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교육'과 '소그룹 목회'로 3040 부흥 이끌었다

[ 3040세대가부흥하는교회 ] 일신교회 하잉RTA

김동현 기자 kdhyeon@pckworld.com
2024년 09월 19일(목) 12:58
하잉RTA 예배는 주제 말씀을 활용한 게임, 말씀 암송과 관련된 찬양 부르기 등 활동을 통해 아이들의 몸과 마음을 여는 것에서 시작한다.
일신교회는 교회학교 예배를 아이들이 주체가 되어 적극적으로 교육에 참여하는 '하잉 RTA' 예배로 드리고 있다.
30~40대는 인생의 큰 전환기이자 새로운 삶을 개척하는 시기다. 사회 안에서 자신의 위치와 입지를 다져가고, 새롭게 가정을 꾸리고, 부모로서의 삶을 시작한다. 그러나 그만큼 불투명한 미래와 바쁘게만 돌아가는 새로운 일상 속에서 자기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고 갈등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신앙과 교회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청년부를 졸업하고 장년부로 넘어가는 시기지만, 청년부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에 쉽게 편입되지 못한다. 교회에 와서도 아이를 돌보느라 예배에 집중하지 못하고, 모임에 참여하기도 어렵다. 청년도 아니고, 장년도 아닌 교회의 '중간세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3년여간 지속된 코로나19 팬데믹은 이들을 교회와 더욱 멀어지게 했다.

평남노회 일신교회(박강민 목사 시무)는 교회의 전통 시스템에 새로운 변화를 주며, '자녀세대 신앙교육'과 '소그룹'을 통해 3040세대를 교회의 '중간' 세대에서 '중심' 세대로 위치시켰다.

"3040세대 성도들의 최대 관심사는 자녀들이다. 아이들을 믿고 맡길 수 있는 교회가 되어야 3040세대 성도들을 교회로 이끌 수 있다"고 강조하는 박강민 목사가 가장 처음 실시한 것은 교회학교의 회복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 부임한 박 목사는 이듬해 유치부 유년부 예배를 '교역자는 설교하고 아이들은 듣는' 기존의 예배방식을, 아이들이 주체가 되어 적극적으로 교육에 참여하는 '하잉 RTA' 예배로 드리기 시작했다.

'하잉 RTA'는 '하브루타 잉글리쉬 R(Read the Bible) T(Talk about the Bible) A(Apply the Bible)'의 약자로 유대인들의 '쉐마교육'의 원리를 적용해 개발한 하브루타 영어 성경교육 프로그램이다. 유대인들의 하브루타 공부법에 관심이 많았던 박 목사와 영어교육을 전공한 박 목사의 아내 선효경 박사가 자체적으로 개발했다. 단순 학습위주가 아닌 노래와 춤, 게임과 같은 활동적인 프로그램과 질문식 교육, 가정의 역할이 중요시되는 것이 특징인 교육이다.

하잉RTA 예배는 주제 말씀을 활용한 게임, 말씀 암송과 관련된 찬양 부르기 등 활동을 통해 아이들의 몸과 마음을 여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 다음 성경 이야기 영상을 보고 선생님이 해당 이야기에 관해 설명해준 뒤,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질문한다. 오늘의 성경 이야기에서 찾아낼 수 있는 사실에 관한 '사실질문', 머릿속으로 상상해보는 '상상질문', 해당 이야기의 영적인 의미가 무엇이고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를 물어보는 '해석질문' 등 '질문법 교육'을 통해 아이들 스스로 본문의 의미와 삶의 적용을 찾도록 유도한다. 그리고 예배가 끝나면 소그룹으로 흩어져 토론이 가능한 연령대의 아이들은 토론을, 어려서 그렇지 못한 아이들은 오늘 주제와 관련된 예술활동을 한다.

