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위험하다는 느낌 지울 수 없어"

[ 독자투고 ]

한국기독공보 hmpyo@pckworld.com
2024년 10월 14일(월) 10:05
최근 출간된 '한국 교회 트렌드 2025'를 보면서 '한국 기독교가 망해간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한국 교회 트렌드'의 지난 시리즈를 모두 봤던 이로서 내린 결론이다. 이제까지 이 정도의 위기감을 느껴본 적은 없었다.

첫째, 유반젤리즘(유튜브 기반 신앙생활)의 양면성이 진짜 문제다. 최근 10년 동안 신앙이 성장하는 데 '출석 교회 예배와 목사 설교'의 영향력은 반토막 났다. 64%에서 28%로 줄었다. 반면 '미디어'(특히 유튜브)의 영향력은 급증했다. 1%에서 19%로 늘었다.

이는 향후 기독교인의 신앙 성장에 미디어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가늠하게 하며, 신앙생활의 보완재로 활용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어느 의미에서는 목사의 설교 영향력이 떨어지고, 그 자리를 미디어가 채우고 있다. 중요한 건 그 속도다. 미디어가 영향력 공백을 빠르게 메우고 있다는 의미다.

또한 유튜브 기반 신앙생활에선 알고리즘에 의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걸 간과해선 안 된다. 유튜브는 기술적으로 '완벽하게 진리를 담아낸 영상'만을 추천하지 않는다. 유튜브에 의존하면 잘못된 정보를 너무나도 손쉽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유튜브 알고리즘은 각 교단의 교리적 엄밀함까지 구분하지 못한다.

목회자들은 평신도들의 이런 말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 "그게 왜 잘못됐어요? 제가 본 유튜브에서 그게 진리라고 하던데?" 신앙의 무게 중심은 유튜브가 아니라 목회자에게 있어야 하는 이유다.

둘째, 평신도 사역은 '대안'이 아니라 '현실적 한계'다.

교회 내 평신도가 하는 사역은 심방(70%), 새가족 교육(44%), 신앙 지도(43%), 교육 부서 설교(32%), 성인 예배 설교(18%) 순이었다. 5개 중 1개 교회는 성인 예배 설교를 평신도가 한다. 3개 중 1개 교회는 교육 부서 설교를 평신도가 한다. 그리고 목회자의 79%는 그렇게 '평신도가 교역자 역할을 대체'하는 걸 찬성한다.

한국교회 부교역자 사역 기피 현상과 신학교 지원자 감소라는 피할 수 없는 현실로 영성과 전문성을 가진 평신도를 활용한 사역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관점의 핵심을 평신도가 아니라 목회자로 보면 얘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목회자 고유의 역할을 잃어가고 있는 것 아닌가. 궁극적으로 평신도와 목회자의 역할 구분이 의미가 크게 없어진다면, 목회자는 본질적인 물음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목사님은 없어도 돼요!' 그러니 단순히 '평신도 성장'으로 안이하게 치부할 문제가 아니다.

이걸 책에 나오는 7번째 핵심 통계인 '싱글 프렌들리 처치' 파트와 연관지어 생각해 볼 수 있다. 담임목사의 81%는 '결혼하여 가정을 이루는 것이 하나님의 섭리'라고 했지만, 싱글 기독교인은 30%만이 동의했다. 인식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성경적 가치관에서 차이를 보이는 건 최악의 경우다. 성경이 바탕이 된 목사의 설교가 싱글 크리스찬들에게 도달하지 않고 있단 뜻이다. 과연 이것 하나뿐일까. '드러난 게 일단 이 문제'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셋째, '신앙의 양극화'가 아니라 '부정적 신앙의 증가'다.

담임 목사의 65%는 앞으로 신앙의 양극화가 더 심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신앙의 깊이와 진정성을 추구하는 의미 있는 움직임은 먹구름 속의 한 줄기 빛과 같은 희망을 기대하게 한다.

그러나 신앙의 양극화에서 집중해야 할 건 '부정' 쪽이다. 물론 코로나19 이후로 회복되는 신도들의 신앙은 분명히 긍정적이다. 하지만 그 긍정 지표를 부정 지표와 섞으면 안 된다. 분명히 구분해야 한다. 부정 지표는 부정 지표대로 봐야 정확한 분석이 가능하다. 양극화는 일종의 물타기 해석이다. (신앙의 양극화는 시계열 분석 혹은 통시적 접근법으로 봐야 정확하다. 공시적 접근법으로 올해의 자료에 집중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넷째, 거룩한 교회의 의미가 사라지고 있다.

기독교인의 81%는 '한국교회가 세속화됐다'고 생각했고, 담임목사는 그보다 더 높은 91%가 이에 동의했다. 이는 개인의 종교적 신념과 실천이 약화되는 현상을 말한다. 그리스도인으로서 기준점을 잃어버리고 세상이 제시하는 기준이 중심이 되어 살아가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세속화란 성도와 교회가 세상의 영향을 받아 그 본연의 비전을 상실해 가는 현상인 동시에 세상이 더 이상 그리스도인의 삶과 교회의 가르침에 귀 기울이지 않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교회의 세속화가 근래에만 화두가 된 건 아니다. 최소한 필자가 교회에 있었던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꾸준히 들었던 얘기다. 한국 교회의 세속화란 뜻은 결국 '교회도 똑같다'라는 의미다. 그동안 한국 교회는 온갖 부정과 부패, 성 비위 등 씻을 수 없을 만큼 부끄러운 모습들을 너무 많이 보여주었다. 자연스레 교회를 다닌다는 자부심, 교회에서 하는 선행에 대한 의미가 사라지고 있다. 목사님 설교가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는 느낌으로 해석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하지만 이렇게 진부할 것 같은 얘기가 지금은 더 심각하게 들린다. 진짜 위험하다. 유튜브 기반 신앙생활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다는 것과 연관시켜 생각하면 '교회 출석, 교제' 등 교회 그 자체의 의미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경고다. 실제로 목사의 생각이 싱글 크리스찬들에게 도달하지 않고 있지 않나 반성할 대목이다.



강석찬

00교회 청년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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