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나라의 상급

[ 여전도회 ] 10월 월례회

김영원 교수
2024년 10월 01일(화) 07:00
지난 9월 열린 제89회 정기총회에서 열린 예배에서 기도하고 있는 회원들. /한국기독공보DB
찬송:312장

성경:히브리서 11장 26절

오늘날 한국에서 기독교인으로 살아가는 데에는 이중적인 어려움이 있다. 먼저 기독교에 대한 신뢰도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하락하여, 공개적으로 자신의 신앙적 정체성을 드러내고 공적인 자리에서 복음을 전하기 힘들다. 또한 사회 전반이 세속화의 물결에 잠식되어, 기독교인으로서 영적인 가치를 지키고 살아가기가 너무나도 어렵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 우리는 세속적 가치에 함몰되기 쉽다.

그러나 오늘 본문은 신앙인의 시선은 세상의 가치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상급을 향하여야 함을 분명하게 선언하고 있다. "그리스도를 위하여 받는 수모를 애굽의 모든 보화보다 더 큰 재물로 여겼으니 이는 상 주심을 바라봄이라." 오늘날과 같이 세속적이고 물질적인 가치가 중심이 되어 버린 세상에서, 신앙을 지키며 복음을 전파하고 살아가는 삶은, 수모를 각오하지 않는다면 선택하기 어렵다. 그러나 모세를 비롯한 구약의 인물들과 열두 제자 및 바울과 같은 신약의 복음 전파자들은 모두 세상의 부와 명예를 버리고 그리스도를 위한 수모를 받는 신앙의 길을 선택했다. 왜냐하면 그들은 세상에서의 부귀영화보다 하나님 나라의 상급을 더욱 사모했기 때문이다.

혹자는 하나님 나라의 상급을 바라보는 것 또한 기복신앙이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하나님 나라의 상급을 세속적인 상과 동일시한 데에서 나온 잘못된 생각이다. 하나님 나라의 상급은 우리가 세상에서 소유하고 즐기는 그런 물건이 아니다. 궁극적인 하나님 나라의 상급은 다른 어떤 물건이나 대상이 아니라 하나님이시다. 오직 하나님께서 우리의 상급이시며 분깃이시다(창 15:1, 시 73:26).

하나님이 우리의 상급이시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일은 세상의 부와 명예를 모두 포기하고 금욕적인 삶의 방식을 훈련하는 율법적인 삶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그의 책 '고백록' 첫 장에서 다음과 같이 고백한다. "당신을 향해서 저희를 만들어 놓으셨으므로 당신 안에서 쉬기까지는 저희 마음이 안달합니다." 우리가 세상에서 무언가를 얻으려고 달음질하는 것은 결코 우리에게 진정한 행복과 평안을 주지 못한다. 아무리 많이 소유하고 지위가 높아진다고 하더라도 우리의 불안은 더 커지고 욕망은 더욱 세차게 불타오른다. 왜냐하면, 우리의 결핍을 채우고 상한 심령을 진정으로 위로하실 수 있는 분은 오직 우리 주님 외에는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직 하나님이 우리의 상급이라는 선포는 오직 하나님을 믿고 따르는 이들에게만 진정한 행복과 평안함이 상으로 주어진다는 기쁜 소식이 된다.

오늘날 기독교인으로서 신앙적 가치를 지키고 살아가는 일은 분명 점점 힘든 일이 되어가고 있다. 수모와 수치를 각오하지 않고서는 이 길을 온전히 가기 어렵다. 그러나 하나님 나라의 상급을 바라보고 나아갈 때, 그리스도를 위하여 수모를 받는 이 길이 진정한 행복과 평안의 길임을 깨닫게 된다. 이 어두운 세상 가운데 하나님 나라의 상급을 희망하며 복음을 선포하는 행복한 삶으로 나아가자!

김영원 교수/장로회신학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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