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울어도 괜찮습니다

[ 목양칼럼 ]

장하민 목사
2024년 01월 17일(수) 00:24
가끔 선배 목사들이 "낚시도 하고, 좋은 공기 마시며 잘 살고 있는지" 안부를 물어본다. 물론 섬지역이기에 낚시도 할 수 있고, 작은 배도 탈 수 있다. 그러나 필자는 아직까지 낚시를 해 본적이 없고 다른 취미를 가져보지 않았다.

담임전도사로 처음 교회를 섬길 때 분재에 관심을 두고 정성으로 키워본 적이 있다. 개인적으로 서예도 배운 적이 있어 동양화나 수묵화도 약간의 관심이 있다. 언제부터인가 나무에 관심을 가지면서 살아있는 영혼에 관심을 갖지 않고 있는 스스로의 모습을 느끼며 놀란 적이 있다. 그 이후 필자에게는 특별한 취미가 없어졌다.

어느 때든지 시간이 있는 대로 교회에 올라가 앉아 있는다.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앉아만 있어도 평안함을 누린다. 때로는 콧소리로 찬송하고, 성경을 보고, 하나님이 주시는 감동으로 기도한다.

매일같이 교회와 집이 내게는 취미가 되고 목적이 되고 의미가 된다. 교회가족들을 위한 기도가 매일의 기도제목이다. 요즘 노회나 다른 단체에서 여러 가지 모습으로 섬기며 많은 일들로 바쁘게 지낸다. 그럼에도 교회에서 앉아 있는 시간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필자에게 교회는 기도실이고, 서재이며, 찬송의 공간이며, 말씀을 누리는 은혜의 모판이다. 하나님이 주시는 감동으로 찬송하다 보면 기도가 시작되고, 기도하면 감사의 눈물이 흐른다.

교회가 복음과 사랑에 무감각해지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주님이 주신 사랑으로 세상을 이기고 변화시키고 싶은 열정은 모든 목사들의, 모든 성도들의 공통된 마음일 것이다.

스스로 물어본다. 정말 사랑하기 위해 영혼을 바라보며 구원을 위해 울어본 적이 있는가를. 사랑하고 기도하는 시간이 줄어드는 것이 눈물로 주님을 향하는 마음이 식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이켜본다.

몇 년 전부터 교회에 앉아 있으면 눈물이 흐른다. 감사하고, 영혼들이 불쌍히 여겨지고, 사랑하지 못한 순간들이 죄송해서 운다. 연세 많으신 교인들이 아프시면 마치 필자의 기도가 부족해서 아프신 것처럼 죄송하다. 그래서 또 울며 기도한다.

눈물로 기도하고 찬송하면 주님이 새 힘을 주시고, 기도를 들으시는 것처럼, 가까이 계신 것처럼 느껴진다. 사람은 항상 어려운 일을 만날 때 눈물로 기도한다. 주님이 풍요로운 삶과 환경을 주셨음에도 감사하지 못하고, 주님을 향한 사랑의 눈물이 메마른 것은 아닌가. 오늘 하루는 눈물로 주님을 바라보기를 소망한다.

주님은 우리를 사랑하셔서 눈물을 흘리시며 십자가를 지시고 고난을 당하셨다. 우리는 사랑을 위해 눈물로 지나온 발자국을 바라보고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 눈물이 쌓여지는 것만큼 기도와 찬송가 사랑이 쌓여져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을 알아주시리라 믿는다.

오늘은 교회에서 다시 하늘을 향해 울어본다. 영혼과 사랑을 위해 주님 사랑에 감사하며, 슬픔과 그리움과 억울함과 낙심의 눈물이 아닌 만족함의 눈물로 한걸음 하늘을 향해 가까이 걸어보기로 한다.

오늘은 울어도 괜찮으리라. 오늘을 기억하며 눈물이 변하여 기쁨이 되는, 응답이 되는, 경험해 보지 못한 일들이 눈앞에 이루어지기를 소망하며 새로운 한 해를 기대해 본다. 주님이 계신 곳에서, 십자가의 사랑이 있는 곳에서 다시 한 번 눈물로 하루를 시작해 본다.

오늘은 한 번쯤 울어도 괜찮다. 주님이 우리를 알고, 우리와 함께 계시므로….



장하민 목사 / 이곡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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