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 우선의 목적 중심 리더십이 필요하다

[ 8월특집 ] 한국교회에 필요한 리더십 ①크리스찬 리더십

정성진 목사
2024년 08월 09일(금) 00:29
최근 한국사회 전반에 걸쳐 리더십 부재가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정치는 여당과 야당이 극한 대립을 벌이고 있다. 서민들의 경제는 안중에도 없고, 경쟁이 치열한 국제 사회에서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 머리를 마주 대어도 어려운데 밤낮 싸우기만 한다.

한반도의 국제정세는 제2 냉전기의 위기를 맞이했건만 국가 미래를 위해 전략을 짜는 일에는 안중에도 없다. 여야가 한쪽에 치우쳐 국가 안위를 불안케 하고 있다. 한국교회는 3.1운동을 주도하고, 군부독재시절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헌신했던 자랑스러운 전통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지금은 교회가 사회를 걱정하면 세상사람들로부터 '너나 잘해라'는 질책성 반응이 돌아오는 상황이다. 이런 때에 한국교회에 필요한 리더십을 생각해보고 돌파구를 찾아 보고자 한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이기적이고 개인주의적이다. 포스트 모더니즘은 이를 더욱 가속화시켰고, 특히 배고픔을 모르고 풍족하게 자란 MZ세대는 개인적이고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한다. 현대인은 공동체 이익보다는 자기의 이익을 중요시한다. 이런 세상에서 목적중심의 리더십이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

자기보다는 가정, 자기보다는 교회, 자기교회보다는 공교회, 즉 하나님 나라를 먼저 생각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나라를 위해 희생한 사람을 애국자라 하고, 부모를 위해 희생한 사람을 효자, 효녀, 효부라고 한다. 교회를 위해, 하나님 나라를 위해 희생한 사람을 순교자라고 한다.

모든 그리스도인의 사명은 복음을 전파하고 교회가 교회되도록 섬기는 것이다.

자신의 욕구, 본능, 이익을 억제하고 공동체를 위해 사명을 불태우는 것을 목적 중심의 리더십이라고 한다.

하나님께서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의 몸을 찢어 그 피값을 주고 사신 교회(행20:28)를 우리에게 주셨다. 교회를 주신 하나님의 뜻을 따라 지키고 세우는 것이 목사와 모든 성도들의 사명임을 자각해야 한다. 에베소서는 교회론을 가르치고 있는 성경이라고 성경 학자들은 말한다. 그 말씀 중에 교회를 어떻게 지키고 세워 나가야 할 것인가를 에베소서 5장 22~27절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교회의 머리는 그리스도요 교회는 그의 몸'임을 명심하고 그분의 말씀에 복종해야 한다. 지도자의 말이 예수님의 말씀과 같을 땐 당연히 복종해야 하지만 그분과 다를때는 언제나 예수님의 말씀을 따르는 훈련이 되어 있어야 한다.

그 다음 예수님께서 하나님의 뜻에 복종하셔서 자신을 교회를 위하여 희생하신 것과 같이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교회를 위해 헌신해야 한다. 개인의 유익을 위해 교회를 이용하거나 출세를 위한 방편으로 교회를 이용하는 것은 죄다. 교회는 누구든지 헌신하는 곳이다. 그리스도께서 그렇게 본을 보이셨기 때문이다. 그러면 교회는 어떤 모습을 가져야 하는가? 거룩한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인간들이 모이기 때문에 냄새나고 다툼과 갈등이 상존하지만 물세례와 성령세례 그리고 살아있는 말씀의 능력에 의해 깨끗해지고 거룩한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말씀보다 앞서는 것은 무엇이든 막아내야 한다. 능력있는 사람도, 권력있는 사람도 말씀보다 앞에 서면 안된다. 말씀 앞에 무릎 꿇고 말씀이 가라하면 가고 서라하면 서야 한다. 말씀의 담 밖을 넘으면 안된다. 이것이 거룩한 공동체를 이루는 비결이다. 그럴 때 하나님의 빛을 드러내는 영광스러운 교회가 될 수 있다. 지금 한국교회는 빛과 소금의 역할을 잃어버리고 어둠에 처하고 곪고 만신창이가 되었다. 그러나 능력은 우리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주님께 있다. 만신창이된 야곱을 이스라엘로 세우신 하나님, 부끄러운 다말을 예수님의 조상으로 세우신 하나님의 사랑은 우리들이 회개하고 돌이키기만 하면 부끄러움을 가리워 주시고 다시 거룩한 교회로 하나님의 광휘를 발하는 영광스런 교회로 바꾸어 주실 것이다. 본질을 잊지 말자. 목적을 바로 찾고 그 길로 나아가야 한다.

인간을 '만물의 영장'이라고 한다. 영장(靈長)이라는 말은 '영묘한 우두머리'라는 뜻이다. 그런데 이 말이 무색하게 인간만이 자기를 위해 공동체를 파괴하거나 어려움에 빠뜨리는 어리석은 일을 범한다. 자연계의 꽃이나 곤충들까지 공동체를 위해 자기 희생을 기꺼이 감수한다. 벌을 예로 들어보자. 벌의 천적은 말벌인데 말벌이 벌들의 애벌레를 잡아 먹기 위해 벌집을 공격할 때 벌들이 죽음을 불사하고 달려들아 말벌을 쫓아내고 나면 수십 마리의 벌이 죽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자신의 희생을 통해 공동체를 지켜내는 것이다. 자신의 영달을 위해, 자신의 죄를 덮기 위해 교회를 어렵게 하는 목사도 있는 것이 우리들의 아픈 자화상이다.

성도된 목적이 무엇이며, 목사된 목적은 무엇인가? 자문해보며 목적 중심의 삶을 위해 오늘도 잘 죽기를 다짐하자. '사즉생 생즉사(死卽生 生卽死·죽고자 하는 자는 살고 살고자 하는 자는 죽는다)'를 외치고 나라를 위기에서 건진 이순신 장군의 정신을 본받는 리더들이 나와야 한다.

예수 십자가 정신을 본받아 자기 희생을 통해 한국 교회를 살리고 이 땅에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는 복음의 일꾼들이 일어나야 한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한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요12:24)고 말씀하신 예수님의 밀알정신을 마음에 새기는 리더들이 많이 일어 나야 할 때이다.

내가 죽어야 교회가 산다. 내가 죽어야 가정이 산다. 내가 죽어야 나라가 살고 민족이 산다.

하나님께서 나를 세우신 목적을 되돌아 보자. 목적을 잃으면 길을 잃는다. 리더가 길을 잃으면 공동체가 길을 잃고 헤멘다. 리더십의 어원은 'Leader+Ship'으로 '배의 방향을 이끄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리더가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면 배는 소원의 항구에 도달하지 못하고 표류할 수 밖에 없다. 한국 교회라는 거대한 배가 표류하고 있다. 나 자신의 리더십이 잘못된 것은 아닌가 돌아보고, 다시 한 번 처음 부르심 받은 자리로 돌아가 사명을 재점검하고 목적중심의 리더들이 되기로 다짐하자.



정성진 목사 / 거룩한빛광성교회 은퇴·크로스로드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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