하잉RTA 예배는 주일에서 끝나지 않고 평일과 가정으로 이어진다. 예배가 끝나면 한 주간 아이들을 어떻게 신앙교육 해야 할지를 정리한 내용이 담긴 메시지를 부모들에게 발송한다. 해당 내용을 한 주간 가정에서 미리 교육을 해야 그 다음 주 예배를 따라갈 수 있다. "일주일에 한 번 교회에 데려온 것으로는 절대 아이들의 신앙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강조하는 박 목사는 "가정 안에서 신앙교육이 이뤄져야 아이의 신앙이 바로 세워질 수 있다. 한 주간 주어진 내용을 부모와 자녀가 함께 말씀을 가지고 얘기를 나누며 신앙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잉RTA 예배가 자리 잡고 부모들 사이에서 좋은 소문이 나기 시작하자 3040세대 성도들이 아이를 데리고 하나 둘 교회를 찾기 시작했다. 교회학교의 회복이 부흥을 이끈 것이다.

기존에 있었던 주일 오후예배를 '목장예배'로 전환했다. 사진은 한 3040 목장의 모습.
일신교회는 자녀 연령대를 기준으로 3040교구를 따로 편성하고, 이 소그룹을 중심으로 3040세대 성도들이 신앙생활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왔다
3040 목장 구성원들과 박강민 목사(아랫줄 왼쪽에서 두 번째).
교회를 찾은 3040세대 성도들을 위해 일신교회는 새롭게 변화했다. 우선 소그룹 사역을 시작했다. 자녀 연령대를 기준으로 3040교구를 따로 편성하고, 이 소그룹을 중심으로 3040세대 성도들이 신앙생활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를 위해 기존에 있었던 주일 오후예배를 '목장예배'로 전환하고 담당 교역자도 배정했다. 목장예배 시간에는 그날 설교에서 '본 것', '깨달은 것', '적용할 것'에 대해 나누는 자리를 가진다. 하브루타식 교육을 목장예배에도 적용하며 서로 비슷한 관심사와 고민을 가진 목장 식구들 안에서 신앙의 훈련을 함께 해 나갈 수 있도록 돕는다.

더불어 기존 오전 5시 30분에 드리던 예배도 직장인들을 배려해 1시간 늦췄다. 간단한 아침거리도 준비해 출근 전 기도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한 3040세대 성도들을 비롯한 젊은 세대와 다음 세대가 소그룹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교회 리모델링을 진행했다. 리모델링한 공간들은 현재 목장예배와 주중 모임 등 성도들의 교제와 신앙훈련의 자리로 활용되고 있다.

6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전통교회에서 이런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박 목사는 교회와 당회에서 한 마음으로 협력해줬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말한다. 박 목사는 "코로나로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 속에서 장로님들의 개혁 의지가 크셨다. 새로 부임한 목사가 교회학교 예배를 바꾸고, 주일 오후예배를 없애고, 리모델링을 하는 것이 전통교회에서 쉽지 않은 일인데, 목회 패러다임의 변화를 당회원과 성도들이 한 마음으로 지지해주셨다"며 "교회학교와 3040성도들을 향한 온 교회 구성원의 배려와 협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목회하면서 3040세대 성도들이 참 '은혜받기 어려운 세대'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는 박 목사는 "3040세대 성도들은 주일예배에 와도 아이와 자모실에 들어가야 하고, 일상에서도 양육과 직장생활로 스스로를 돌아볼 시간도 없이 분주하다. 또 청년도 아니고, 장년도 아니다 보니 전통교회 시스템에서 위치가 애매한 부분도 있다"며 "3040세대들이 교회에서 마음껏 은혜 받고 신앙생활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3040세대가 한국교회의 '약한 허리'가 되었다고 많은 이들이 우려하는 오늘날, 온 교회가 하나 되어 3040세대가 교회의 중심에 설 수 있도록 배려하는 일신교회의 모습이 또 하나의 좋은 모델이 되고 있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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