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신학서적

신학 분과별 올해의 추천도서(하)

김동현 기자 kdhyeon@pckworld.com
2024년 01월 21일(일) 23:19
2024년 새해, 올해는 어떤 신학 서적들을 읽어보면 좋을까? 목회를 위한 신학적 통찰을 얻기 위해, 또는 신앙의 성장을 위한 목마름으로 신학서적을 찾는 이들을 위해 각 분과별 신학자들에게 추천도서를 물었다. 신학자들이 제시하는 목회와 신앙성장의 밑거름이 되는 신학 서적들을 2회에 걸쳐 게재한다.



#기독교교육

"'앎' 중심의 교회교육에서 '삶' 중심의 교회교육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일어나고 있는 오늘날 꼭 필요한 책입니다."

엄순희 교수(대전신대 기독교교육)는 올해의 추천도서로 '교육목회 커리큘럼(마리아 해리스/한국장로교출판사)'를 꼽았다. 이 책에서 저자는 기존의 교육목회가 소위 학교교육(schooling)의 커리큘럼의 형태를 띄고 있었기에 제 기능을 다할 수 없었다고 진단하고 그 대안으로 교육 공동체의 전체 생활을 통해 이루어지는 교육의 과정, 즉 '교육(education)의 커리큘럼'이라는 형태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엄 교수는 "지금 한국교회는 교회교육의 패러다임의 전환이라는 막중한 과제를 안고 있다. 지금까지는 학교식 교육 시스템으로 지적 성장을 통해 교회학교 부흥을 이끌어 냈으나, 이제는 그 시스템이 한계를 드러내며 영향력을 갖지 못하고 있다"며 "이 책은 바로 그 '앎' 중심의 교회교육의 한계를 인지하고 '삶' 중심의 교회교육으로 전환하기 위한 넓은 의미의 커리큘럼 개념을 도입한다. 이를 통해 '그리스도인의 삶'을 가르칠 수 있는 커리큘럼 구상의 이론적 기초를 제공하고 그것을 실행할 수 있는 교육적 사고의 전환과정을 가르쳐 준다는 점에서 오늘날 목회현실에 중요한 참고서"라며 이 책을 추천했다.



#기독교윤리

고영은 교수(영남신대 기독교윤리학)는 '공공신학의 눈으로 본 성경(최경환/IVP)'을 추천했다.

'복음은 교회 안에서만 의미와 영향력을 가지는가? 복음이 진리라면 교회 안뿐만 아니라 사회에서도 답을 제시하고 세상에 변화와 도전을 줄 수 있지 않겠는가?'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공공신학은 기독교의 복음이 교회를 넘어 사회와 공적 영역에서 어떤 영향을 끼쳐야 하는지 탐구하는 분야다. 공공신학의 관점으로 성경 본문을 관철하고 해석하는 이 책은 오늘날 기독교가 어떻게 공동선을 추구해야 하는지 방향을 제시한다.

고 교수는 "이 책은 오늘날 우리가 실제로 직면한 문제들에 대해 교회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그 문제들에 대해 성경이 어떤 관점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려준다. 더불어 교회의 담을 넘어 하나님이 만드신 이 세상 속에서 기독교가 어떻게 선한 영향력을 끼쳐 리더십을 회복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어 많은 통찰을 준다"고 추천의 이유를 밝혔다.



#예배설교학

예배설교학에서는 디지털 시대 예배의 변화에 대한 신학적 분석과 담론을 담은 '예배, 디지털 세상을 만나다(테레사 베르거/CLC)'가 추천됐다.

