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교회, 식민지 영향 극복할 개혁신학 교육 절실"

아프리카장로교회(PCA) 총회장, 선교협력 요청

남기은 기자 nam@pckworld.com
2024년 06월 20일(목) 23:54
사진 좌측부터 우정구 선교사(총회 파송 남아공 선교사), 므주키시 팔레니 목사(PCA 총회장), 김보현 목사(총회 사무총장), 박민애 목사(총회 해외·다문화선교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프리카장로교회(Presbyterian Church of Africa, PCA) 총회장 므주키시 팔레니(Mzukisi Faleni) 목사와 우정구 선교사(총회 파송 남아프리카공화국 선교사)가 18일 총회를 방문해 사무총장 김보현 목사와 대화를 나누고 선교 협력을 논의했다.

므주키시 팔레니 총회장은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가 아프리카장로교회와 MOU를 체결해 직영 신학교 건립 등 개혁신학의 교육을 위한 토대를 마련해줄 것을 요청하고, 한국 선교사들이 남아프리카공화국 선교지에서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극복할 수 있도록 아프리카장로교회가 적극 도울 것을 약속했다.

사역 현장에서 므주키시 팔레니 총회장을 만나 오랜 우정을 이어 온 우정구 선교사는 "PCA는 직영 신학교가 없어 외부에서 목회자를 영입할 때마다 여러 다른 신학적 배경으로 인해 어려움이 있고, 신학적 입장 차이가 교회 내부까지 큰 영향을 미치는 실정"이라며 "직영 신학교를 통한 체계적인 신학교육이 절실하다"라고 설명했다.

아프리카장로교회(PCA)는 1898년 인종차별 이슈로 인해 스코틀랜드장로교회에서 독립한 남아프리카공화국 최초의 원주민 자생 교단이다.

므주키시 팔레니 총회장은 남아프리카공화국 흑인들이 오랜 기간 영국과 네덜란드의 식민지배를 받았고 백인우월주의에 근거한 극단적인 인종차별 정책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 하에 있었던 역사가 지금까지도 교회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식민지 시절의 영향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알고 싶다. 우리는 오랜 식민지배로 인해 자원이 부족하고, 사람들은 교육을 받지 못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교회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먹을 것을 주는 선교가 아니라 체계적인 교육, 특히 개혁신학에 기반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보현 사무총장은 "우리 교단은 현재 한국교회가 해왔던 선교 방식에 대해 급진적으로 돌아보고 있다. 선교에 대한 한국교회의 열정이 서구 교회의 선교적 과오를 반복하지 않도록 하는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러한 시점에, 총회장님의 방문은 매우 뜻깊다. 앞으로 실무적인 방안들을 논의해가자"고 말했다.

김보현 총회 사무총장과 므주키시 팔레니 PCA 총회장이 선물을 교환하고 선교에 협력하기로 했다.
한편 므주키시 팔레니 총회장은 "남아공에 있는 11개 언어 중 '영어'는 교육을 받은 이들만의 것"이라며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는 현지 언어와 문화를 배워야 한다. 한국 선교사들의 언어와 문화 교육을 위한 프로그램을 우리가 담당하겠다"고 말했다.

김보현 사무총장은 "우리와 같은 개혁교회의 뿌리를 가진 아프리카 교회들과 연대하고 동역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동안 애써오신 부분과 요청하신 내용을 충분히 이해했다. PCA의 상황에 우리가 조금이라도 도울 수 있는 일이 있는지, 앞으로 구체적인 방안들을 협의해나가자. 오늘의 만남이 선교 협력에 좋은 출발점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남기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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