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회 장로님들

[ 목양칼럼 ]

고병호 목사
2024년 01월 18일(목) 09:38
필자가 우리 교회를 섬긴지 12년을 넘어섰다. 그 동안 어려움이 왜 없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까지 힘차게 목회의 길을 걸어올 수 있었던 중요한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함께 동역했던 장로님들의 협력 때문이다.

부임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교회를 리모델링하게 되었다. 그 때 당회서 여러 가지 문제를 가지고 논의하는 중에 지금은 원로장로님이신 선임 장로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목사님, 그냥 진행하죠. 책임은 우리 장로들이 지겠습니다." 그 말씀을 평생 잊을 수가 없다. 그 말씀이 얼마나 큰 힘이 되고 위로가 되었는지 모른다.

한 분 장로님의 은퇴식이 지난해 12월 31일 있었다. 12년 넘게 우리교회를 섬기셨다. 참으로 신실하시고, 겸손하신 장로님이시다. 한 번은 목소리가 많이 탁한 듯 보여 '어디 아프시냐?' 고 여쭈었다. 말씀을 얼버무리시기에 필자가 이렇게 말했다. "장로님 또 밤을 새워 가며 기도하셨죠?" 장로님은 그냥 웃음으로 받아 넘기셨다. 장로님은 자주 교회에서 밤을 새워가며 교회와 성도들과 목회자들을 위해 기도하시곤 하셨다. 어디 기도뿐인가? 우리 교회 건물 어디 장로님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있을까!

하나님을 사랑하시고, 그 마음으로 교회와 성도들을 사랑하시고, 목회자들을 귀하게 여기며 존중하시던 장로님이 은퇴를 하시게 되었으니, 어찌 필자의 마음이 아쉽고 허전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우리 교회에선 송구영신 예배 후에 원하는 교인들을 대상으로 안수기도를 한다. 지난 송구영신 예배엔 많은 분들이 참석했다. 쉼 없이 안수기도를 이어가던 중, 이번에 은퇴하신 그 장로님께서 안수기도를 받기 위해 나오셨다. 장로님의 머리에 손을 얹고 기도를 하는 데, 어쩌면 그리도 눈물이 나던지!

하나님께서 장로님을 통해 주신 그 감동이 하루 종일 마음을 채우더니, 어느 순간 '유종의 미'라는 말로 이어졌다. 장로님은 임직하실 때 안수기를 받으셨다. 그리고 은퇴하신 바로 그 다음 날 송구영신 예배 후, 안수기도 받은 '바로 그 교회서' 안수기도를 받으셨다. 세상에 이 보다 더 아름다운 마무리가 있을까 싶다.

우리 교회는 해마다 신년 특별새벽기도회를 갖는다. 말씀을 나누고, 합심기도를 한다. 기도회 인도는 부목회자들이 한다. 교역자 회의서 한 분이 올해 특별새벽기도회 마지막 날 기도회를 장로님들께 부탁드리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하기에 장로님들께 정중하게 한 번 부탁드려보시라고 말씀드렸다.

네 분의 시무장로님들이 그 뜻을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이셔서, 부목사님 한 분과 함께 앞에 서서 마이크를 들고 기도회를 인도하셨다. 기도가 폭발하는 느낌이 들었다. 예배당 안을 가득히 채우는, 어찌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거룩한 느낌을 우리 모두가 체험했다.

"기도시간이 너무 짧았습니다." 장로님들 중에 몇 분이 하신 말씀이라고 한다. "장로님들이 그렇게 기도를 하시니 너무 은혜가 되었습니다." 교인들이 이구동성으로 한 말이다. "올해 우리교회 정말 기대가 됩니다. 느낌이 너무 좋습니다." 어떤 분이 교역자에게 한 말이라고 한다. 어찌 그런 느낌이 들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장로님들이 그렇게 앞장서 기도를 하시는 데...

그동안 우리 교회는 아름답게 성장해 왔고, 지금도 활력이 넘치고 있으며, 여전히 거룩한 사역을 충성 되게 잘 감당하고자 몸부림치고 있으며, 내일에 대한 기대와 희망으로 넘친다. 만일 이 같은 진술이 하나님 앞에 '참'이라면, 그것은 하나님이 세우신 뜻에 따라 순종하시는 장로님들의 헌신과 기도 덕분이리라.



고병호 목사 / 발안반석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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