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다양한 목소리가 만드는 '교향곡' 되려면

[ 기자수첩 ]

남기은 기자 nam@pckworld.com
2024년 07월 09일(화) 07:47
지난 1일 본교단과 동역교단인 미국장로교회(PCUSA) 사무총장격인 정서기(Stated Clerk)에 '한국계 미국인 여성'인 오지현 목사가 선출됐다. PCUSA 뉴스에 따르면 오 목사는 사무국에서 최고위직에 오른 두 번째 여성이자 '최초의 유색인종 여성'이 됐다. 오 목사가 선출된 PCUSA 제224회 총회는 '10대 소년'이 총대들 앞에 나와 교회에서의 경험을 나누며 시작됐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여성안수 허락 30주년을 맞아 축하를 전해온 세계개혁교회커뮤니온(WCRC), 캐나다장로교회(PCC), 스위스연합개신교회(PCS), 영국연합개혁교회(URC), 뉴질랜드장로교회(PCANZ), 미국장로교회(PCUSA), 세계선교협의회(CWM) 의장들과 총회장들은 모두 여성이었다.

그밖에 본교단과 동역하는 스코틀랜드교회(CoS), 프랑스연합개신교회(EPUdF), 북인도교회(CNI)가 최초의 여성 총회장을, 호주연합교회(UCA)가 '최초의 비유럽계인'이자 여성인 총회장을 선출해 리더십을 맡겼다.

본교단 여성안수 허락 30주년을 맞은 올해, 동양인 여성이 최고 실무자가 됐다는 PCUSA의 소식과 여성 리더십을 제도적으로 허락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질적으로 남성과 동등하게 실무 영역에서 활동하도록 적극 인정하는 동역교단·기관들의 사례는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PCS 총회장의 축하메시지와 같이, '하나님의 부르심에는 경계가 없으며, 사역은 다양한 목소리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교향곡'이기 때문이다.

여전히 본교단 여성 목사 비율이 13%, 위임목사 비율은 1%대에 머무는 가운데, 61년간의 분투로 이뤄낸 '여성 목사'의 존재가 하나의 '구색 맞추기(Tokenism)'로만 여겨지지 않도록 실질적 평등을 위해 나아갈 방향을 더욱 고민해야 할 때다.

여성뿐 아니라 청년과 아이들까지, 교회 안의 다양한 주체들을 품기 위해 한국교회는 갈 길이 멀다. 여러 존재들이 함께 의사결정에 참여해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를 만들어나가도록 길을 터주는 것이야말로 한국교회 위기론에 해답이 될 수 있다.


남기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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