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흐르듯이

[ 가정예배 ] 2024년 9월 23일 드리는 가정예배

임근묵 목사
2024년 09월 23일(월) 00:10

임근묵 목사

▶본문 : 룻기 3장 1~5절

▶찬송 : 365장



재료공학자 김명현 교수는 세상의 많은 물질 중 가장 신비한 것은 물이라고 말한다. 물은 모든 것을 포용하고, 모든 것을 녹여 하나가 되고, 아무리 더러운 것이라도 다 씻겨 품는다고 한다. 더군다나 생명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적인 물질이다. 물은 겸손하다. 물은 자신의 형태가 없다. 언제든지 변신할 준비가 되어 있다. 네모진 그릇에 담으면 네모 모양이 되고, 둥그런 그릇에 담으면 둥그런 모양이 된다. 먹을 만나면 먹물이 되고, 커피를 넣으면 향기로운 커피가 된다. 자기를 항상 상대에 맞춰 바꾸고 하나가 된다. 그러면서도 항상 낮은 곳을 향해 흐른다.

룻기를 읽다 보면 우리는 룻의 매력에 빠져든다. 자아를 버리고 시어머니와 완전히 연합하여 한 몸이 된 듯한 모습은 완전한 사랑에 빠져 그 사랑을 노래한 술람미 여인을 보는 듯하다. 자신을 향해 축복하는 보아스를 향해 "내 주여, 내가 당신께 은혜 입기를 원하나이다. 나는 당신의 하녀만도 못한 이방 여인인데 위로하시고 마음을 기쁘게 하는 말씀을 하셨나이다"라며 은혜를 갈망한다. 누구보다도 자신의 처지를 너무 잘 아는 겸손이 있다. 시어머니 나오미가 나이 많은 보아스에게 시집 보내려고 타작마당에 보낼 때도 "어머니의 말씀대로 내가 다 행하리이다"라며 그대로 순종한다. 타작마당에서 보아스의 이불을 덮고 누웠을 때 "네가 누구냐?"는 보아스의 말에 "나는 당신의 여종 룻이오니 당신의 옷자락을 펴 당신의 여종을 덮으소서"라며 자신을 종이라 부른다. 보아스가 하는 말을 듣고 그대로 따른다. 마치 물이 흐르듯이 모든 이에게 모든 환경에서 자신을 맞추어간다. 모든 것을 포용하고 자신 속에 녹여 하나로 만들어 세상을 풍요롭게 한다. 그 어디에도 자기가 보이지 않는다. 자기의 고집도, 뜻도, 의견도, 삶도 없다. 참 가난한 여인의 모습이다. 그래서 더더욱 애정이 가는 인물이다.

우리 주님도 참 가난하셨다. 내가 하늘에서 내려온 것은 내 뜻을 행하려 함이 아니요 나를 보내신 아버지의 뜻을 행하려 함이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아버지께서 하시는 일을 보지 않고는 아무 것도 스스로 할 수 없다고 말씀하셨다. 내가 너희에게 하는 말은 스스로 하는 말이 아니라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셔서 자기의 일을 하시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나의 양식은 나를 보내신 아버지의 뜻을 행하며 온전히 이루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아버지가 내 안에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우리는 하나라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내 뜻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되기를 원하나이다"라고 기도하셨다. 우리 주님은 자신의 뜻도, 말도, 일도 없으신 가난한 분이시다.

주님께서는 마음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의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마음이 가난한 자는 어떤 사람일까? 이사야는 겸손하고 경건하여 하나님을 찾는 자가 가난한 자라고 말했다. 마음이 가난한 자는 겸비하고 경건하여 하나님의 은혜가 없이는 살 수 없음을 알고 하나님의 찾는 자요, 그 말씀을 듣고 떠는 자이다. 주님은 그런 자를 찾으시고 그런 자에게 자기의 나라를 주신다고 하셨다. 천국은 너무나 커서 무엇인가 채워져 있는 자는 담을 수가 없다. 마음이 가난한 자, 비어 있는 자에게 하나님은 그분의 나라를 유산으로 주신다.

룻은 마음이 가난한 여인이었다. 하나님은 그녀를 찾으셨고 자신의 나라를 주셨다. 텅 빈 그녀의 세상에 천국의 값진 보화들로 가득히 채워 주셨다. 마음이 가난한 자, 하나님께서 찾으시는 자인 것이다.



오늘의 기도

주님, 우리도 예수님처럼, 룻처럼 마음이 가난한 자가 되어 천국을 소유하는 자가 되게 하여 주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임근묵 목사/홍익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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