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사역의 변화와 진보

[ 땅끝편지 ] 카자흐스탄 방승수 선교사 ⑨

방승수 선교사
2024년 09월 28일(토) 04:13
사역엔 늘 변화가 따른다. 어떤 사역은 지속성이 있고, 어떤 사역은 수정과 보완이 필요하다. 또 어떤 사역은 정리하고 끝내야 한다. 필자는 코로나를 경계로 21년 동안 해오던 신학교 사역을 정리하고 현재는 중앙아시아 목회자 훈련 사역에 집중하며 중앙아시아 교회를 선교적 교회로 세우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 협력의 범위는 끝이 없지만, 중앙아시아 여러 지역을 순회하며 각 지역 특성에 맞는 사역으로 협력하고 있다. 한국 음식 강습회를 통해 지역민들과 소통을 이루고, 음악회를 통해 한국의 문화와 노래를 그리워하는 고려인들과 소통을 이루며, 말씀사경회(부흥회)를 통해 사역자들뿐 아니라 평신도들과 소통을 이루고 있다.

현장 선교사로서 늘 기도하며 고민하는 것이 있다. 사역이 사역으로만 끝나지 않고 사역을 통해 한 영혼이라도 구원받기를 기도한다. 한국 음식 강습회는 외형적으로는 반응이 좋아 성공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지만 복음 제시에는 한계가 있다. 그리고 중앙아시아 현지 목회자들과 교회 리더들과 교제하며 느낀 것은 목회자들뿐 아니라 평신도들도 하나님의 말씀을 더 많이 더 깊게 공부하고 싶다는 열망이었다. 그들의 필요를 채워주려면 그동안의 사역을 수정하고 보완할 필요가 있다.

목회자 훈련과 평신도들을 위한 말씀 집회(부흥회)를 병행해 사역했다. 지난 5월 대전대성교회 정영협 목사를 강사로 오전에는 목회자 훈련을 하고, 저녁 시간에는 평신도들을 위한 말씀 집회를 했다. 이때는 한국 음식 강습회보다는 동행한 권사들로 하여금 한국 음식을 준비하여 목회자들을 대접하고, 저녁 말씀 집회에 참석하는 사람들에게 한국 음식을 제공하여 식후 곧바로 집회에 참석하도록 유도했다. 말씀과 한국 음식의 조화는 현지인들에게는 놀라운 반응으로 나타나 다음 날부터는 더 많은 사람들이 집회에 참석했다.

또 다른 사역으로 고려인을 위한 음악회를 진행했다. 1937년 극동지역에서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당한 고려인들의 후손인 고려인 3세와 4세들을 위해 한국 가곡과 찬양 등으로 그들을 위로하는 음악회였다. 2014년, 2018년, 2024년 세 차례에 걸쳐 음악회를 개최했다. 무엇보다 고려인들의 정서를 고려하여 가능한 많이 참석할 수 있는 장소를 선정하다 보니 제자들의 교회보다는 음악회에 적합한 장소를 찾아 시행했다.

지난 6월 오산양일교회(최광우 목사 시무) 체루빔 찬양단 26명이 방문하여 세 지역에서 음악회를 진행했다. 1937년 고려인 최초 정착지인 카자흐스탄 우슈토베(Ushtobe)와 키르기즈스탄 비쉬켁(Bishkek) 그리고 카자흐스탄 코나예프(Konaev) 문화회관에서 한국 가곡과 찬양이 울려 뜨거운 반응과 가슴 뭉클한 간증들이 있었다.

특히 우슈토베에서는 음악회 전에 고려인들이 준비한 고려 음식을 함께 나누어 먹었고, 음악회가 끝난 뒤에도 너무 아쉬워 귀가하지 않고 함께 교제하며 부둥켜안고 축복해 주는 어울림의 장이 펼쳐졌다. 특별히 놀라운 것은 홀로 오지에서 고려인들을 위해 30년 이상 헌신해 온 80세 된 미국적의 한인 여자선교사의 고백이다. 그녀는 고국을 떠난 지 50년의 한을 이들의 찬양으로 말끔히 회복했다고 감격의 눈물을 쏟으며 간증했다. 이튿날까지도 감격의 눈물이 그치지 않았고 성령 하나님이 자신을 만져주셨다고 말했다.

사역은 진보한다. 2025년에는 새로운 사역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카자흐스탄, 키르기즈스탄, 우즈베키스탄 3개 국가 20명의 현지 목회자들을 한 자리로 불러 소통의 시간을 갖고자 한다. 이 사역 위에 성령 하나님의 기름부으심이 충만하길 기도한다.

방승수 선교사 / 카자흐스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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