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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칼럼 ]

박정원 목사
2024년 09월 13일(금) 08:50
2022년 5월 어느 날,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로 최충성(가명) 목사는 하루아침에 거주지를 잃은 신세가 되었다. 다섯 자녀를 양육하며 힘겨운 농촌목회를 감당하고 있던 최 목사의 일곱 식구에게는 잿더미와 참담한 현실만이 남아 있었다. 이 문제에 대해 해당 지역의 기독교연합회에서 한국해비타트로 연락을 해주었고, 많은 분의 동참과 기도, 그리고 무엇보다 하나님의 일하심으로 7개월 만에 멋진 새 보금자리가 완성되었다. "정말 막막하고, 어찌할 바를 몰랐는데 한국해비타트 덕분에 이제 다시 소신껏 부르심대로 목회를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최 목사의 고백이다. "저는 평생 제 인생에 새 집에서 살 것이라 생각을 한 적이 없었는데…." 그 부인은 눈물을 훔쳤다.

"쥐들이 지붕 위를 우당탕거리며 지나가고, 누수는 심각하여 온 집이 곰팡이로 뒤덮여 가지만 혼자의 힘으로는 도저히 수리가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설상가상으로 일부는 위반건축물이라 어디서부터 해결해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이소망(가명) 목사를 처음 만났을 때 들었던 말이다. 평생 농촌의 작은 시골 마을을 섬기며 목회를 감당하고 있던 이 목사를 돕기 위해 해당 지역의 기독교연합회와 한국해비타트가 함께 팔을 걷어붙였다. 이 안타까운 상황을 지역에 알리고 모금을 하기 위한 '선한목수예배'를 함께 드리며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고, 십시일반 마음을 모았다. 선한목수예배는 주거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목회자, 선교사 및 그분들의 가족과 교회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동참을 권하는 한국해비타트 찬양예배 프로그램이다. 그 결과 낡은 사택 건물과 무허가 문제도 안전하게 해결되었고, 포근한 새 보금자리가 마련되어 헌정식이 진행됐다. 이제 곧 은퇴를 앞둔 이 목사는 후임 목회자가 깨끗한 사택에서 충성되게 목회를 감당할 수 있다는 사실에 무엇보다 감사하며, 본인도 받은 사랑을 갚으며 살아가겠다고 고백했다.

올해 1월 여느 때처럼 새벽기도를 인도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던 서지혜(가명) 목사는 침실에서 불꽃이 튀는 소리와 함께 타는 냄새를 맡게 되었다. 이미 불은 천장을 태우며 번지고 있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평소 누수로 인해 욕조에 물을 받아 쓰고 있던 터라 욕조의 물을 뿌려 불을 껐다. 하나님 은혜로 큰 화재로 번지지는 않았지만, 이미 침실에는 화마의 흔적이 역력했고, 무엇보다 놀란 마음이 쉽게 진정되지 않았다. 말씀을 전하고 가르치는 일을 사명으로 여기고 여성의 몸으로 30년 넘게 홀로 농촌의 작은 교회를 지켜왔지만 갑작스러운 화재를 겪은 뒤 상한 몸과 마음으로 2주간의 입원과 3주간의 외래진료를 받아야만 했다. 안타까운 소식을 듣고, 서 목사의 대학원 동문회가 움직였다. 한국해비타트 교회협력의 문을 두드린 것이다. 현장답사를 통해 여름 장마 전에 사택 입주가 가능할 수 있도록 신축 수준의 주거환경개선(리모델링)으로 공사 방향을 정했고, 많은 이들의 관심과 동참으로 서 목사는 무더운 여름이 시작하기 전에 안락한 보금자리를 지원받을 수 있었다.

지난해 40년간 선교를 이어온 교회에 자원하여 사역을 시작한 오온유(가명) 전도사에게도 한국해비타트 교회협력은 큰 힘이 되었다. 워낙 고령화된 시골 작은 마을이라 60~80대 노년층 성도 10여 명을 섬기고 있는 오 전도사에게 여름에는 누수가 심각하고, 겨울에는 난방이 되지 않으며, 화장실 등 기본 시설조차 없는 열악한 사역 환경은 늘 그의 첫 번째 기도 제목이었다. 이 소식이 한국해비타트에 전해져 윤형주 이사장을 중심으로 교회들의 기도와 후원이 이어졌고 이제는 여름과 겨울 모두 걱정 없이 사역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목회자의 열악한 주거 및 시설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한국해비타트 교회협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박정원 목사 / 한국해비타트 교회협력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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