책을 추천한 김명실 교수(영남신대 예배설교학)는 "문화적 관점에서 디지털 예배에 접근하려는 시도들은 많았지만 이 책은 신학적 관점에서 학문적으로 디지털 예배를 논한다는 점에서 특징적이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코로나19를 지나며 디지털 예배가 보편화되고 있는데 이 책은 디지털 예배를 예배라고 하지 않을 수 없는 신학적 이유,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예배가 완전하다고 말할 수 없는 신학적 이유를 모두 담고 있다"며 "디지털 시대인 오늘날 목회자들이 예배의 변화에 대해 신학적으로 숙고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줄 수 있는 책"이라고 추천의 이유를 밝혔다.



#선교학

선교학에서는 '선교란 무엇인가(존 스토트, 크리스토퍼 라이트/IVP)'가 추천됐다. 이 책은 기독교 선교의 총체적 관점을 확립한 존 스토트의 고전을 바탕으로, 그의 제자인 크리스토퍼 라이트가 시대에 맞게 수정하고 해설을 덧붙여 완성한 확대개정판이다. △선교 △전도 △대화 △구원 △회심 등 총 다섯 가지의 주제로 구성돼 있다.

이 책을 추천한 박보경 교수(장신대 선교학)는 "이 책을 통해 복음주의적 관점의 선교와 관련된 주제들이 오늘날 세계 상황의 변화에 따라 어떠한 신학적 변화를 거쳐 왔는지 파악할 수 있다. 쉬우면서도 핵심적인 주제들을 잘 다루고 있기에 추천한다"고 이유를 전했다.

존 스토트와 크리스토퍼 라이트는 로잔 운동의 신학에 큰 영향을 끼친 핵심적 인물들로 평가받는다. 존 스토트는 1974년 로잔 대회에서 발표된 로잔 언약의 초안을 작성했고, 크리스토퍼 라이트는 3차 로잔 대회의 선언문인 케이프타운 서약의 초안을 작성하는 등 복음주의 선교 신학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영성학

최승기 교수(호남신대 영성학)는 '성 안토니의 생애(아타나시우스/은성)'를 추천했다.

이 책은 알렉산드리아의 감독 아타나시우스가 초대 수도원 운동의 창시자인 성 안토니우스의 생애를 기록한 책으로 영성의 발달 과정과 이집트 사막에서의 이상적인 금욕생활을 보여주는 책이다. 또한 함께 수록된 '마르셀라누스에게 보내는 편지'는 현존하는 시편 해설집으로는 가장 오래된 책이며 서정적인 문체로 작성되어 기도생활에서 시편을 활용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글이다.

최 교수는 "저자 아타나시우스는 과거 기독론 논쟁에서 성부와 성자의 본질이 동일하지 않다고 주장한 아리우스주의를 무찌르고 정통 기독론을 세우는데 핵심적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그리스도의 신성과 인성, 두 본성을 모두 강조하는 아타나시우스의 신학이 그가 서술하는 안토니우스의 생애 전반에 반영되어 있다"며 "이 책을 읽다보면 정통 기독론에 대한 신학적 이해를 엿볼 수 있고 영적 분별에 관한 내용도 많이 들어가 있어 신앙지침서의 역할을 해준다"며 추천했다.



#목회상담학

이상억 교수(장신대 목회상담학)는 관계와 상실, 사랑과 분노, 용서와 치유에 대한 가르침과 통찰을 담고 있는 '인생수업(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데이비드 케슬러/이레)'를 추천했다.

이 책에서 저자들은 죽음을 눈앞에 둔 101명의 사람과 인터뷰를 하며, 이를 통해 인생에서 꼭 배워야 할 것들을 전한다. 죽음을 눈앞에 뒀지만 그렇기에 삶을 더 뚜렷하게 바라보는 사람들이 들려주는 삶에 대한 가르침들을 담아냈다.

이 교수는 "우리가 살아가다 보면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낼 때도 있고, 무엇인가 이루지 못해서 스스로 느끼는 결핍이 있을 수도 있다. 상실을 경험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담담히 쓴 책"이라며 "인간에 대한 이해, 특히 상실을 경험하고 있는 사람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는 점에서 목회적인 통찰을 주는 책이다"라고 전했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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