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워서, 남 주자!

[ Y칼럼 ]

김나예 청년
2024년 09월 18일(수) 02:00
어느덧 대학에서 마지막 학기를 앞두고 있다. 어른들이 흔히들 말씀하시는 '좋을 때'가 끝나가는 것이 아쉽기도 하지만, 지금까지 지내온 날들에 감사하며, 앞으로의 삶을 기대하는 마음이 더 크다.

내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을 꼽자면, 한동대학교를 선택한 것이다. 그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하나님과의 인격적인 만남이 있었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원서 접수 몇 주 전에 전혀 선택지에 없었던 한동대가 1지망이 된 것도, 이곳에서의 전공 선택, 신앙 공동체, 동아리, 학회와 같은 활동들도 내가 한 것 같았지만 사실은 모두 하나님의 인도하심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귀한 형제자매들을 만난 것, 그들이 믿는 하나님이 궁금해 노력하다가 나 또한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난 것, 그리고 그 후로 지성·인성·영성을 함께 배우며 내 삶의 중심이 '나'에서 '하나님'으로 바뀌기까지의 과정을 겪으며 '너는 청년의 때에 너의 창조주를 기억하라'는 말씀을 마음에 새기면서 인도하심을 따라 살아갈 수 있음에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지나온 길을 돌아보면, 나의 선택처럼 보였던 수많은 점들을 하나님께서 하나의 선으로 이으시는 것을 깨닫는다. '모든 것이 은혜'라는 찬양 가사처럼, 지금까지 걸어왔던 모든 순간 중 결코 헛된 시간은 없었다고 고백한다. 크고 작은 일들을 통해 나를 훈련시키셨고, 앞으로도 더 성장시키실 그분의 계획을 기대하게 된다.

대입을 위해 자기소개서를 한창 쓰고 있었던 고3 시절, '배워서 남 주자'라는 한동대의 슬로건을 실천하며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영화를 만들겠다는 포부가 있었다. 자기소개서를 읽으신 담임선생님께서는 "이 학교는 '배워서 남 주냐?'가 아니라 '남 주자!'냐"며 피식하셨다. 그때는 별 생각 없이 넘겼지만, 아직 기억에 남는다. '배워서 남 주자'는 말이 어쩌면 조금 바보 같아 보일지 모르지만, "바보일지라도 정직하고 어질게 살자"고 하셨던 우리 학교 김영길 초대 총장님의 말씀이 떠오른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모든 것을 주시고 독생자 예수님까지 내어주셨던 것처럼, 그리스도인 또한 '주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배운 것, 그리고 내가 받은 하나님의 사랑을, 아낌없이 세상에 흘려보내는 그런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고 싶다.

졸업이 얼마 남지 않는 지금, 나는 여러 색깔의 꿈을 꾸고 있다.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광고 카피라이터, 영상 제작자, 글을 쓰는 사람, 강연자 등…. 하나의 직업에만 국한되지 않고,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스토리텔러로 살아가고 싶다. 하나님을 만나기 전에 그랬듯 사람들의 인정과 성공에 얽매이는 것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길을 한 걸음 한 걸음 주님과 함께 걸어가고 싶다.

"Why Not Change the World(왜 세상을 바꾸지 않는가)?" 우리 학교의 또 다른 슬로건이다. 입학할 때는 가슴 설레는 목표였지만 시간이 지나며 너무나 당연하게 느껴지는 말이기도 했다. 그러나 오늘 다시 그 의미를 곱씹어 본다. 한때는 거창한 무언가로 성공해야만 세상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제는 나의 말과 글을 통해 한 영혼이라도 주님의 사랑을 더 알게 되길 소망한다. 그리고 그 영혼이 또 다른 영혼을 변화시키는 세상을 꿈꾼다. 작고 부족한 나를 통해 세상을 바꾸실 크고 위대하신 하나님을 기대하며, 오늘도 열심히 배운다. 배워서 남 주자!

김나예 청년 / 새마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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