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알마티 고려한글학교 사역

[ 땅끝편지 ] 카자흐스탄 방승수 선교사 完

방승수 선교사
2024년 10월 03일(목) 08:13
땅끝편지 마지막은 필자의 아내인 김지원 선교사의 사역을 소개하면서 마치고자 한다. 김지원 선교사는 카자흐스탄 알마티 고려한글학교에서 고려인 자녀들(7~15세)을 대상으로 한글을 가르치며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알마티 고려한글학교는 2012년 2월 당시 카자흐스탄 알마티 한국교육원 이견호 원장의 발의로 카자흐스탄 고려인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되었고, 첫 수강생은 23명이었다. 김지원 선교사는 2012년 9월부터 한국어 교사로 사역을 시작하였고 현재는 책임자로 섬기고 있다. 그동안 수많은 고려인들이 이 한글학교를 이수하였고 한국 대학 장학생으로 유학 간 학생들도 여럿 있다.

고려한글학교가 인기 있는 학교로 발전하게 된 계기는 한국어 교사들의 노력도 있지만 한국 방문 행사 때문이다. 이 행사는 2013년부터 격년제로 진행하고 있는데 보통 12~15세 학생 15명 정도가 방문한다. 이들에게 한국의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고려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여 자부심을 갖고 살아가도록 하며, 또 한국 대학으로의 유학의 비전을 심어주어 유학의 길을 열어 주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 행사는 두 주간 일정으로 진행된다. 첫 한 주간은 한국 학교 체험으로 충북 영동 새너울중학교(기숙형 학교)에서 한국 학생과 똑같이 학교 수업에 참여하고 함께 기숙사 생활을 하며 한국 학생들과 교제한다. 이 한국 학교 체험 기회가 이들에게는 영원히 기억에 남을 만한 추억거리이다. 그리고 다음 한 주간은 한국의 여러 지역의 역사, 문화 현장을 탐방하며 한국인의 가정에서 홈스테이를 한다. 또래 학생이 있는 한국 가정에서 하루, 이틀 생활을 하며 한국 가정을 경험해 보는데 고려 학생들에게는 새로운 경험으로 풍부한 이야기 소재가 된다. 한국 학교와 가정 체험을 통해 한국에 대한 매력에 깊이 빠져든다.

학생들은 한국교회도 경험해 본다. 종교적 배경이 이슬람인 이들이 교회를 경험해 보는 것 역시 새로운 도전이다. 예배에 참석해 준비해 간 율동과 한국어 찬양을 불러본다. 방문한 교회 교인들의 따뜻한 사랑과 환대에 놀라며 "왜 우리에게 이렇게 잘해 주나요?"라는 질문에,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사랑과 은혜를 너희들에게 그대로 전달하는 것"이라고 하자, 갸우뚱하며 '은혜?' 라는 말을 되뇌인다. 뿐만 아니라 한국 교인들도 "예수를 전혀 알지 못하는 아이들이 기쁨으로 찬양하는 모습을 보며 오히려 자신들 신앙이 부끄럽다"고 고백하기도 하였다.

이 한국 방문 행사를 통해 학생들은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경험하고 예수 복음을 접하게 된다. 교회에 대한 거부감도 사라지므로 카자흐스탄으로 귀국한 후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둘씩 결신자가 생겨난다. 그리고 한국 방문시 도전받은 학생 중 한국 유학을 희망해 경희대 국민대 부산대 등으로의 유학생들이 생겨나기도 했다. 이 유학생들을 한국교회와 연결시켜 주는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 지금까지 여섯 번의 한국 방문 행사를 진행하였는데 이런 행사로 말미암아 고려한글학교 학생들이 급증하여 2024년 현재 학생 184명, 교사 14명이 되는 학교로 성장하였다.

이상으로 필자의 땅끝 편지를 마치고자 한다. 늘 현장 선교사를 위해 기도해 주시고 사랑해 주시는 한국교회 모든 목회자들과 성도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필자의 선교 사역 25년을 정리해 볼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 한국기독공보사에 감사드린다. 특별히 선교 현장에서 하나님의 선교에 죽도록 충성하고 있는 모든 선교 동역자들과 사역 위에 하나님의 크신 은총과 사랑이 충만하기를 기원한다.

방승수 선교사 / 카자흐스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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