지에 오르기 위해 복음의 낮은 자세로 시작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또한 갈등 해결을 위해 서로 다른 집단 간의 '소통과 공감'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를 위한 대화와 타협에 기반한 성찰적 공동체를 한국교회가 일궈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별히, 성장주의에 매몰되어 한국교회가 그동안 잃어버린 가치를 회복하고, 복음의 본질을 회복함으로써 갈등 해결을 위한 자기 비움을 실천할 것을 당부했다.

이어 강의한 김호기 교수(연세대 사회학과)는 한국의 사회 갈등과 사회 통합을 구조적, 거시적 접근으로 조명했다. 그는 "사회 갈등을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갈등은 어느 사회에서나 존재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문제는 사회 갈등을 해소하는 데 과도한 사회적 비용이 지불될 경우, 그것이 사회 발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우리 사회의 갈등 수준이 높지만 갈등을 관리하는 능력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한 한국교회가 사회적 통합을 위한 주체적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한국교회는 우리 사회의 갈등 완화와 통합 제고에 대한 시민적 주체가 될 수 있다. 이제 교회를 넘어 우리 사회의 갈등 해소를 위해 적극적인 사회적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며, "이를 위해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공동체를 위한 타협점을 조성하는 신앙이 매우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서 인사한 류영모 목사(증경총회장·한소망교회)는 "사회가 갈등에 대처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넓어지고 있으며, 한국교회는 성장통을 넘어서 내적인 갈등을 성숙하게 풀어가는 지혜를 키워가고 있다"며 "한국 사회가 갈등은 건강한 사회로 가는 마중물이라는 점을 이해하고, 갈등을 넘어서 통합으로 나아가는 지혜를 얻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는 증경총회장 손달익 목사, 이순창 목사, 전 부총회장 김순미 장로, 기감 이철 감독회장, 김학중 목사, 배광식 목사 등이 참석해 축사했다.


임성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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