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세 감소, 꼭 ‘부흥’만이 해결책일까?

미래교회콘퍼런스, ‘수적 영성’ 넘어 ‘선교적 삶’ 지향 강조

김동현 기자 kdhyeon@pckworld.com
2024년 07월 22일(월) 07:24
한국교회가 복합적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수적 영성'에 기반한 교회론을 벗어나 새로운 교회론을 만들어 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교회가 기존의 '수적 영성'에 기반한 교회론을 벗어나 '선교적 삶'에 기초한 새로운 교회론을 만들어 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990년대 말~2000년대 초 성장의 정점을 찍은 한국교회의 교세 감소가 시작된 이래 '한국교회 위기론'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그리고 전문가와 목회자들에 의해 이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부흥'하기 위한 수많은 대안과 방법들이 제시됐다. 그러나 많은 이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의 교세 감소와 축소는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이런 시대적 상황 속에서 이제는 교회와 목회를 바라보는 패러다임을 바꿀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조성돈 교수(실천신대)는 지난 19일 선교단체 뉴미니스트리(대표:박진웅)가 개최한 미래교회콘퍼런스에서 "교회에 대한 기존의 관점을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 이제 주일 11시 교회당에 모이는 이들로 교회를 구성하는 것은 어렵다. 이 틀거리는 오래 전 금이 가기 시작해,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무너졌다"며 "이제 우리는 변화된 교회론의 시대에 우리가 할 일은 무엇인가를 묻고, 새로운 교회의 전형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가 이와 같이 판단한 이유는 빠른 교세 감소와 더불어 현재 한국교회의 구조가 오래 유지되기 어렵다고 봤기 때문이다. 조 교수는 "국내 주요 6개 교단의 교세 보고를 합산하면, 2021년 기준 10년 동안 교인 200만 명이 줄어들었다. 더구나 20대, 30대 교인의 경우 그 감소폭이 더 가파르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조 교수는 "한국교회의 약 80%가 자립대상교회로 알려져 있다. 이는 스스로 겨우 자립하는 교회를 빼면 약 10% 정도의 교회가 80%의 교회를 지원해서 끌고 가고 있는 것"이라며 "그러나 이런 구조가 장기간 유지되긴 어렵다고 본다. 큰 교회들 스스로 유지가 어려워지는 경우가 점차 많아지고 있다. 한국교회 전체적인 차원에서 구조조정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제 부흥신화의 때가 아닌, 지금의 시대에 필요한 목회영성이 필요하다"는 조 교수는 "숫자에 연연하는 영성을 내려놓고 삶으로 살아내는 목회영성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많은 이들이 한국교회의 위기를 말하는 것은 수적 영성으로 교회를 봤기 때문이다. 교회 공간과 목회자, 예배 출석 인원을 유지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면 암담한 상황이지만, 과연 그것이 복음의 본질인가 질문할 필요가 있다"며 "이제 목회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수적 영성이 아닌 '선교적 삶'이다. 이는 마을과 공동체 안에서 신앙생활이 이어지도록 돕는 목회적 삶을 지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바울 사도는 우리에게 복음 외에는 그 모든 것이 자유임을 가르쳐줬다. 예루살렘교회의 틀거리를 깨고 유럽으로 뻗어갔던 바울의 교회는 복음이라는 기준 외에 다른 것은 없다고 선포했다"며 "오늘날 한국교회는 새로운 도전 앞에 서 있다. 이제 우리는 선교지에 떨어진 맨손의 선교사처럼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 선교지에 한국교회를 심는 것이 아닌 복음을 심어야 하는 것처럼, 기존 교회에 대한 우리의 틀을 깨고 새로운 도전을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현 기자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