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일제 공휴일 도입을 앞둔 교회의 자세

[ 사설 ]

한국기독공보
2024년 07월 08일(월) 00:47
정부가 대체공휴일을 확대하고 특정 요일을 공휴일로 지정하는 '요일제 공휴일'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특정 월의 특정 금요일 혹은 월요일을 공휴일로 지정하면 주말과 연이어 사흘을 쉴 수 있어 연휴 효과를 극대화해 소비 촉진을 통한 경제 활성화가 기대된다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2025년까지 연구를 거쳐 빠르면 2026년부터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정부의 이러한 발표에 교계 일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주말 3일간의 휴일이 일상화 되면 주일까지 휴일의 개념에 빨려 들어가 주일이 휴일의 개념으로 전도될 수 있다는 것. 코로나19로 인해 현장예배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떨어진 상황에서 이러한 제도가 시행되면 교인들의 주일 성수 개념은 더욱 희박해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이러한 우려의 더 깊은 내면에는 교인 및 헌금 감소라는 민감한 이유도 있다.

그러나 또 다른 일각에서는 교회가 교회의 운영과 존립을 우려하는 시각에서 벗어나 지친 교인들이 쉴 수 있는 기회임으로 이를 목회적 차원에서 긍적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교회는 이러한 제도가 시행되면 일주일 내내 생업 전선에서 지치고 피곤한 교인들이 쉼을 얻게 된 만큼 몸과 마음을 온전히 쉴 수 있는 쉼의 기회로 활용할 것을 권장하고, 늘어난 여가를 가정회복의 기회로 삼을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이 필요하다. 범교회적 차원에서 신앙적으로 의미있는 관광 코스를 개발하고, 저렴한 비용으로 기독교인 가족이 휴식을 취하고 영적 위안도 얻을 수 있는 곳을 발굴해 혜택을 주는 것도 연구해볼 필요가 있다.

2000년대 초반 주5일제 근무가 시작될 때도 교회는 잔뜩 긴장했지만 건강한 신앙을 가진 교인들은 이전과 동일하게 주일을 소중하게 여기며 지켰다. 오히려 지금은 교회가 더욱 성숙한 자세로 피로사회를 사는, 쉼이 필요한 교인들을 위한 적극적인 자세로 새로운 휴일제도 시행을 대비하는 지혜로움이 필요한 때이다.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