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항공청 개청, 교회는 무엇을 할 것인가

[ 주간논단 ]

권오병 교수
2024년 07월 09일(화) 07:00
한국판 나사(NASA, 미국항공우주국)인 우주항공청(KASA)이 출범한 지 한 달여가 지났다. 연내 모든 채용을 마무리하게 되면 총 정원 293명 규모가 되며, 우리나라의 우주항공 정책수립, 연구개발(R&D) 수행 및 인력양성, 산업진흥, 국제협력 등을 수행할 예정이다. 청소년들에게 꿈을 주고, 우주 임무가 성공할 때마다 국가적 자존감을 높이며, 우주산업이라는 신융합산업을 육성할 사령부가 세워졌으니 축하할 만한 일이다. 더욱이 우주는 기독인에게는 하늘 또는 하늘 위의 하늘이라는 이름과 함께 특별한 의미를 가지므로, 우주항공청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우주에 대한 일을 함께 도모할 필요가 있다.

우주항공청이 NASA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차별화된 기여를 하려면 우주항공청만의 과감하고 의미가 큰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예를 들어, 달에 우주선을 보내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지만 우주항공청만의 차별화된 임무는 아닐 것이다. 그 대신 태양계의 여러 위성에 대해 보다 깊은 이해를 하는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태양계에 속한 170여 위성만 보더라도 차갑고 조용하기만 한 존재가 아니라 대기, 구름, 바다와 호수, 지질활동이 관측되는 매우 역동적인 존재임이 알려지고 있다. 해왕성의 위성인 트리톤에 지각 활동이 관측되고 있다. 토성의 위성인 안셀라두스도 그 크기에 비해 연간 630만 톤 정도 뿜어내는 액체의 양을 고려할 때 이러한 활동은 수백만 년 지속될 수 없어, 안셀라두스는 예상보다 매우 젊어야만 한다는 것이 과학자들에게 도전이 되고 있다. 400개가 넘는 화산이 존재하는 목성의 위성 이오에도 대기 가스가 발견되고, 그 분출되는 가스량은 이오가 예상보다 매우 젊어야만 함을 나타내고 있다. 위성의 특성과 기원을 탐사하는 일은 창세기를 아는 기독인에게 더욱 특별함이 될 것이다. 이처럼 우주항공청은 국민적 관심사를 고려하여 비전과 함께 우주 임무의 우선순위를 정할 필요가 있다.

또한 우주항공청은 우주정책에서 인류와 우주의 지속가능한 관계성을 검토해야 한다. 이미 수명을 다한 인공위성 등이 우주 쓰레기가 되어 지구 상공을 뒤덮고 있음에도 해마다 우주선이 발사되고 있다. 또한 우주선이 발사될 때마다 대기권이 오염되고 있다. 달과 화성에도 탐사의 흔적인 쓰레기가 늘고 있다. 달에 대량 매장된 것으로 알려진 핵융합 연료인 헬륨-3를 캐내어 지구로 들여왔을 때 지구 환경에 어떤 영향을 줄 지에 대해서 아직 심각하게 검토된 바 없다. 지구의 물질을 발사체에 실어 올려 보내고, 동시에 지구 밖 물질로 지구를 채워나가는 것이 지구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살펴야 한다.

우주 천체도 지구처럼 하나님이 주신 것으로 잘 관리할 필요가 있다면 이것을 교회에서 의논하는 것을 지체해서는 안 된다. 필자는 인터넷이 전 국민으로 확산되기 시작할 무렵인 1997년 해외에서 열린 한 선교사 집회에 강사로 초청되어 인터넷과 데이터통신 활용에 대한 대비를 당부하다가, 다음 강연자로부터 신성한 교회에서 인터넷을 사용하라고 했다고 핀잔을 들은 적이 있다. 그러나 몇 년 안 가 우리나라는 '닷컴의 시대'로 진입했고, 인터넷의 가공할만한 효용에도 불구하고 그 안에 공존하는 역기능을 감시하는 임무를 교회가 잘 준비하지 못했다.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는 하나님 나라 건설을 할 소명을 가진 교회들은 지금 민간 우주시대가 열리기 시작하는 것을 예사롭게 보지 말고 우주산업 영역에서도 정의가 흐르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한없이 광대한 우주는 신비의 공간으로, 우주항공청의 우주 임무로 인한 사실 확인이 누적될수록 하나님의 창조하심은 더욱 드러나며, "내가 주께 감사하옴은 나를 지으심이 신묘막측하심이라 주의 행사가 기이함을 내 영혼이 잘 아나이다"라는 시편 139편 14절의 말씀이 더 다가올 것이다. 그래서 교회는 우주항공청이 바르게 우주정책 수립과 실행을 하도록 살피고, 더 많은 기독인이 우주와 관련된 일에 전문적으로 참여토록 독려해야 한다.



권오병 교수/경희대학교·동문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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